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야 오늘도 잘 버텼으니
택시 안이야
난 뒷좌석에 몸을 누이다시피 앉아 있어
차창에 김이 서리네
내 몸에서 열이 많이 뿜어져 나오나 봐
그래 맞아
네가 좋아했던 그 따뜻함
그래 그거
네가 내 매력이라고 했던 거
내 몸속 온기가 네가 그리운가 봐
뿌연 차창에 네 모습이 비치길 바라나 봐
내 마음속 뜨거움이 아직 널 못 잊었나 봐
좌석에 기대 눈을 감으면 자꾸 네 모습이 아른거려
택시 안이야
오늘도 난 술에 몸을 기대어
널 잊으려 몸부림치고 있어
차창에 빗방물이 거세게 부딪혀
기댈 곳 없는 내게
잠들지 마라고 깨어있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아
그래 맞아
난 점점 차가워지고 있어
그래 그거
밝디 밝았던 내가 냉소적인 부류의 사람이 되어가는 거
사실...
이렇게 변해가는 내가
많이 두렵고 무서워
그래도 다행이야
오늘을 잘 버텨냈으니 말야
정말 다행이야
길거리를 배회하지 않고
이렇게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탔으니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