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늘 소중히 했고 더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엄마: 지혜야! 이거 봐. 여기 이렇게 이런 거 담을 때 쓰면 얼마나 딱이니.
나: 나는 엄마가 지난번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담아달라고 했을 때 얻어 온 일회용포장 용기를 보며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엄마: 그 때 이거 하나 더 달라고 그럴껄......
엄마: 지혜야! 이거 그 때 시장에서 싸게 주고 산건데 천이 너무 좋고 너무 편해!
나: 엄마가 자랑하는 싸구려 시장표 바지를 힐끔 쳐다보고 듣는 둥 마는 둥 한다.
엄마: 그 때 이거 하나 더 살 껄...
엄마: 지혜야! 이거 상자가 너무 튼튼하고 옆에 구멍이 뚫려있어서 들기에도 좋고 너무 좋은데 좀 더 가지고 올 껄...
나: 나는 현관 밖에 쌓여 널부러져 있는 박스 다섯 개를 쳐다본다.
엄마: 지혜야! 이거 버리면 안된다! 지난 번에 우리 첫 휴가 갔을 때 바닷가에서 주워온 모래말야. 소중한 추억이니까.
나: 몇 개의 예쁘게 생긴 알알이 돌들과 조개 껍질, 모래가 조그만 그릇에 소중히 담겨있는 것을 보며 미소짓는다.
엄마: 지혜야! 본 죽 먹고나서 용기들 버리면 안된다! 엄마가 써야돼.
엄마: 지혜야! 스타벅스 커피 유리 용기 엄마가 유리라서 쓰는 거니까 버리면 안된다!
엄마: 지혜야! 슈퍼마켓에 가면 야채코너에서 비닐봉지 좀 여러 개 뜯어와!
엄마: 지혜야! 여기 있던 스치로폼 용기 어디갔니? 엄마가 쓰려고 소중하게 모아둔건데... 니가 버렸니?
나: 속 시원하게 버려놓고는 엄마의 안타까움과 꾸지람 그리고 완전범죄를 저지른 쾌감이 뒤범벅되어 혼자서 속으로 미소 짓는다.
-이지혜(이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