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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뇽이 Apr 20. 2024

히키코모리 10년 경력자의 일기.52

내가 너무 대견해서 울었어요

 안녕하세요? 디뇽이입니다.


 그동안 제 일기라고 마음대로, 제 멋대로 편하게 썼는데 오늘은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을 많이 생각하면서 공손하게 쓰고 싶네요. 이런 기분으로 쓰는 건 두 번째네요. 저는 노트북으로 크롬을 열고, 즐겨찾기에 추가해 놓은 브런치스토리를 누릅니다. 로그인을 하고 글쓰기를 누른 다음, 왼쪽 상단에 작대기 세 개를 눌러서 '내 브런치스토리'로 들어갑니다. '지난주에 쓴 게 50 몇 번이었지?' 51이었네요. 그럼 오늘은 52번째 글이군요.


 청년이음센터에서 만난 한 청년 분도 그러고, 제안하기를 해오셨던 홍대분들도 그러고 저보고 "꾸준히 글을 쓰시는 게 대단하다."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너무 불안해서, 괴로워서 글을 썼고, 요즘은 공부하기가 싫을 때 놀려고 쓰는 건데 그렇게 저를 성실한 사람으로 좋게 봐주면 저에겐 뜻밖의 이득인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저보다 자주, 오랫동안 이곳에서 글을 쓰고 계시는 작가님들이 진짜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쯤 글 하나 써서 올리기로 생각을 하고 있었어서, 그동안 생각한 것들, 메모한 것들 좀 적으려고 했었는데 오늘 저녁 먹고 양치질을 하는데 거울을 보다가 갑자기 제가 너무 대견한 거예요. 그래서 좀 북받쳐 올라서 울어버렸지 뭐겠습니까. 소제목은 그렇게 정했고, 내용도 자연스럽게 기분 따라 적게 됐네요.


 울게 된 거는, 퇴근하고 저녁 먹고 늘 쓰는 앱으로 영어 말하기를 했는데, 요즘 발전이 좀 느껴지고 있었거든요. 8개월 걸렸더라구요. 그 작은 변화에. 아직 수준이 많이 낮지만 그래도 조금 달라진 저를 만들어냈다는 체감을 했어요. 그러면서 생각이 퍼져서 벽을 허물기 위한 저의 첫 시도들이 떠올랐습니다. 벽들은 처음 몇 번은 크고 무섭고, 저는 벽 앞에서 너무나 서툰 해머질을 하지만 그게 당연한 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서툴고 못할까 봐 겁나서 오랫동안 벽 앞에서 주저앉아만 있었는데 그냥 못해도 상관없으니까 송곳이라도 들고 찔러보는 식으로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가창실기>도 그런 생각으로 하게 됐어요. 그렇게 일단 "시작"을 하면 시원한 해머질을 하게 되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요.          


 인생에서 큰 실패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만들어진다는데 저도 실패를 나름대로는 야무지게 한 편이지 않겠어요? 가장 젊고 창창할 때의 인생 10년을 스스로 방에 가둬서 지워버렸으니까.


 근데 어떻게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걸 보면 그 터널을 지나서 세상에 적응해서 살아보겠다고 마음도 긍정적으로 바꿔먹고 이것저것 열심히 배우고 애쓰고 있거든요. 그런 노력이나 태도가 저를 만든다는 게 정말 느껴지더라구요. 너무 역설적인데 그 10년 때문에 지금의 제가 됐다는 게 무서울 정도로 정확한 거예요. 작년에 은둔고립 지원사업 선정 면담 복지사님의 "그 시간이 디뇽님한테 필요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어요."라는 말로 처음 위로를 받았었는데, 8개월을 지나서 다시 한번 말의 다른 의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그 고통의 시간이 <나>를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이었네.' 그리고 그 10년의 어둠 덕에 비로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저와 제 인생을 사랑할 수 있는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카드는 작년 11월쯤 청년이음센터에서 아로마 테라피를 할 때 썼던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집 밖으로 나온 지 두세 달 됐을 때에요. 평소엔 룸메가 볼까봐 남사시러워서 뒤집어 놓는데, 그러다보니 저도 잘 까먹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포스트잇에 비슷한 내용을 한 번 더 적었나봐요. 만약에 저같은 경험을 하셨거나, 하고 계신 분들이 제 글을 보게 된다면 위에 카드에 적힌 말과 같은 말을 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결정적으로 제 친형이 재입학 과정을 진행해주면서 타의 반으로 나왔어요. 처음에 정말 괴로웠거든요, 무섭고? 근데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언젠가부터 마음이 조금씩 변해서 정신차려보니 요즘은 세상이 생각보다 찬란하더라구요. 길에 라일락 향기도 좋구요. 여러가지 꽃들이 또 예뻐요. 햇빛이 나무 위로 쨍하게 쏟아질 때 나뭇잎 푸른 빛깔도 굉장히 속시원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산책하다 보는 도로 건너편 레스토랑도 유튜브 playlist 채널들 썸네일같이 그럴듯해 보이구요. 이번 주에는 부러운 일, 사람도 있었는데 질투가 한 이틀 나더니 그래도 그 감정도 지나갔네요.    


