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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bo Dec 29. 2021

발리 사누르 비치에는 맛집이 없다.

feat. 신의 발로 운전하는 듯한 발리의 운전기사들...


2020.01.09



발리에서 첫날, 발리의 첫 아침해가 떴다. 보통 발리의 이미지는 아름다운 석양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빌리의 유명 관광지인 꾸따, 스미냑이 서쪽에 위치한 해변이고 이곳에서의 석양은 정말 미칠 듯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글이글 타오르던 태양을 천천히 바다가 삼키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었다.



그에 비해 우리 삼대 모녀가 발리 한 달 살기를 하는 사누르는 동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석양보다는 일출! 발리의 동해? 호미곶? 즉, 일출의 명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사누르 풀빌라에서는 투숙객들에게 자전거를 빌려준다. 




새벽에 일어난 투숙객들에게 자전거를 타고 사누르 비치를 천천히 달리면서 떠오르는 해를 구경하다가 충분히 해가 떠오르고 나면 근처 신두 마켓에서 아침마다 열리는 과일 야채 야외 시장에 들러서 맛있는 리치 망고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이것 말고도 저자가 추천할 발리 사누르 아침 코스는 다양하게 있는데, 발리의 사누르는 발리의 수도답게 아침에 일찍 여는 가게가 많고 힐링할 수 있는 곳은 더욱 많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발리의 아침 코스에 대한 것은 앞으로 차차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발리의 첫날 그랩으로 발리 택시를 부르다.




아무튼 발리의 첫날 우리 삼대 모녀는 이런저런 코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간단하게 씻고 사누르 비치의 브런치카페로 가기로 했다. 사누르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지만 어느 블로그에서 사누르 비치 앞에는 음식과 음료를 파는 음식점들이 비치 바로 앞에 죽 늘어서 있다는 글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랩 앱으로 택시기사를 우리의 숙소 달콤한 망고(manga manis)로 부르면서 도착지 설정은 사누르 비치 앞으로 해놓고 삼모녀는 숙소의 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쪼르름이 앉아있었다. 초1 딸 소피는 지도에서 움직이는 택시 기사의 위치가 신기한 듯 그랩 지도에서 택시가 오는 표시를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 1분 후 도착이래! 엄마 택시가 벌써 우리 집 근처로 왔어!!”





사실 우리 숙소에서 사누르 비치까지의 거리는 1km가 채 되지 않지만 그 사이에는 NGURAH RAI이라는 큰 대로가 있었기 때문에 비치를 가기 위해서는 걷는 것보다는 그랩 택시를 타는 것이 훨씬 간편했다. 택시 가격 역시 한국돈으로 2000원 정도로 아주 저렴한 편이어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을 오락가락하곤 했었다.

(지금 카카오 택시 설정이 그랩과 매우 유사하다. 택시기사가 오는 길이 지도에 표시된다든가 하는 모습 등은 그랩의 것을 가져온 것으로 같다. 보보의 뇌피셜입니다.)




발리의 골목골목에는 목줄을 하지 않은 들개 무리가 많아서 웬만해서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어느새 프리우스 승합차가 우리 삼모녀 앞에 도착했다.

부싼할매 최여사, 나, 초1 딸 소피는 나란히 뒷자리에 자리 잡고, 택시기사에게는 반갑게  “HI!”하고 인사를 건넸다.




발리의 운전은 굉장히 험난해 보였다. 좁은 골목길과 끊임없이 끼어드는 오토바이 무리들, 앞차와의 안전거리는 거의 2cm도 안 될 만큼 밀어붙이는데도 신기하게도 발리 한 달 살기 하는 동안 자동차 사고를 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이와 같은 지옥 같은 운전환경 속에서도 발리의 운전자들은 거의 클락션을 울리지 않았다. 만약 진짜 박는다! 으아!! 박는다!!  위험하다 싶으면 귀엽게 ‘뽀뽀뽕’ 이렇게 살살살 누르는 정도?




hell 스러운 도로환경에 비해서 발리 운전자들은 신의 섬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듯 운전할 때 굉장히 너그러워 보였다.  차선 변경을 위해 깜빡이를 넣으면 뒤쪽에서 “저 baby 부싼사람 아이네!!” 하면서 속도를 올려 달려오는 험난한 부산에서 운전해 온 최여사는 이런 발리의 운전을 굉장히 신기해했다. 




“보통 부산에서는 대가리부터 들이밀면서 깜빡이를 넣어뿌면 차선 진입 축하한다고 뒷차가 클락션을 울려댄다 아이가? 창문 내리고 마 내 가족 안부 물어대고, 내가 밥은 하고 나왔는지 물어보고 막? 근데 여기 싸누르(ssnur)는 마 클락쑌을 안 울리네?”




뭔가 험난한 듯 부드러운 사누르의 운전을 경험시켜 준 택시는 우리를 사누르 비치에 내려주고 “Have a nice day!” 하고 붕하고 떠나갔다.



 발리 사누르 비치 도착


사누르 비치에서 도착한 우리 삼대 모녀는 모래 바로 앞에 위치한 마치 윤 식당과 같은 비치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사누르비치 브런치 까페



너무 더우니깐 코코넛 밀크를 하나시키고 브런치 세트 하나, 나시고랭 하나, 발리볼로도 유명한 과일이 들어간 그릭 요거트볼을 주문했다.



