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대는 함께 있을수록 좋은 사람입니다..

잠시라도 마음이 따뜻해졌으면 하는 글





그대는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좋은 사람입니다.

용혜원의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중에




책을 배달시키니 택배 박스 한켠에

이문구가 적혀있었다.
이 문구를 읽고 생각나는 한사람이 있었다...

그건 바로 '친정엄마'였다.



엄마는 아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
'허리아프네 팔이 아프네' 하시면서

손주는 맡기라고 하시는 엄마.

딸이 시댁살며 일하고 애본다고 힘들까봐

선뜻 나서 손주 봐주시겠노라 말씀하시는 분



어느 금요일 우리아들 셩이를 데릴러 간날 여느날처럼 아빠가 우리를 엘리베이터까지 데려다 주려 나오신다. 

아빠는 작은 목소리로



엄마가 셩이 보는거 힘든가보다.
끙끙앓는다."


그말을 들으니 가슴이 턱 막힌다.

가슴이 실타래 꼬인것처럼 복잡하고, 먹먹해진다.


엄마는 힘들어도 나한테 아무말도 안하더니

혼자 끙끙 앓고 있었나보다.

그렇다고 내가 떵떵거리며


됐어! 엄마 힘든데 셩이 그만봐!


라고 말도 못하고 또 우리아들 셩이를 맡겨야하는 상황..

엄마를 보니 눈물이 나도 모르게 주르륵 흐른다.



몇일이 지나, 엄마한테 넌지시 물어보았다.


엄마 많이 힘들었어?

라고 하니


아니! 그냥 맨날 허리아픈 그거지 뭐~

라며 말을 흘린다.


엄마는 온몸이 쑤시고 힘들어도
딸이 조금이라도 힘들까봐
아무말도 못하시는 큰 사람...

알면서도 못내 모른척해야하는 작은 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런말은 엄마한테 처음 해보는거 같다..


나중에 잘해줄께.

셩이 좀만 더 크면..

알겠지?



엄마, 근데 나 엄마한테 고백할게 있어.

난 결혼을 하고 엄마를 더 사랑하게 되는거 같애. 보고 있어도 보고싶고, 그리운 마음 알아?

엄마를 보고있으면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


'잘해드려야지 잘해드려야지' 하면서

막상 엄마옆에 있으면 어린아이처럼
'이거해줘 저거해줘' 응석만 부리게 되네.


그래도 오늘은 결심해본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효도하겠노라고....












  양가 부모님들에게 작은 이벤트 하나 선사하다~!


작년 1월 복직했으니,
엄마와 어머님이 우리아들 셩이를 봐주신지
1년이 지났다.

손주라 이쁘기도 하겠지만,

땡깡부리며 사고치면 힘들기고 하셨겠지.


고마운 두분을 위해 준비했다.



공로상



이런 얄궂은 종이때기에 공로상을 드리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게 죄송스럽기도 했지만, 
성의 표시는 하고 싶었다...


구정 연휴 친정에서 엄마가 한상차리신 음식을 가득먹고 나른할 시간.. 갑자기 세배인사을 하겠다는 우리아들 셩이.^^
셩이 덕분에 세배돈 타임이 왔다며 아빠가 세배하라고 하신다. 아들 셩이는 궁둥이를 하늘로 쳐들고 넘어질듯 넘어질듯 세배인사를 드린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남편과 나는 어이없다는 듯 웃음이 세어나온다.

남편과 나도 세배인사드리고 나니 아빠가 세배돈이라며 슬며시 건네신다.



아빠! 내 나이가 몇인데 세배돈이야?

했더니,


아빠 왈

우리 썬이 꼬부랑 할머니
 될때까지 줄란다!

라고 하신다.


아빠는 아직도 내가 애기같은가보다. 우리아들 셩이 데릴러가면 아빠는 차 키를 바지주머니에 냉큼 챙기시고, "1층으로 내려와~"라고 하시고 밖으로 나가신다.
겨울은 히터를, 여름엔 에어컨을 켜놓고 1층에서 기다리신다. 나랑 셩이를 집까지 데려다 주시려고 말이다.

그렇게까지 안하셔도 되는데 말이다. 아빠! 나 이제 애엄마야! 내가 잘 알아서 할 수 있다구!

아무튼 우리아빠는 자상함이 너무 넘쳐 못말린다.


이번 구정에도 아빠가 주신 세배돈을 챙기고,

이번엔 우리가 드릴 차례!


봉투를 2개 준비했다.

1개는 용돈 봉투,

나머지 1개는 공로상 봉투


우리아들 돌봐주신다고 고생하신 엄마한테 이 공로상을 드렸다.


큰 돈이 들어있진 않았지만, 이런 작은 이벤트 하나로 우리 얼굴에는 큰 웃음이 가득했다.





친정에서 세배인사를 마치고
시댁과 같이사는 나는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설날 용돈을 드리며 친정엄마한테 드렸던거처럼

공로상을 드렸더니

입이 귀에 걸릴정도는 아니었지만

크게 웃으시며 참 좋아하셨다.


친한 친구한테 전화하시며

어머님은


나 공로상 받았다

라며 자랑까지 하셨다.


어머님이 공로상 종이때기 하나에 이렇게 기분좋아 하시다니...이런 소소한 이벤트 자주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내마음에 살포시 앉았다.



  인생 별거 있더냐!?  
  이렇게 소소한 행복을 만들고 쌓아가다보면   
  하루가 즐겁고 한해가 즐겁고
  그 한해 한해가 지나다
  어느날 뒤돌아보면
  내인생은 참 잘 살았다 하겠지....







에코마마는 L전자회사 기획파트에 근무중이며, EBS 육아학교 육아에디터로도 활동 중입니다.


블로그 활동도 열심으로 하고 있는 에코마마.

에코마마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하기 클릭해 보세요~!


http://m.blog.naver.com/ecomama1835

상쾌방쾌 에코마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