 살아있으면 이미 어느정도 성공한 거 같아요. 그리고 어느 편에 설지 선택만 하면 되는 거 같아요. 또, 좋은 쪽에 서고 싶은 기분이 들 때까지는 자신한테 시간을 줘도 좋은 것 같구요. 전 많이 주긴 했거든요? 그리고 인생에 답은 없다하니 딱히 좋은 편에 서서 살지 않는 것도 답이겠지만 제 경험으로는 이 쪽이 더 편하네요.   


 제가 얼마 전에 기숙사 휴게실에서 전자레인지로 다이소에서 산 큰 유리 그릇에 미역국밥을 데워 먹고 있었어요. 밥 안 사먹을 땐 한 팩 2천 원 정도 하는 그걸 먹거든요. 맛도 괜찮고 먹기도 편해서. 근데 어떤 남학생이 저한테 휴게실에 쓰레기통이 있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아, 쓰레기통은 없어요. 가지고 가셔서 따로 버리셔야 돼요." 하면서 대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제가 전자레인지에서 미역국밥을 꺼내는 걸 보더니 생긋 웃으면서 "생일이신가봐요? 미역국을.." 하더라구요. 저는 "아니에요, 그냥 원래 먹는 거예요." 했습니다.


 올초에 생일을 놓쳐가지고 생일 축하를 제 때 못해드린 분께 변명삼아 준비했던 말인데, 살아있으면 그게 생일 아니겠냐. '날 생'이 아니라 '살 생'으로. 저도 생일도 아닌데 미역국을 맨날 먹으면서 휴게실에서 저 말을 듣고 보니까 다시 그 말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생일같이 하루하루 같이 살아봐요. 저는 응원합니다.


 지난 주 목요일 은둔고립 관련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받은 질문 중 하나도 소개합니다. <히키코모리 탈출일지>에서 <히키코모리 10년 경력자의 일기>로 제목을 바꾼 이유도 그런 느낌이 어렴풋하게 있었기 때문이지만, 인터뷰 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5초 정도 고민하다보니 제 스스로도 처음으로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언제 탈피가 끝났다고 느끼셨나요?"


"... 나가는 게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됐을 때부터. 인 거 같아요."


정말 혹시라도 방 안에서 이 글을 보고 있을 은둔고립 청,장년분들이 계신다면, 여러분들한테도 그런 순간이 분명히 옵니다. 왜냐면 이 글을 읽는다는 것 자체가 탈피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으시다는 거거든요. 그게 언제가 될지의 문제는 여러분들한테 필요한 시간 만큼에 따라 달라질 거구요.

오늘 저녁. 기숙사 자치위원회에서 나눠준 시험기간 간식 커피 쿠폰을 쓰러 기숙사 카페에 간 김에 베이글도 샀다. 카페라떼가 기대보다 맛있었다. 손목닥터9988 식단기록용으로 찍은.


 오늘(금요일) 스케쥴은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1시부터는 유치원에서 일을 하는 구조입니다. 오늘은 유치원에서 6시가 되기 얼마 전부터 담임 선생님들이 힘쓰는 일에 도움이 필요하셔서 제가 했는데요. 힘들었는데 기분이 좋았어요. 그 무거운 작업들을 가정도, 자녀도 있고, 평소 부모님들 성화와 원생들 수십명 캐어에 지친 어머니 선생님들끼리 했을 슬픈 평행 우주를 방치하는 게 마음이 더 힘들겠다 싶더라구요.


 <불교와 정신분석학> 강의해서 들었던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거."라는 말이 이런 마음의 방향을 잡는데 도움이 됐어요. 착해보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보상받으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의무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할 수 있으니까 하면 된다. 저 말 덕에, 룸메가 신발 정리를 안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겠다 해놓고 안해도, 제가 하면서 딱히 불편한 마음이 안 들더라구요. 손해같은데 이득. 특히 저런 사소한 일에 관해서는.


