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해독 - 대니얼 골먼]
삶은 어는 순간 ‘결국 이것이 전부인가?’라는 내적 질문에 직면할 수 있다. 책을 옮긴이의 질문이 책장을 넘기는 손을 느리게 만든다. 어떤 삶을 기대했고, 어떤 인생을 희망하고 있었던가. 살아오는 시간이 달리는 길이였다면, 어떤 목적지를 기대하고 달려왔을까. 지금 달리고 있다면, ‘어떤 삶을 꿈꾸기 때문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티베트 불교 명상가 촉니린포체의 명상이야기를 말하고, 하버드 교수 대니얼 골만이 과학적 근거를 들려준다. 두 사람의 대화를 느낄 수 있는 명상책이다. 마음, 감성, 신체를 오가는 에너지를 관리하는 게 명상 같다. 인생 장거리 여행에 필수 과목이 명상이다. 여행을 즐기며 가는 사람도 있고, 목적에 온통 시선이 뺏겨, 그 시기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리는 사람도 있다. 중도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완주한 듯 보이나 맞이한 현실은 꿈에 그리던 곳이 아니라 ‘결국 이것을 위해 이렇게 아등바등 달려왔어?’라는 질문을 맞이할 수도 있다. 현재의 자신을 엄마가 아기를 보듯, 따뜻하게 바라볼 힘을 주는 게 명상이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면 왜 걱정하는가? 뭔가를 바꿀 수 있다면 왜 걱정하는가?’
서두의 글이 단순하고 명쾌하게 인간 고민을 가볍게 만들어 버린다. 책은 지금 가진 모든 번뇌를 내려놓는 법과 나만의 속도를 찾고, 나와의 악수법을 소개한다. 본질적 사랑과 연결하는 법, 연민으로 세상을 사는 법, 평온하게 깨어 있는 것, 내면 깊이 머물기에 대한 여러 방법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삶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느낄 때, 속도를 제어하는 방법 중 하나로 내려놓기가 있다. 책에서 소개한 내려놓는 법은 단순하다.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가 허벅지 아래로 놓는다. 깊은 호흡 이후 생각에서 몸으로 의식을 옮겨 본다. 지금 이 세상에는 없지만, 한때 존재했었던 촉니가 사용했던 만트라가 도움이 된다.
‘뭐가 됐든 일어날 일은 일어날 거고, 안 일어날 일은 안 일어날 거야.’
호흡 조절을 통해 마음 조절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대니얼 골먼의 연구들이 들려준다. 위급 대비를 위해 특성화된 우리 몸의 특징을 잘 알면 된다. 위급하다고 느끼면 교감 신경계가 활성화되고, 심방 박동수와 혈압이 오르고, 기관지가 확장이 되어 더 빨리 호흡한다. 소화 작용이 중단되어, 더 잘 싸우고 뛸 수 있도록 피가 장기에서 팔다리로 이동한다. 주변에 맹수가 나타나는 시대가 아니지만, 일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너무 많은 자극들에 한꺼번에 노출되고, 생각지도 못한 스트레스들이 위급 상황으로 인식된다.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때 호흡 속도만 늦추어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분당 10회만 바꿔도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을 가질 수 있다. 분당 6분의 호흡을 한다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는 것이다.
사람들 속에 살다 보면 서로 주고받는 상처가 생긴다. 상대를 향해 싸울 대상으로 보지 말고, 상대의 감정 패턴을 보는 기회로 보라고 한다.
우리 안에 있는 아름다운 괴물을 힘으로 눌러 깨지 말고, 따뜻하게 감싸 얼음녹이듯 사라지게 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우리 안에 있는 부정적 감정들을 만나고, 존재를 확인하고, 기다려 보고 소통하는 악수 법은 배울 자세다. 부정적 감정들을 억누르고, 무시하고, 다 받아 주거나 중화하기를 통해 애써 외면한다. 특히 중화하기가 악수하기의 가장 큰 적이라고 한다. 감정을 그냥 느끼고 받아들이면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우리가 어릴 때 배우는 감정 패턴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인간관계에 똑같은 방식으로 되풀이된다는 스키마 이론을 알아 두면 유익할 것이다. 상대의 잘못이 아니라 어릴 때 배운 감정 패턴으로 나를 대하는 구나라고 생각해 보면 대상에 대한 노여움이 덜해질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자신 안에서 구름처럼 피어나는 다양한 감정들을 수용할 힘을 길러야 연민의 감정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밖에 못해도 사랑스러운 나를 포옹할 때, 세상 모든 사람에 대한 연민이 생길 것 같다.
사랑이 생겨나고 사랑을 기꺼이 주고받으려는 마음이 바로 본질적 사랑이라고 한다.
‘표현적 사랑은 본질적 사랑에서 발산될 때, 건강한 사랑이 될 수 있다.;
아무 조건 없는 친절과 사랑을 받았을 때 기억이 본질적 사랑을 불러온다. 아름다운 자연이나 그 순간의 느낌, 살아오면서 행복감을 느껴던 기억들이 본질적 사랑을 불러온다. 연습을 통해 본질적 사랑이 내 안에 존재하며 그것이 내 본성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본질적 사랑과 연결되기 위해 외부 환경에 더 많이 의존할수록 우리는 점점 더 약해진다고 한다. 외부적 조건 없이 자신안에 있는 그 본질적 사랑을 기억해 끌어내게 되면, 그 사랑 능력이 더 키질 것이다.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평안이 이미 내 안에 있다는 믿음이 결국, 그 어떤 조건에서도 무한한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들려준다.
‘내적 평안과 행복은 충분히 기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본성이 사랑과 연민이라고 한다. 연민을 키울 때 더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의 몸은 타인의 결과 물이다.’
한 줄 글을 만났다.
복된 세상 나 홀로 이룬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글귀다. 마음을 정갈하게 해 주는데 도움을 주는 글들이 잘 정돈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