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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아닌 쾌락... 판춘문예에 낚인 건가?

인생 이야기

by 맑고 투명한 날

인터넷은 정말 좋은 도구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절대 경험할 수 없거나 해선 안되고 꿈도 꾸지 말아야 할 정도로 절대 할 수 없는 극단적 상황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주니까. 물론 인터넷 특성상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는 없다. 워낙 거짓 정보가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돌고 있는 곳이니까.


일명 '판춘문예'란 말까지 있지 않나.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생각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설이 길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글감을 얻기 위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 중에서도 글을 읽다 보면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는

모 사이트에 어떤 이가 올랐다가 지금은 사라진 이야기다.


사이트 이름이 '판' 어쩌고 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하루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올라온다. 물론 진실 여부는 전혀 알 수 없다. 막장에 막장을 더해 그 막장 또한 아득하게 뛰어넘는 수준의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니까. 하지만 어차피 내가 주로 쓰는 글은 소설이고, 소설은 논픽션(Nonfiction 실화)이 아닌 픽션(Fiction)이니 이런 막장 글에 영감을 받아 쓰는 게 무슨 상관이랴.


(Fiction : 소설이나 희곡 등에서 실제로는 없는 사건을 작가의 상상으로 꾸며내는 행위를 말한다.

소설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유의어로는 허구, 가상. 반의어로는 논픽션, 팩트 등이 있다.

또한, 가상 상황을 얘기할 때도 쓰이기도 한다. 나무 위키 참조)


요즘은 순수 소설도 인터넷에 영향을 받아 점점 막장화 되어가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이 들곤 한다. 하긴 그래야 인터넷에서 나오는 자극적인 것들에 중독되어 웬만한 것들에는 콧방귀조차 뀌지 않는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테니까.


내가 본 글의 내용은 대략 이랬다. 내용이 좀 긴데. 여기다 그 글 원본을 올리려고 보니 이미 삭제가 된 건지 찾을 수가 없어 이렇게 요약한 내용을 쓴다.



자신은 이미 결혼을 한 상태고 아이까지 있는 30대 남자 회사원인데 과거 사귀다가 헤어진 여자친구를 우연히 다시 만나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거였다. 뭐 여기까진 유부남이 바람피우는 흔한 이야기구나 하고

뭐 이런 일이 좋은 건 아니지만 세상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니까 그렇다 치겠는데 다음 이야기가 참 충격이었다.


과거 여자친구였다가 다시 만난 자신에게 지금 결혼한 여자와 빨리 이혼하고 자신과 결혼하자고 조르는데 자신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고 그냥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거였다. 댓글에선 그러다 들키면 어떻게 하냐 했는데.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고 지금의 자신에게는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음...


일단 '판춘문예'가 아니란 가정하에 생각해 보자면. 실제 생활에서도 유부남 유부녀가 바람피우는 게

흔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주위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거니까. 그렇다 치는데. 과거의 이런 상황이라면

두 여자 중에서 누굴 선택해야 하는가란 고민이었다면. 지금은 두 여자와 들키기 전까지 실컷 즐기겠다는 그런 생각인 것 같았다. 그리고 만약 들킨다고 해도 그게 무슨 큰 상관이냐는 그런 뉘앙스를 글에서 강하게 받았다.


음...


내가 진짜 나이를 먹긴 먹은 거 같다. 이 경우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내 논리회로가 맛이 간 건지. 아니면 내가 시대에 너무 뒤떨어진 건지 말이다. 물론 '판춘문예'였다면 모두 가짜이니. 개연성이나 핍진성이 0점인 글이라 칭하고 싶지만. 만약 사실이면... 모르겠다. 역시 이런 상황은 직접 겪지 않는 게 최선 일 것 같다.


내 주변에서도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오직 죽음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걸 지키지 않는 사람의 숫자가 많아진다. 물론 전혀 맞지 않아 같이 사는 게 오히려 두 사람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면. 숙고에 숙고를 거쳐 이혼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말이다.


내 주변은 대부분 이혼하는 나이가 중년층 이상이 많고, 그 나이 때에는 한참 민감한 나이인 청소년기에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이 받을 상처는 또 어떡하란 말인가.


참 어려운 문제다.


아무리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고 사랑이란 언제든 변할 수 있다지만. 이런저런 구속들로 묶여 있는 결혼 생활을 마치 스포츠 즐기듯 바람을 통해 스릴을 즐기는 건 절대 동의하기 힘들다. 내가 고루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하긴 글을 쓴 사람이 30대 남자라면 아이들이 어리긴 하겠다. 하지만 결혼이란 서로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건데. 그게 무너지면 과연 남은 결혼 생활이 제대로 유지될까. 안 될 거 같은데.


그냥 '판춘문예'겠지... 그래 그래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행복해지니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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