 결국은 오늘 선생님들 좀 도와드리다보니 퇴근을 한 20분 늦게했어요. 근로장학생들은 근무지 평가 항목에 퇴근 시간 준수에 대한 항목이 있어서 칼같은 면이 있는데 자발적으로 한 거니까 괜찮겠죠? 집에 갈 때도 문으로 나가려다가 '괜찮다고 하셨지만 휠체어 하나 더 옮겨드리고 가자.' 생각하고 뒤돌아서 휠체어를 가지고 옮기고 차에 실어드리고 가는데 선생님이 좋아하시더라구요. 휠체어가 필요한 일에 대한 걱정과 무거운 휠체어 두 개를 옮겨서 '차에 실어야되는데.' 하는 걱정 두 개치의 조그만 시름을 덜어드렸을 뿐인데 제 마음이 훨씬 더 많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늘 찍는 기숙사와 그 사진을 찍는 자리. 찍던 곳은 어땠더라? 하게 된다면


      



기록


 오늘은 리더십개발 듣고 06학번 재입학생과 점심을 먹었다. 그 분이 조편성이 바뀌면서 우리 조로 오게 됐는데, 팀플이랑 이번에 글쓰기 과제 덕에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풀렸다. 수업도 엄청 일찍 끝나서 같이 푸른솔 세트 메뉴도 먹을 수 있었다. 이게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구구절절 설명했던 내가 지금 생각하니 웃기네. 내가 참 말 많긴 해. 이 분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살아서 그런가 나보고 악센트가 좋다고 한다. 그런 사람은 처음이네.


 식당 도착한 게 11시 10분 대였는데 그 때 이미 수량 20개 정도씩밖에 안 남은 거 보고 그 동안 세트를 먹을 수 없었던 걸 납득했다. 내가 학식 먹을 때 쓰는 주문 앱에는 잔여 수량까진 안 뜨는데 앱이 없는 그 분 키오스크 주문 봐드리다가 키오스크에는 수량이 뜬다는 것도 알게 됐네. 푸른솔이 처음이시라 내가 어쩌다 소개 겸 안내도 하고 재밌었다. 내가 더 능숙하다고?


 밥 먹고 정문 앞에 스타벅스 가서 나는 유자민트티. 오랜만에 먹었는데 달달하이 역시 좋네. 수잔나는 말차라떼. 밥 먹으면서 내가 코코넛라떼가 맛있더라 얘기를 했는데 수잔나 가방에서 코코넛오일이 나온 것도 대박이었지. 카페인 분해하는 유전자가 없다면서도 코코넛오일을 타먹기 위해 스타벅스를 가자 한 거였다. 가면서 지난 학기에 들은 건강과웰니스 수업 얘기를 하고 있는데 마침 그 강의 교수님이 오시길래 "안녕하세요.", "아, 누군가했네 잘 지내?", "예." 요즘은 이런 일이 정말 많다.


1.유치원에서 일했더니 같이 일했던 학생들이 지나가면 알아보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 인연이 아니었으면 그런 일도 없었겠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던 여학생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줄도 모르고 알아보기도 한다. 어떻게 알아봤냐고? 몰라. 눈 보고 알았나보지. 이번 학기엔 걔랑 서로 강의 끝나고 이동하는 시간, 동선이 겹쳐서 중간에서 규칙적으로 보게 된다. 아무래도 A에게 관심이 있는 같은 눈치인저런, A는 방학 때부터 묘한 기류가 있던 선생님과 요즘 관계가 진전 중이던데? 


2.지난 학기 룸메도 캠퍼스에서 돌아다니다가 멀리서 마주치면 걔는 나를 못 봐도 나는 유독 잘 알아봤다. 혹시 인사할 지 말지 때문에 못 본 척 하는 거였을까. 그랬을 수도.


3.보드 동아리 간부도. 보드 동아리 안 들어가고 신환회 안 갔으면 '마주친다' 라는게 불가능했겠지. 아니까 마주칠 수도 있는 거니까. "안녕하세요."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다. 내가 폰 보는 동안 그 쪽에서 날 먼저 봤는데 그 친구는 나랑 자신이 인사를 할 사이인지 아닌지 분명히 고민했다. 내가 자기를 못 알아보는 눈치라면 굳이 인사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갈 마음을 먹고 있었겠지. 뒤늦게 내가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 친구 보드 타는 영상 본 후로 나는 동경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그 때 내가 그렇게 인사를 잘 해서 저번에 보드 공구할 때 갠톡으로 날 도와줬을까? 그냥 내가 안 맞는 걸 사려고 하니까 경고해준 건가. 뭐가 됐든 결과적으로 도움 받았다. 보드는 근데 언제 오냐. 빨리 타보고 싶은데. 장사가 망해서 싸게 파는 거였다니.


