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줄 위에 서있다
요즘 내 마음은
쉴 틈이 없다.
일이 끝나도,
하루가 지나도,
잠에 들어도 마음은 계속 긴장한 채로 깨어 있다.
왜일까.
나는 외줄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줄은 생각보다 길고,
생각보다 얇다.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모든 게 무너질까 봐,
나는 지금도
불안한 중심을 억지로 붙들며 버티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가자니 너무 멀고,
뒤로 돌아가자니 늦었다.
그래서
한참 동안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계속 쓰러질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나는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한 채,
줄 위에 멈춰 선 지금의 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줄 끝엔 분명
두 발을 온전히 딛고 설 수 있는 바닥이 있다.
안정된 삶,
숨을 고를 수 있는 자리,
조금은 여유 있게 웃을 수 있는 날들
나는 그곳으로 가고 싶다.
하지만 그곳에 닿기 전까진,
마음도, 표정도, 숨도
아직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끔은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한 채
그저 줄 위에 서 있기만 하기도 하고,
또 가끔은
줄 위에서 중심을 버티는 것조차 버거워서
버티는 것 하나로 하루를 다 써버리기도 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위태로운 외줄 타기.
나는 아직 줄 위에 서 있다.
아직 도착하지 못했지만
넘어지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오늘도 내 마음을 다잡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