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삶을 거룩하게 만드는 [1% 유대인의 생각 훈련]- 심성접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꿀 수 있을까?. 시작부터 주어지는 것들이 많은 삶이다 보니 더 나은 도약이 아니라 더 편안한 삶을 희망하게 된다. 평화로운 나라에서 평범한 가족 속에서 먹을 것 걱정 없이 살아가는 일상은 밍밍한 맛처럼 느껴진다. 단조로운 삶에 역동성을 주기 위해서는 넘쳐나는 지식들을 지혜로 바꾸는 힘이 필요하다. 그 역동성은 단연 ‘생각의 힘’으로부터 출발한다. 생각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유대인들의 지혜 성전이라 불리는 탈무드 지식이 지혜로 바뀔 수 있는 힘을 준다. 탈무드 원전이 300 페이지 정도 분량으로 73권이나 된다고 하니, 평생 탈무드 원전 공부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유대인은 종교가 중심이 되어 삶 전체를 이끌어 주는 역할을 한다. 종교가 가질 수 있는 긍정 요소 중 하나가 삶 전반에 핵심가치를 심어 주고, 흐트러짐 없이 정도를 가도록 돕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굴곡 많은 역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책은 탈무드로 시작하는 1%의 인생답, 내가 바뀌는 탈무드식 생각법,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 그리고 유대인 5000년 생각 훈련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약자가 강자와 싸울 때, 준비하는 3가지로 기도, 선물, 전쟁이라는 말로 유대인들 역사 전반에 걸친 이념이 보인다. 약자로 살아오던 그들 민족은 기도가 일상이다. 아침 기상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 기도로 하루를 마감한다. 종교의 장점이 일관된 생활양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분야별 분류된 책장 같은 역할을 하는 아침, 저녁의 기도가 무한해 보이는 시간의 가치를 높여준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상황 개선에 초점을 맞출 때, 일상은 평온한 화음을 갖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어도 유머를 잃지 말라는 조언에는 이유가 있다. 고민 가득한 생각은 문제 해결을 위한 해안을 가린다. 비 온 뒤 구름 위로 뚫고 나오는 햇살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웃음이다. 정의와 정의가 부딪칠 때는 더 큰 정의를 함께 추구하는 지혜를 들려준다.
시련 없는 성장은 한계에 부딪친다. 성장을 위한 시련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이야기한다. 세상을 바꾸고, 나라를 바꾸고, 내 가정을 바꾸는 거창한 목표의 첫걸음이 자신을 바꾸는 일이다. 가장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자신만의 철학, 즉, 목숨 걸고 지킬 만한 가치를 가지는 일이 중요하다. 신념과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끼리 토론을 피하라는 구체적 조언도 지혜롭다. 작은 실천이 바로 거룩한 삶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려 준다. 하루의 생각들이 밤의 꿈이 된다. 깨어 있는 일상 생각들을 반듯하게 정리할 때, 평화로운 저녁 후 갖는 꿈의 영역은 위대해진다.
겸손함은 개인의 인내를 이끌고, 창조적인 생각들을 키워주는 근원이 된다.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떼어두는 실천이 필요하다. 하루라는 물살 속에서 함께 흘러가지 말고 작은 섬을 하나 띄워두고 그곳에서 삶의 의미를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잠들기 전 하루를 생각해 보고, 삶의 의미를 바라보는 짧은 의식을 시작했다. 생각의 나래들을 제대로 펼쳐지기도 전에 꿈속으로 들어갈 때도 있지만, 하루를 마감하는 의식으로 좋은 것 같다.
지금의 문제는 지금에 나타난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오래전부터 신호가 있었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원인이 무엇이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원인이 될 행동을 살필 지혜가 생긴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한 유대인들의 지혜도 도움이 된다. 냉철함과 따뜻한 감성을 가진 아이를 길러 내기 위한 그들만의 방식은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는 것을 보여준다.
5000년 생각 훈련법이 지속된 이유가 살아가는 동안 해야 할 세 가지 핵심 리스트 때문이다. 토라, 예배, 선행이 바로 그 핵심 리스트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한다. 지나간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생활에 심어놓은 것이 바로 탈무드 공부다. 자신의 존재를 지켜주는 확고한 가치를 세우고, 타협하지 않으며, 무소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가는 후손들을 길러내고 있는 유대인들의 지혜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상당수 잃어버린 것 같다. 저가가 소개하는 유아들 손놀이가 놀랍다. 고개를 흔들며 말하는 ‘도리 도리’는 천지 만물과 함께 아이 또한 하늘의 도리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뜻이다. 하늘의 도리를 온전히 깨달으라는 ‘까꿍’, 천지 간의 무궁무진한 조화를 알라는 ‘곤지 곤지’, 깊은 진리는 금방 깨달을 수 없으니 두고두고 깨달으라는 ‘지암 지암’이 바로 우리 조상들이 대를 이어 전달해 주는 지혜다.
진리는 절대적이고, 해석은 상대적이나,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지혜를 들려준다.
책을 펼치자마자 만나는 글귀가 강하게 인상에 남는다.
‘누가 현명한 사람인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다. 누가 강한 사람인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다. 누가 부자인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다. 누가 존귀한 사람인가? 자신의 동료들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현명하고 강하며, 만족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지혜를 담은 탈무드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 주는 책이다. 잘 살아가는 법을 알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리고 훈련을 통해 생각을 다듬고, 자신을 갈고닦아 나가는 과정이 인생 여정임을 보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