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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수길 Sep 09. 2022

바스토베 언덕 고려인 강제 이주지

Bastobe, Ushtobe

2010년 8월 14일 - 17일


카자흐스탄 우쉬토베(Ushtobe) 역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10킬로미터 떨어진 바스토베 언덕에는 1937년 구 소련 스탈린 치하에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초기 임시 거주지로 겨울을 났던 토굴형 움막이 있다. 바스토베란 카자흐스탄 말로 '머리 언덕'이라는 뜻이다. 나중에 바스토베 언덕으로부터 남서쪽 7킬로미터 쪽에 마을을 형성하게 되면서 이곳은 고려인들의 공동묘지가 되었다.

바스토베 언덕 고려인 공동묘지


1937년 8월 21일 구 소련의 스탈린은 '원동지방에 일본 첩자들이 침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172,481명의 고려인들을 강제 이주시키기로 하고(우즈베키스탄 76,526명, 카자흐스탄 95,256명), 1938년 1월 1일까지 이주를 완료하라고 명령했다. 원동(遠東) 지역의 척박한 땅을 일구던 고려인들은 1937년 9월 9일 연해주 라즈돌노예(Razdolnoye) 역을 출발해 겨울 혹독한 추위 속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중앙아시아로 이동하게 되었다. 원동이란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와 같은 극동 지역을 말한다.

우쉬토베 역에서 바스토베 언덕으로 가는 길


구 소련 공산당은 화물칸을 이어 고려인들을 태웠는데, 그야말로 화물처럼 싣고 화물처럼 버렸다고 한다. 한 달 동안 이동하면서 추위와 배고픔, 질병으로 1만 명이 넘는 고려인들이 목숨을 잃었고, 1938년까지 약 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카자흐스탄 한국대사관이 "1937년에 추방된 고려인들이 이곳 토굴에서 살았다."라고 기록한 표지석을, 2002년 5월 카자흐스탄 친선협회가 "이곳은 원동에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1937년 10월 9일부터 1938년 4월 10일까지 토굴을 짓고 살았던 초기 정착지이다."라고 기록한 표지석을 세웠다. 

고려인 강제이주 초기 정착지임을 알리는 표지석


카자흐스탄의 가장 큰 도시이자 이전 수도였던 알마티(Almaty)에 있는 고리끼 공원에서는 매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과 '고려인 문화의 날' 기념행사가 개최된다.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나 카자흐스탄 민족회의가 개최하는 이 행사에서는 항일독립운동가들이 부르던  노래나 아리랑 또는 한오백년과 같은 노래가 불린다. 최근에는 K-POP 공연도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봉오동 전투의 홍범도 장군, 상해임시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동휘 선생 등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살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2013년 10월 1일 '광주광역시 고려인 주민 지원 조례'를 제정하여 '광주고려인마을'을 조성했고, 현재는 고려인마을에 4,000여 명의 고려인이 이주해 살고 있다. 

고리끼 공원에서 진행 중인 고려인 문화의 날 행사


알마티 시내에서 25킬로미터 떨어진 침블락(Shymbulak)은 주로 톈산산맥(Tian Shan)의 만년설을 감상하려는 여행자들이 찾는 곳인데, 201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개최된 중앙아시아 최대 스키장 침블락 스키장과 메데우 빙상경기장(Medeu Skating Rink)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자흐스탄은 2017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톈산산맥의 6개 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한텡그리봉'은 '천신의 왕이 지배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큰 단군'이라는 해석도 있다.

카자흐스탄과 키르키스스탄의 국경 역할을 하는 톈산산맥(Tian Shan) 줄기의 침블락(Shymbul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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