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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Nov 01. 2024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9살 큰 아이는 태권도 관장님이나 학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잘 듣고 기억했다가 저녁이나 아침밥을 다 함께 먹을 때 들은 이야기들을 신나게 전해준다. 다소 두서없었지만 오늘 아침에 들려준 것은 기회에 관한 이야기였다. 앞에선 잡을 수 있지만 뒤에선 잡을 수 없는 것. 그럼 앞에서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며 웃는다.


아이의 이야기는 아마도 포르투나 여신에 관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앞머리만 있고 뒷머리는 없는 이 여신은 

우리 곁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에 단단히 악력을 단련시키지 않으면 눈뜨고도 놓치기 쉽다. 기회를 분별하려는 예리한 지성, 현실로 바꿀 수 있는 단단한 실천력이 있어야만 우리는 이 행운의 여신을 붙잡을 수 있다. 성경에서도 이런 비슷한 구절이 있는데 언제 신랑이 올지 모르지만 그를 맞을 기름을 예비한 다섯 신부만이 신랑을 맞이할 수 있었다.


메리골드의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데 이건 운명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고 자신의 때를 놓치지 않고 꽃을 피워내는 메리골드. 시금치보다 루테인성분이 4배나 많아 눈건강에 좋다고 한때 유행처럼 차로 우려 마셨던 적도 있었다. 밝은 눈을 가지고 쏜살같이 달아나는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 그렇게 자신을 기르고 하루를 단단히 채우다 보면 행복은 정말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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