전날 응우라라이 공항에서 폭토를 한 최여사는 (이전 편 참고) 여전히 속이 좋지 않은지 

“아우 그냥 고추장에 밥 비벼 먹지 뭐하러 비싸게 이런 느끼한 걸 시켰노!!” 구시렁대었다.



“음마,, 그냥,, 믁자,, 즈발…” 나는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



“할모니! 그냥 먹어!! 맛만 좋구만!!” 



초1 딸 소피는 추운 겨울 한국에서 한 여름과 같은 태양이 쏟아지는 발리에 온 것이 신기한지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면서 콜라를 쪽쪽 빨아댔다.



결국 속이 좋지 않은 최여사는 결국 나시고랭만 조금 먹다가 손을 뗐고, 낮 선음 식은 잘 먹지 않는 소피도 브런치 세트의 소시지 빵만 조금 먹고 손을 떼 버렸다.



발리 한 달 살기 하면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았는데, 발리의 음식 중 기가 막히게 맛있었던 것은 대부분 야시장 안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 삼모녀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발리의 야시장을 들렀다. 이런 해변가의 브런치 카페는 신혼부부나 인스타용 젊은이들 좋아할 만한 비주얼일 뿐, 맛은 우리가 즐길만한 것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발리 사누르 비치에는 기가 막힌 맛집은 없다.




대충 입을 적신 우리는 사누르 비치 길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바다에는 뜨거운 태양이 비추었지만 작은 해변길은 작은 가게들이 그늘을 만들어주어서 걷는 것이 영 힘들지만은 않았다. 



조금 걷다 보니 누가 봐도 사진 찍는 포인트인 비치 그네가 보였다. 신이 난 초1 딸 소피와 60 짤 최여사는 쿵짝쿵짝 그네에 앉아서 포즈를 취했다.



사누르비치 해변



사누르 비치는 꾸따처럼 크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잘 꾸며져 있다. 동양인은 거의 보기 힘들 정도로 서양인과 현지인들 위주의 비치여서 ‘아,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곳을 많이 아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변의 큰 나무 그늘 아래는 이런 들개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개들도 발리의 날씨가 무척 더운지 모래를 우다다다 판 다음 그 안에 쏙 들어가곤 했다. 광견병 접종은 안되어 있을 것 같아서 우리는 거의 접근하지 않았는데, 해변의 들개들은 나름 순둥순둥 사람이 오면 스스로 쓰윽 일어나서 피하곤 했다.



사누르 비치 들개



(위의 사진처럼 근처 호텔의 경비원이 자주 개들을 쫓아내곤 했다.)



이렇게 사누르 비치를 걷다가 살짝 안쪽으로 들어오면 마트, 가게, 음식점이 줄지어 있는 메인 거리가 나오는데 우리 삼모녀가 앞으로 발리 한 달 살기 하는 동안 수없이 방문할 마트 ‘하디스 몰” 일명 Artasedana도 이 거리에 있었다. 




https://g.page/artasedana-sanur?share




하디스 몰에는 옷부터 음식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어서 여기서 전기밥통도 사고 개미 못 오게 하는 약도 사고 모기약도 사고하다 못해 소피의 발리 의상까지 여기서 구매를 했다.

이곳에 대한 소개도 다음 글에서 차차 풀어보겠다.




우리는 하디스 몰에서 간단한 식재료를 산 후 그랩 택시를 불러서 다시 숙소로 향했다. 오후에는 ARTOTEL 비치 클럽이라는 해변 바로 옆의 수영장과 프라이빗 비치, 평상을 이용하러 하기 계획했다. 아니지;; 내가 그냥 결정을 했다. 



내가 제일 좋은 것 골라서 알려줄 테니 엄마, 소피,,, 그냥 따라와! 




최여사, 소피의 한 달 가이드로써 매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서 가이드 보보는 늘 최선을 다했달까.. 나는 약간은 하드코어로 계획을 밀고 가는 ENTJ형이라서 최여사와 소피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60살의 체력을 좀 생각하라며.. 여행하다가 ㄷ지겠다!! 이랬음)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대부분은 만족스러운 코스 들었다고 나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다. 허허…



조별과제를 할 때 ENTJ랑 하면 ㅈ같지만, 보통은 ENTJ가 조별과제를 하드 캐리 하기 때문에 뺄 수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ENTJ는 성격이 더러운 보스 재질이랄까.. MBTI가 영 거짓말 같지만은 않은 것이 정말 조별 과제하면 정말 대부분의 것들을 내가 다 담당하고 있었다. 



물론 친절하게 하는 것 아니죠! 조원들을 하드코어로 몰고 가며 A+을 향한 완벽한 여정이었다! 허허



이번 발리 여행도 이런 조별과제와 영 다르지만은 않았는데, 그래도 번아웃을 치료하러 온 여행이기 최대한 이런 보스 재질을 낮추고 여유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보보였다.



오후에 방문한 아토르텔 비치 클럽도 진짜 좋았고 추천할 만 곳인데, 요기에 대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이어서 해보도록 하겠다. 



매주 수요일 보보의  삼대 모녀 우당당탕 발리 한 달 살기 연재할 예정이니 발리에 관심이 많은 분, 여행 가고 싶은 분, 발리 여행을 계획하는 분, 초등 영어캠프 계획하는 분, 해외 한 달 살기 원하는 분들을 꼭 구독해서 봐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요! (굽신굽신)





(다음 편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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