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금융논술 예상주제 찾는 법

[끝까지 써보는 금융논술]

by 강준형



논제는 알법한 내용이 주어진다


금융논술의 주제는 매우 방대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과도하게 특이하거나 비현실적인 주제가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수험생 중에는 논제 대비를 한다며 엉뚱한 주제까지 깊이 파고드는 경우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물론 학습적으로는 의미 있을 수 있지만, 시험 대비라는 관점에서는 시간 투입 대비 효율이 낮다.


“메타버스 경제 내 가상화폐의 거버넌스 설계에 대한 중앙은행의 규범적 개입 가능성”
→ 추상적 + 정책적 실체 없음 + 제도적 검증 부족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금융의 사회적 지속가능성 평가체계 구축 방향”
→ 추상 개념 + 구조 설계 어려움 + 책임 주체 불분명


“탈중앙화 자율조직(DAO)의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법적 지위”
→ 실제 제도 논의 없음 + 금융논술이 감당할 범위 초과


“NFT 담보대출 시장의 도입 가능성과 중앙은행의 대출규제 방향”
→ 비주류 사례 + 제도 논제화 가능성 희박


금융논술의 논제는 대부분 신문 기사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제도나 정책, 또는 연구기관 보고 서에 정리된 쟁점을 바탕으로 출제된다. 다시 말해, ‘전문가들이 다루는 논점 중 대중이 어느 정도 접한 내용’이 가장 유력한 출제 후보라는 뜻이다.


기사를 읽으면서 논제를 찾아라


신문 기사는 “어떤 논제가 나올지 판단하는 감각”을 키워준다. 같은 이슈라도 반복적으로 등장 하는 키워드, 제도, 수치를 읽으며 그 주제가 실제로 구조화 가능할지를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감각이 생긴다. “디지털 전환 가속… 금융권, 영업점 폐쇄 5년새 40% 급감”라는 기사를 보자. 이에 대한 예상 논제로는 “디지털 금융 확산이 금융소외 계층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시오.”라든지 “영업점 축소가 금융접근성에 미치는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비교하시오.” 같은 걸 떠올릴 수 있다. 이런 예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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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보고서는 “논제를 구조화하는 설계력”을 키워준다. 서론–배경–문제제기–정책대안–조건– 한계 같은 전형적인 전개 구조는 그 자체로 논술 글쓰기의 훈련판이기 때문이다. 종종 연구보고서그 자체가 모범 답안으로 활용될 만큼 완성도도 높다.


다음은 한국은행의 조사연구 게시물 중 일부다.

• 부동산 신용집중의 구조적 원인과 문제점
• 초고령사회와 고령층 계속근로 방안
•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 AI와 한국경제
• 토큰증권을 통한 녹색채권 발행 사례 및 시사점
•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 예금취급기관의 예금조달행태 변화 및 정책적 시사점


연구 보고서는 신문기사보다 훨씬 더 구조화된 전개와 분석 프레임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논제 예측이 아니라 논제에 대한 구조 설계 연습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이처럼 너무 먼 주제를 상정해 대비하는 대신, 신문과 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다뤄지는 논점의 범위 안에서 깊이를 갖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제·금융 수장의 ‘입’에 주목하라


신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자료가 있다. 바로 정책 수장들이 직접 발표하는 공식 연설과 연간 계획 문건이다. 그 중에서도 한국은행 총재의 신년사는 금융논술 수험생에게 거의 필독에 가까운 문서다. 여기서는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코로나19가 있던 2021년, 트럼프 2기출범 이후인 2025년의 신년사를 소개한다. 대한민국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한국은행의 수장은 위기 때 어떤 메시지를 내놓았는지에 주목하면서 일독을 권한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2009)


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오늘은 새로운 희망과 각오로 2009년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먼저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신 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 인사 및 감사표현)


돌이켜 보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고유가와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해외여건 악화로 일찍이 경험 하지 못한 큰 시련을 겪었습니다. 연초 이래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육박하였습니다. 9월 이후에는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나고 경기도 빠르게 둔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4/4분기에는 전기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 됩니다.

