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알아서 해."
어릴 적 가장 많이 들었고 가장 공포스러웠던 말이었다.
겁도 많고 고민도 많아 망설이는 내 모습을 기다려줄 만큼 나의 부모는 다정하지도 않고 한가하지도 않았다. 작은 손으로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을 때면, 엄마는 그런 나를 버거워하며 외면했다.
'혼자 알아서 좀 하지..' 엄마의 웃음기 없는 얼굴을 올려다보며 나는 손이 부끄러워져서 내려야만 했다.
그리고 엄마의 바람대로 나 혼자 알아서 하는 어른이 되었다.
자라고 나서 보니 혼자 알아서 하는 어른이란
모든 일을 척척 잘 해내는 어른이 아닌, 모든 것을 혼자 감내하고 책임져야 하는 인간이었다.
결혼하면 달라질 줄 알았지만 마음속 버거움도 그대로였고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 외로움도 그대로였다.
그랬던 내가..
아기를 낳았다.
책임져야 할 짐도 많고 고민도 많은 내가 아기만을 바라보며 잘 키울 수 있을까?
엄마의 미소를 본 적도 없는 내가 아기에게 웃어주고 제대로 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출산 직전까지도 괴로웠던 내 마음을 위로하기라도 하듯
아기는 나를 만나자마자 내 가슴 위로 꼬물꼬물 기어올라 목을 따뜻하게 감싸안았고, 그 순간
걱정은 스르르 사라져 버렸다.
그날 이후로 아이는 내 세상의 전부가 되었다.
엄마,라는 말에는 어떤 마법이라도 있었던 걸까?
"이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건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