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요즘 애들은 똑딱 핀을 만들면서 무언가를 도모할 거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뜻이라는 게 있었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뜻, 의지, 그런 것들. 비록 미적지근할지언정, 중요한 건 분명히 그런 게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수첩을 꺼내지 않고 차장님에게 말했다. 차장님, 평생 차장님으로 남아주시면 안 돼요? 그러자 차장님이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그럴 것 같지?
예소연 [그 개와 혁명]
평생 차장으로 남으라는 말에도 헤벌쭉 웃을 수 있다. 저주가 아니라, 당신이 내 곁에 그 모습 그대로 있어달라는 말이라고 해석한다면. 심지어 적당한 자학 개그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금상첨화겠다.
어느덧 ‘요즘 애들’ 이야기를 곧잘 하는 꼰대가 되었다.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이만하면 아재 치고 나쁘지 않은 편인가. 늘 경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