(2. 2008년 경제 상황 진단)


이와 같이 경제상황이 급변하는 데 대응하여 지난해 통화정책은 해외요인이 물가, 성장 및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운영하였습니다. 연초부터 물가오름세가 확대 되면서 일반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 유의하여 7월까지 기준금리를 5%로 유지하고 8월에는 5.25%로 상향조정하였습니다.

9월 이후에는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 위축에 적극 대응하였습니다.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5.25%에서 3%로 큰 폭 인하하고 공개시장조작 대상기관 및 대상증권 확대, 채권시장안정펀드에 대한 자금지원 등을 통해 신용경색의 완화를 도모하였습니다. 아울러 총액대출한도를 6.5조 원에서 9조원으로 증액하고 은행의 신용공급 여력을 확충하기 위하여 지급준비예금에 이자를 지급하였습니다.

(3. 전년도 통화정책 대응)


외환시장 안정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외화차입에 애로를 겪는 금융기관에 대해 외화유동성을 적극 공급하는 한편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왑계약을 통해 가용 외화자금을 확대 하였습니다.

(4. 외환시장 대응 요약(통화스왑 등))


한은 가족 여러분!

새해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심화되고 세계경기 침체로 수출 신장세도 현저히 둔화되면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전망입니다. 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하락과 국내수요 약화로 상승압력이 계속 완화되고 경상수지는 수입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시장 에서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지속과 경기 위축 그리고 기업구조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신용경색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5. 2009년 경제 전망 (내수, 수출, 금융불안 등))

올해 경제 전망에 비추어 볼 때 기업도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가 중단되고 우수인력이 사장 되어 성장동력의 근간이 훼손되는 상황이 무엇보다 우려된다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거시경제정 책은 내수 진작에 주안점을 두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사정 개선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성장의 선순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저소득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한층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6. 정책 대응 방향: 내수 진작, 일자리, 사회안전망)


성장세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 기관 자기자본의 확충을 통해 경기 부진이 금융기관 여신 활동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자금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금융시장 불확실성 제거에도 각별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7. 금융시장 불안 대비 + 자금중개기능 유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보다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습니다.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금융거래 정보의 비대칭성과 단기업적주의로 흐르기 쉬운 금융기관의 지배구조 등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위기대응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된 금융규제 및 감시기능 강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하겠 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종대부자로서 중앙은행의 금융안정 역할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과 폭넓은 논의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8. 제도 개혁 과제 + 중앙은행 금융안정 역할 강조)

한은 가족 여러분!

이제 우리 한국은행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준금리는 물가의 하향 안정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 회복 및 금융시장 상황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운용해 나갈 방침입니다. 기준금리 조정의 유효성을 점검해 가면서 금융시장 불안 심화로 경기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에 적극 대처하여야 할 것입니다.

신용경색 해소에도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공개시장조작 및 총액한도대출을 적극 활용하여 신용공급이 제약되는 부문으로의 자금흐름을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 제고 노력을 지원하는 데에도 힘써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한층더 위축될 경우에 대비하여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기관의 외화차입 여건 등을 고려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사정 개선에도 계속 노력해야 하겠 습니다.

(9. 올해 주요 업무 방향: 기준금리, 신용경색 대응, 외화시장)


금융안정 역할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기반을 확충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금융불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밀착형 점검체계를 보강하고 금융시장의 가격 움직임뿐만 아니라 개별시장및 참가자별 자금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금융감독당국과의 정보공유 체제를 확충하는 한편 이들 기관과의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공조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과는 물론 국제금융기구와의 금융협력을 강화하고 G-20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방지책 마련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10. 정책공조, 정보공 유, 금융협력, G20 대응)


통화정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개시장조작, 대출제도 등 통화정책수단의 활용여건을 개선하여야 할 것입니다. 통화안정증권 발행이 보다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발행제도와 우선모집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용증권의 담보 활용폭을 넓히고 담보가액 인정비율 제를 도입함으로써 대출제도의 유연성과 금융기관의 담보부담 완화를 도모하여야 하겠습니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여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11. 통화정책 수단 유연화 및 커뮤니케이션)