4.신환회에서 처음에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세 명 중 두 명을 만났다. 그 테이블 분위기가 되게 좋았는데. 테이블을 옮겨보니 걔네가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었는지 알게 됐지. 푸른솔에서는 남자애, 청운관 계단에서 여자애. 매트릭스랑 트루먼쇼, 인셉션 같은 데서 나오는 뭔가 그런 연출들처럼. 무채색에서 채색으로, 뒤통수에서 얼굴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신기하다. 알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길에서 인식을 할 수 있다. 한 번의 인연조차도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데 여러번 만난 사람들은 얼마나 소중한 걸까.


5.목요일마다 대학생들한테 밥 공짜로 주는 교회 모임에 공짜밥을 먹으러 갔더니 옆 자리에 가창실기 피아노과 학생이.  



화요일: 불교와 정신분석학 발표했다. 또 떨려? 와. 징하다. 어릴 땐 발표한다고 떨고 그러진 않았는데. 다시 돌아가보자. 헌혈도 캘리그라피도 마라톤처럼. 이런 거는 남이 해서 따라하는 거 아니잖아. 계기는 그 분들이 주신 게 맞지. 근데 내가 원래 했던 좋은 것들을 우울증때문에 접었다가 이제 다시 이어붙히는 거잖아. 내가 자꾸 나를 안 좋게 의심을 하면 어떡하냐. 클라이밍은 근데 그냥 따라해본 게 맞아. 궁금하잖아. 재미는 있는데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지. 허리 좋아지면 유도나 다시 다녀야지. 아직 요원하네. 유도를 다시 하는 게 맞냐 근데?     


수요일: 가창실기 대본 상의한다고 카페에서 모였는데 괜찮은 카페가 있었네. 그리고 노래 잘하는 그 여자애는 시험 하루 전만 밤 새서 공부한다고 하던데 24시간. 그래. 그런 방식으로도 공부하고 시험치고 성적도 적당히 잘 받고, 대학생활 재밌게 잘만 하는데 나도 너무 걱정 많이 하지 말자. 지난 학기에 마케팅 원론 중간 2개 틀리고 기말 다 맞고. 조행도 중간은 좀 못 보고 기말엔 2갠가 틀렸나. 그 정도까지 안 잘해도 되잖아. 뭐 최선을 다 하는게 맞긴 한데. 결과의 기쁨 오래 안 가니까 오래 가는 과정의 고통을 즐겨보자고.


목요일: 다정한 식탁. 교회 관련된 건 빠지고 공짜 밥만 체리피커 짓하고 빠질 생각이었는데 따인 건 내 번호네. 근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편안하고 좋긴 해. 사람도 많지 않고. 그런데 그 중에 아는 사람?은 있고. 밥도 너무 잘 주시고. 성경 공부가 일단 말씀 카드 받는 선에서 끝나서 부담이 없었다라는 점이. 이러다가 점점 높은 참여도를 요구받겠지.       


방에 들어오더니 "형님",

"응?"

 "그냥 불러봤어요."

룸메야 너도 힘들구나. 힘내자. 이게 한 2주일 전인가?


 그리고 오늘 아침엔 조심스럽게 날 부르더니, 내가 요 며칠 아침에 나갈 때 뿌리는 향수에 잠이 깨는 거 같다고? 정말 놀랍네. 내가 그렇게 신경썼던 최대한 조용히 샤워하기, 살살 여닫기, 서랍 조용히 여닫기, 컵, 핸드폰 조용히 내려놓기 등등이 너의 수면에 의미가 없었고 나갈 때 칙칙 뿌린 향수가 깨웠다고? 맘에 쏙 드는 향을 직접 골라 만들어서 더욱 애착이 있는 나의 향수가 누군가의 잠을 방해하는 자극이 됐구나.


 이거 너무 좋은 교훈인데 데이터고. 고맙다. 그리고 내가 아침에 향수 안 뿌리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여서 다행이다. 편안하게 잘 자라. 난 너가 코를 작게 골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형님, 오늘은 늦게까지 하시네요?"

"아, 내일 주말이니까 늦게 일어나도 되니까. 그리고 이거는 공부하는 건 아니고 노는 거야."

"내일은 제가 일찍 일어나야 되네요. 과외가 있어서."


 한의과 공부에 수능 공부에 과외 알바까지. 니나 나나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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