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면접 장소인가요? (D-41)
아파트 단지 화단 위, 나란히 놓인 세 개의 의자.
그리고 그 앞에 마주 보고 살짝 떨고 있는 외로운 하나의 의자.
이 조합, 우연이라기엔 너무 절묘한 배치이지요.
마치 경로당 입당을 위한 면접장이 펼쳐진 듯한 풍경입니다.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어디선가 귓가를 간지럽히는 소곤소곤 들려오는 목소리들...
"이번에 새로 들어오실 분은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이 동네엔 얼마나 사셨는지?"
"가족이랑 같이 지내시나, 아니면 혼자 지내시나?"
"슬하에 자제분은 몇이나 두셨는지?"
"몸은 어디 불편한 데 없으신지?"
"예전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
맞은편 의자에 앉은 그분,
조금은 긴장한 듯, 조금은 설레는 듯~
가을 햇살 속에서 조용히 합격이란 달콤한 한 마디를 기다리십니다.
이로써 오늘의 면접은 종료되었습니다.
경로당 입당은 잘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이제, 의자들도 한숨 돌리면 누군가 차 한잔 권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펭귄의 짧디 짧은 다리로 달리고 달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