금융불안 대응과정에서 도입된 각종 정책수단과 기존의 통화정책 운영체계간의 정합성을 점검 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여야 하겠습니다.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면서 늘어나는 당행의 자산과 부채를 금융시장 상황이 호전될 때 시장친화적으로 정리하는 방안도 미리 검토해 두어야 할 것입 니다. 그리고 금년이 2007년을 기점으로 한 물가안정목표 설정기간의 마지막 해이므로 내년 이후의 물가안정목표를 정책시차를 감안하여 조기에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12. 정책수단 정합 성, 출구전략, 물가안정목표)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에도 꾸준히 힘써야 할 것입니다. 비은행금융기 관의 지급결제시스템 참여 확대 등에 대비하여 결제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新한은금융망 구축 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상반기중으로 예정된 고액권 발행이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국민경제교육도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13. 결제시스템, 고액권 발행, 국민경제 교육)


한은 가족 여러분!

지난해 우리 한국은행은 국민경제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으나 국민들이 보기에는 우리의 노력이 충분치 않았을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중앙은행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우리 한국은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고하지 않은 데에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중앙은행의 존립기반인 국민의 신뢰는 정책수행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경제상황을 정확히 진단하고 유효적절한 정책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하여야 하겠습 니다. 앞으로 조직 및 인력도 이와 부합하는 방향으로 운용해 나갈 방침입니다. 아울러 그동안의 경영혁신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 재점검하여 낭비적이거나 비효율적인 요소가 남아있다면 이를 과감히 제거해야 할 것입니다.

(14. 조직 쇄신 및 정책수행 신뢰 확보)


친애하는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경제가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하면 튼튼한 체질과 강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경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국민경제의 심장부인 중앙은행의 직원 으로서 시대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오늘의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합시다.

새해를 맞이하여 한은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15. 결어 및 덕담)


2009년 1월 2일 총재 이성태


이상의 내용을 단락별로 구조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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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2021)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오늘은 2021년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먼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의 업무처리 등 달라진 업무환경 속에서도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인사 및 전년도 감사 표현)


지난해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충격이 내내 이어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세계경제가 각국의 잦은 봉쇄조치와 교역감소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보였으며, 국내외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였습니다. 국내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고용사정도 대면서비스업과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물가는 수요가 부진하고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2. 2020년 국내외 경제 상황 요약)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실물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였습니다. 기준금리를 큰 폭 인하하는 한편 국채매입,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 체결 등을 통해 원화 및 외화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였습니다. 중소기업 및 소상 공인을 위한 금융중개지원대출의 규모를 대폭 늘렸으며 회사채·CP 매입기구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유례없는 조치들도 시행하였습니다. 다행히 정부와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실물경제도 하반기 들어 개선되는 움직임을 나타내었습니 다.

(3. 전년도 통화정책 대응 및 성과 평가)


금년에는 세계경제와 국제교역이 점차 개선되고 국내경제도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 다. 그러나 대내외 여건을 살펴볼 때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기까지는 넘어야할 난관이 많습니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좀처럼 억제되지 않는 가운데 변이도 발생하고 있어 팬데믹의 종식 시기를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 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언제든 자국우선주의가 다시 대두되면서 무역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4. 2021년 세계 경제 회복 전망과 대외 리스크)


국내로 눈을 돌려 보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경제의 활력을 제약하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차별적인 영향이 부문간·계층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향후 경제회복이 K자 형태로(K-shaped recovery) 전개될 경우 전통적 대면산업을 중심으로 한 영세 소상공인이나 저소득계층은 회복에서 계속 소외될 가능성이 높습 니다. 한계기업 증가와 가계·기업의 레버리지 확대는 외부충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5. 국내 구조 문제 및 회복 불균형 우려)


국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이처럼 높은 상황에서는 가계와 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이들의 회복을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도록 선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6. 확장적 정책 기조와 선별적 대응 강조)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는 데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코로나 위기 이후 친환경·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전환기를 미래성장동력 확충의 기회로 삼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준비해야 하겠습 니다. 민간의 창의성과 기업가정신이 최대한 발휘되고 일자리 창출의 엔진 역할을 하는 신생기 업이 활발히 생겨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할 것입니다.

