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발명'이라니 제목 보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정혜윤 작가의 <삶의 발명>

by 김남정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에서 발명을 한다고? 정혜윤 작가의 <삶의 발명>은 너무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목만 보고 이렇게 심장이 벌렁 거린 적은 없었다. 책을 출간하기 전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서문을 읽으니 책 속에는 작가가 진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있겠구나 생각되었다.


삶의 발명 -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가 되겠습니까, 정혜윤(지은이) ⓒ 위고


서문을 읽고 작가의 의도를 짐작한 다음 소제목을 훑어보았다. '앎, 사랑, 목소리, 경이로움, 이야기'. 살면서 이런 단어들에 의미를 둔 적이 있었던가. 이 평범한 단어들에서 작가는 어떤 것을 발명하겠다는 건지. 이미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보다 없는 것을 '발명'한다는 것은 작가만의 지적, 정신적, 경험적 고뇌의 산물임을 확신했다.



삶에서 꼭 필요한 소제목의 단어들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 말고 그 이상의 무엇이 다시 태어나게 한다면 분명 삶이 달라질 거 같다.


뭔가를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면서 알게 되는 것은 한 인간이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힘이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삶은 방향을 바꾸게 된다. 가만히 있는 것보단 사랑할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길을 떠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 23p

두려움 없이 살기 위해서라도 세계에 대한 앎이 바뀌어야 한다. 세상을 이전과는 다르게 알아야 한다. 알았던 것을 잊어버려야 한다. 다행히 어떤 앎은 지도다. 새로운 앎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을 알게 되어야 가능성이 태어난다. - 56p <앎의 발명>


문장마다 가슴을 울린다. 단어와 문장으로 이어진 작가의 말들에서 앞으로 나도 내 인생을 발명할 수 있을 거 같다. '가만히 있지 말고 사랑을 찾아 떠나라'는 말에서 힘을 얻었다. 용기 있는 자만이 사랑을 쟁취한다고 했다. 소극적인 사랑의 틀을 당장 깨버려 앞으로 나아갈 인생을 더 뜨겁게 열정으로 사랑해야겠다. 내 상황에 맞는 사랑의 방법은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사랑이니까.



'읽고 사유하고 쓰는 인생'이 진짜 내 것이 될 수 있도록 사랑해야겠다. '알았던 것을 잊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라'는 말. 정말 공감 가는 말이다. 세상은 바뀌었고 지금도 빠른 속도로 내가 따라가지 못할 속도로 내달리고 있다.



알았던 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새로운 앎을 찾아가는 일은 신대륙을 찾아 나서는 기분이랄까. 더 많이 읽고 사유하면 더 많은 것을 다각도로 볼 수 있으리라. 그리고 매일 쓸 것이다. 새로운 앎에 대해.


관계의 발명

삶의 의미는 삶을 가치 있게 사는 데 있고, 이것을 자아실현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렇게 자아를 실현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것을 삶의 발명이라고 부른다. 바닷가에서 돌고래를 기다리는 것이 나에게는 나다운 것이고 행복이고 자아실현이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기쁜 일이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 이 또한 나의 자아실현이다. - 170~171p



'삶의 발명이란' 가치 있는 삶을 살면서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다.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작가가 말하는 삶의 발명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각자의 일상에서 행복한 기쁨이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매일을 사는 일은 수많은 일들을 창조하는 일이기도 하다. 하루 한 가지 가슴 벅찬 일을 만들어 간다면 남은 인생이 찬란할 것이다. 삶의 발명이란 목표로 살면 나의 매일이 그저 그런 날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가슴 깊이 새긴 '삶의 발명'이 내 인생의 윤활유다.


경이로움의 발명

나는 욕망 중 가장 큰 욕망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한 욕망이고 나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인간적인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본다. - 190p



남태평양 외딴섬, 밤늦은 하늘은 별들의 빛으로 가득 차 있다. 행복에 대해 고민했고 그 행복은 유한하다는 것만 인지하던 사람들에게 어떤 경이로움, 어떤 기쁨은 영원히 각인될 수도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누구라도 그 사람의 활동 영역 안에서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 관심이 있으면 그때 비로소 아름다움도 경이로움도 느낄 수 있다. 일상에서의 관심이 삶의 발명이란 것을 깨달았다.


이야기의 발명

지금 따라 하고 있는 이야기 중 뭔가를 잊어버려야 한다. 각자를 지배하는 메인 서사, 어느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믿게 만들어버린 환상의 세계를 깨야 한다. 우리가 행복이라고 믿었던 것, 그래서 그 길을 향해 달려가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은 의심해 봐야 한다. 그래야 삶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곳에 에너지를 쓰면서 다른 미래에 살고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 220p

어떤 일에 용기를 내라고 작가는 내게 말한다. 남의 눈치 보지 말고 내 이야기나 주변 이야기를 써 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정답만 고집하는 사회에 살았다. 삶에 정답은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사회 통념에 스며든 나의 자의식을 깨고 세상 모든 일들에 의구심을 갖고 다르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이런 삶의 발명들이 하나 둘 이어질 때 정말 다 함께 살 수 있는 미래가 있다. 지금까지 당연시 여겼던 것들을 의심해 보며 나만의 글쓰기가 삶의 발명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앞으로 그런 글을 쓸 것이다.



정혜윤 작가의 <삶의 발명>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무심히 여겨 온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앎, 사랑, 목소리, 관계, 경이로움, 이야기'는 각각의 개념과 확장된 시각으로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앞으로 살아낼 날들에 대한 삶의 발명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까. 가슴 두근거리는 하루를 마무리한다. 새로운 내일을 발명하기 위해.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1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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