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필사 1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by 지니genny

나민애 교수의 책 " 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을 샀습니다.


이 책의 서문에서 나민애 교수님은 시 칼럼을 시작하는 것이 마치 '시의 학교'에 들어가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수천 명의 시인이 교과목인 학교, 한 번이라도 빠지면 기자님에게 불려 가는 학교, 그렇게 저는 매주 한 편의 시를 공부하는 학생이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의 삶이, 내 존재가, 내 걸음걸음이 무의미하지 않길 바라며, 인생의 결론이 공허하지 않길 바란다고 하며,

내가 걷는 날마다의 길에 나만의 글귀와 생각과 언어를 새기고 싶다. 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됫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 자국 때문에

속히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집은 아직 따뜻하다. 창비, 1998



국수는 인간적인 음식이며, 서민적이고 한편으로는 영양적으로 하위에 있는, 뭔가 촌스러운 음식입니다.


이 시는 울고 싶다는 말이고, 국수로 마음을 달래는 이야기입니다.

삶은 언제나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울고 웃는 순간의 연속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게 되어,

순박하고 속이 훤히 보여서 남을 속이지도,

이기지도 못하는 사람들만 눈에 들어왔을 시인!


시인은 그런 사람들 곁에서 뜨겁게 울고 싶다는 말을

국수가 먹고 싶다는 말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시가 슬프면서도,

한편으론 AI시대에 인간적이면서도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인간의 본질적인 성품에 대해 생각하게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