(7. 구조 전환기 대응(디지 털·친환경 경제 + 창업 생태계))

그간 취해온 전례없는 완화조치들은 향후 코로나19의 전개상황과 경기흐름, 지원효과와 부작용 가능성 등을 세심하게 점검하면서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해 나갈지 미리 준비해야할 것입니다.

(8. 완화정책의 정상화 필요성과 조건)


임직원 여러분!

이제 우리 한국은행이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9.조직 내부 메시지 전환)


앞으로 국내경제가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수준을 상당기간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다만 자산시장으 로의 자금유입, 민간신용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만큼 금융안정 상황에 한층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10. 통화정책 방향: 완화기조 유지 + 금융불균형 유의)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도 계속 힘써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금융안정의 잠재 위험요인에 대한 점검을 보다 강화해야 하겠습니다. 가계부채 누증, 실물경제와 자산가격 움직임간의 괴리, 한계 기업 및 취약가구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을 면밀히 점검·분석하고 위험 수준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는 경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여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11. 금융안정, 리스크 모니터링, 정책공조)


디지털 혁신, 빅테크의 진출 확대 등으로 지급결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급결제업무는 중앙은행의 태생적 고유업무로서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지급결제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관련하여 가상환경 에서의 파일럿 시스템 구축과 테스트를 계획대로 수행하는 한편, 실시간총액결제(RTGS)를 기반 으로 하는 신속자금이체시스템의 구축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의 지급결제 관련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정립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기반을 확립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12. 지급결제 변화 대응 및 CBDC 관련 계획)


되돌아보면 그동안 경제위기를 겪은 후에는 중앙은행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뒤따랐습니다. 이번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는 고용안정을 한국은행 법적 책무의 하나로 명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 습니다. 고용안정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앙은행도 통화정책 운용시 마땅히 고용상황을 중요한 판단요인으로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충 가능성이 있는 여러 목표를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경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울수 있는 만큼, 국내외 연구결과 및 사례를 참고하는 한편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경청하여 우리 여건에 맞는 최적안을 도출해야 하겠습니다.

(13. 중앙은행의 고용안정 목표 수용 가능성 논의)


나아가 통화정책 운영체계의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하겠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저물가·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성장과 물가간의 관계가 약화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최근 미 연준은 이러한 여건변화에 대응하여 고용안정을 보다 중시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 전략을 변경하였습니다. 우리의 경우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금융안정에 보다 유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현행 운영체계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효과적인 운영방식이 있는지 검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14. 운영체계 개선 필요성과 미 연준 사례)


임직원 여러분!

급속한 경제환경의 변화로 정책수행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중앙은행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여 신뢰받는 중앙은행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제반 업무영역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직의 성과는 직원 개개인이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때가능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경제현상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게 예측하는 역량이 어느 때보다 요구됩니다.

(15. 정책수행 역량과 전문성 강조)


아울러 국민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조직의 성과를 끊임없이 창출할 수 있으려면 건강한 조직문 화가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비효율적인 업무관행을 제거하는 한편 채용·배치와 평가·보상을 포함한 경영인사 全부문에서 혁신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얼마전 외부컨설팅을 통해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 조직건강도를 진단하는 작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진단결과를 가감없이 받아들이고 이를 조직개선 노력의 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단기에 실행 가능한 개선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경영인사 혁신 방안도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16. 조직문화, 인사 혁신, 내부 개선 강조)


한국은행 가족 여러분!

지난해는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한 해였습니다. 금년에도 우리 경제가 처하게 될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을 것입니다. 임직원 모두 희망과 자신감을 갖되 긴장감을 늦추지 말고 각자의 역할과 소임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모쪼록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17. 결어 및당부)


감사합니다.

(18.마무리)


2021년 1월 4일 총재 이 주 열


이상의 내용을 단락별로 구조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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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2025)


여러분!

