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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나에게 06화

#6. 비 오는 날 택시에서

다행이야 오늘도 잘 버텼으니

by 광화문덕

택시 안이야

난 뒷좌석에 몸을 누이다시피 앉아 있어


차창에 김이 서리네

내 몸에서 열이 많이 뿜어져 나오나 봐


그래 맞아

네가 좋아했던 그 따뜻함


그래 그거

네가 내 매력이라고 했던 거


내 몸속 온기가 네가 그리운가 봐

뿌연 차창에 네 모습이 비치길 바라나 봐


내 마음속 뜨거움이 아직 널 못 잊었나 봐

좌석에 기대 눈을 감으면 자꾸 네 모습이 아른거려


택시 안이야

오늘도 난 술에 몸을 기대어

널 잊으려 몸부림치고 있어


차창에 빗방물이 거세게 부딪혀

기댈 곳 없는 내게

잠들지 마라고 깨어있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아


그래 맞아

난 점점 차가워지고 있어


그래 그거

밝디 밝았던 내가 냉소적인 부류의 사람이 되어가는 거


사실...

이렇게 변해가는 내가

많이 두렵고 무서워


그래도 다행이야

오늘을 잘 버텨냈으니 말야


정말 다행이야

길거리를 배회하지 않고

이렇게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탔으니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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