먼저 신년사를 말씀드리기에 앞서, 여객기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1. 여객기 사고에 대한 애도 메시지)


오늘은 2025년의 첫 업무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그런 만큼 밝은 내일과 희망의 메시지로 여러 분을 만나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정치적 갈등, 불의의 사고 등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이를 헤아려 주시고 제 말씀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비상한 상황 속 무거운 현실 인식 강조)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고 있습니다. 우선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과 통화정책을 이끌어 주신 금통위원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한국은행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혜와 변화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시고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시길 기원합니다.

(3. 인사, 감사, 신년 덕담)


지난해 한국은행은 높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마무리하고 오랜 기간 유지했던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전환하여 기준금리를 10월부터 인하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7월 6.3%에 달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4년 9월부터 2% 아래로 안정되면서 물가 안정세가 뚜렷해졌습니다.

그러나 안도할 새도 없이 경기 하방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확대라는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했습 니다. 주력 품목의 경쟁 심화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약화되었고, 미 대선 이후 신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었습니다. 12월에는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안이 더해지며 환율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고 경제 심리도 위축되었습니 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정치 갈등의 심화와 국정공백에 대한 우려는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4. 2024년 통화정책 및외환시장 불안 정리)


올해 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건은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정 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호황 지속으로 연준의 금리인하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환율 변동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5. 2025년 글로벌 경제 및 대외 리스크 진단)


국내 상황은 더 엄중합니다.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흐름은 안정되었지만, 금리인하가 계속될 경우 불안 요소로 발전될 수 있으므로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점검해 나가야 합니다.

정치 상황의 전개에 따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어려워진 대외여건과 중첩되어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증대될 수 있습니다.

(6. 국내 경제 불안 요소와 정치 리스크 복합 경고)


전례없이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상황 변화에 맞추어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습니다. 물가, 성장, 환율, 가계부채 등 정책변수 간 상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 됩니다. 따라서 향후 통화정책은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입니다.

(7. 통화정책 유연성 강조 + 금리인하 판단 기준)


그러나 현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 우리 경제를 안정시키기 어렵습니다. 최근 들어 국제사회의 관심이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넘어 국정 컨트롤타워가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로까지 확대 되었습니다. 정치적 갈등 속에 국정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충격이 더해질 수 있어 국정 사령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합니다. 얼마전 발표한 한국은행 보고서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포함한 경제 시스템 전반이 정치적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8. 정치 불안 → 정책 시스템 독립성과 신뢰 문제 제기)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 신인도 하락과 국정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서 어렵지만 불가피한 결정을 하셨습니다. 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와 독립적으로 정상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이제는 여야가 국정 사령탑이 안정되도록 협력해야 할 때입니다. 이 과정 에서 한국은행도 풍랑 속에서 중심을 잡고 정부 정책에 조언하며 대외 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9. 국정 사령탑 안정 필요성 + 한은의 방파제 역할 강조)


임직원 여러분!

단기적으로는 신축적이고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누군가는 왜 통화 정책 목표 간 상충관계가 갈수록 심화되어 통화정책의 손발을 묶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10. 통화정책 내부 반성과 상충관계 진단)


수출 문제를 예로 들면, 금년 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액 기준으로만 보면 지난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 수출 구조가 다변화되지 못하고 반도체, 자동차 등 몇몇 주력 상품 위주로 고착 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산업의 사이클에 따라 전체 수출의 부침이 커지는 가운데 주력 산업에서는 후발주자인 중국이 우리를 추격해 왔습니다. 반면 지난 10여 년간 미래 수출을 이끌어가야 할 신산업은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단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매출액 상위 15대 기업을 10년 전과 비교하면 미국은 7개 기업이 신규로 진입한 반면 우리는 2개 기업만이 바뀌었고, 그중 신산업을 통해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기업은 1개에 불과해 사실상 신규 진입이 거의 없었다고할 수 있습니다.

(11. 수출 부진 원인: 산업 고착화와 신산업 부재)


슘페터가 자본주의의 핵심동력으로 강조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는 창조만큼이나 파괴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말입니다. 혁신 기업의 탄생에는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의 퇴출이 수반됩니다. 우리 경제에 신성장 기업이나 산업이 부족한 것은 창조적 파괴 과정에 수반되는 사회적 갈등을 관리하기보다 안정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회피해 왔기 때문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12. 창조적 파괴 미흡의 구조적 원인 분석)

현재 우리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밸류업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밸류업을 위해 기존 기업의 배당률을 제고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하지만 더욱 본질적으로는 미국 주식시장이 'Magnificent 7'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듯, 우리도 혁신적인 새로운 기업들이 경쟁과 창조적 파괴 과정을 통해 주식시장을 이끌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 부문만큼이라도 혁신을 제한하거나 기득권을 보호해 창조적 파괴를 가로막는 규제들을 하루속히 걷어내야 할것입니다.

밸류업 문제는 최근 높아진 환율 수준과도 연관되어 있습니다. 지난해 900억 달러 수준의 높은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상응하는 자금을 외국인과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빼 나갔기 때문입니 다. 해외투자 확대는 우리나라를 순대외자산국으로 전환시켰고, 투자다변화 효과와 함께 외채 부담으로 인한 부도 위험을 줄여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주식시장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아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기도 합니 다. 이렇게 해외로 자금유출이 계속되면 국내시장에서는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새로운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신산업 육성과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밸류업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위험이 있습니다.

(13. 밸류업의 본질: 규제 완화와 신성장 창출)


가계부채 문제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에 있어서 왜 가계부채를 고려하며 좌고우면하느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지난 18년간 가계부채는 부동산 대출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다행히도 긴축적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덕분에 가계부채비율이 18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면서 91%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부채 관리를 좀 미루고 경기 부양에 더 힘써야 한다는 목소 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당장의 경기둔화 고통을 줄이고자 미래에 다가올 위험을 외면해 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경기를 고려하여 비부동산 가계부채 및 비

수도권 부동산 대출에 대한 미시적 조정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부동산 부문이 아닌 생산적인 부문, 그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혁신 기업들에게 공급해 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4. 가계부채 정책: 경기부양 vs 거시 건전성 균형)


임직원 여러분!

지금 언급된 구조적 문제들은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던 것들입니 다. 하지만 그 해결을 미뤄온 결과,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까지 낮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2040년대 후반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한 시사점을 갖습니다. 이제는 경기상황을 판단할 때 과거의 높았던 성장률에 대한 기억을 내려놓고 우리 경제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15. 잠재성장률 저하 문제와 현실 인식 전환 제안)


한국은행은 지난 11월 올해 성장률을 1.9%로 전망하였지만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긴 하지만 현재의 잠재성장률 2%나 1인당 국민소득이 3 만 달러 이상인 26개국의 성장률 전망치 평균인 1.8%와 유사한 수준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 니다.

물론 세부적으로 보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2%를 밑도는 성장률의 절대 수준만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고통을 줄여주는 진통제로만 사용한다면 부작용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단기적인 부양과 함께 고통스럽더라도 구조조정 문제에 집중해서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일례로 추경을 통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을 도와주더라도 이들의 현상 유지를 위한 지원에만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중 자영업자 비중(23.2%)은 미국(6.1%), 유로지역(14.1%) 등 주요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입니다. 이비중이 점차 낮아질 수 있도록 채무조정, 전직 교육, 퇴직자의 재취업 기회 제공 등을 통해 자영 업자들이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진출하게 도와주는 구조조정 지원을 병행해야 합니다. 앞으로 한국은행도 우리 사회가 필요한 구조개혁 방안을 찾아 실행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정책 대안을 계속 제시해 나가겠습니다.

(16. 성장률 하락과 자영업 구조조정 필요성 강조)


통화정책 이외에도 올해 한국은행이 마무리해야 할 과제들이 많습니다. 금통위원의 3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인 한국형 점도표와 분기 단위 경제전망의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행 대출제도의 금융안정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단기금융시장에서의 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 AI 모형 도입, CBDC 관련 활용성 테스트 및 글로벌 프로젝트 등도 차질없이 추진할 것입니다.

(17. 금통위 점도표, 대출제도, CBDC 등 실무 과제 언급)


조직문화와 내부 경영에서도 그간의 변화가 조직 내부에 보다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업무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합시다. 단순히 많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보다 수준 높은 결과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업무방식을 효율화하여 야근을 줄이고, 보고서의 수보다 그 파급력을 고려해 평가해야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시험하는 직원이 격려를 받아야 합니다.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 못지않게 들어온 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람을 키우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방향 아래 지난해 도입한 성과평가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하는 한편 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을 찾아볼 것입니다.

(18. 일 중심 문화, 성과·인재 시스템 강조)


한국은행 임직원 여러분!

지난해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지역균형발전과 앰배서더 역할에 힘쓰고 있는 지역본부와 멀리서 현지 상황을 발빠르게 전해주고 있는 국외사무소 직원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민원 응대, 화폐 관리, 안전 관리, 경영 지원 등의 업무를 통해 한국은행이 제 역할을 하는 데 기여하고 계신 여러분의 노고도 항상 잊지 않고 있습니다. 쾌적한 업무환경을 위해 힘쓰시는 환경 관리원 여러분, 직원 자녀의 편안한 보육환경을 위해 애쓰시는 어린이집 선생님들, 직원들의 건강을 챙겨주시는 의사 선생님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처럼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한국은행에서 75%가 넘는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지난 연말 자율기부행사에 참여해 따뜻한 마음과 화합을 보여주신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목표 달성을 축하했던 송년 행사에서 잠시나마 업무의 부담을 내려놓고 나눔의 기쁨을 함께할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는 참여율 80%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19. 내부 직원·조직 감사와 기부문화 격려)


저는 요즘 직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연구 결과를 외부에 발표하는 등 ‘시끄러운 한은’으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알기 쉬운 경제지표해설’, ‘BOK 마켓브리핑’ 등 시각화 컨텐츠를 통해 대국민 소통에 힘쓴 결과 유튜브 구독자 수가 9만명 가까이까지 증가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더욱 노력해서 구독자 수를 올해는 수십만명으로 늘려 ‘실버 버튼’을 받는 것도 기대해 봅니다. 저는 이러한 ‘시끄러운 한은’으로의 변화를 일상에서도 느낍니다. 저와 같이 승강기 타기를 주저했던 직원들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탑승하는 모습을 볼 때 수평적 조직문화가 조금씩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 우리 앞에 놓여진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손자병법의 ‘근심을 이로움으로 삼는다’는 이환위리(以患爲利),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Never waste the opportunity offered by a good crisis)’라는 서양 격언은 모두 ‘위기는 곧 기회’라는 동서고금의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우리가 해야할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 다.

(20. 수평 문화, 소통 강조 + 위기 속 기회 메시지)

여러분의 소중한 가정에 올 한 해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1. 마무리 덕담 및 공식 종료)


2025년 1월 2일 총재 이 창 용



이상의 내용을 단락별로 구조화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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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한국은행 총재의 신년사는 단순한 환영사나 인사말이 아니다. 그해의 경제 환경과 정책적 긴장, 통화당국의 우선순위와 대응 전략이 가장 응축된 형태로 드러나는 공식적이고 구조화된 언어다. 특히 2009년과 2021년, 2025년 신년사는 각기 다른 위기 속에서 통화정책의 방향성과 한계, 그리고 중앙은행의 책무를 어떻게 조율해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한은 총재의 발언만으로 전체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금융위원장의 신년 메시지나 업무 계획, 금융감독원의 연간 감독 업무계획, 기획재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까지 함께 읽어야 하나의 정책이 어떤 구조에서 출발하고, 그 쟁점이 어떻게 논제로 이어지는지를 제대로 감각화할 수 있다.


이러한 공식 문서들은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니라 논제의 출처이자, 구조화된 문장을 연습할 수있는 살아있는 교재다. 정책 발언을 ‘읽는 방식’을 익히면 논제를 ‘쓰는 방식’도 자연스럽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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