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관계의 즐거움

어쩌면 진정한 관계의 철학은 깊음이 아니라, 닿음에 있을지 모른다.

by 제이그릿

사람 사이의 관계는

꼭 깊거나 진해야만 좋은 것일까.


사진: Unsplash의 Julian Hochgesang




더 가까워질 수 있었지만

그저 스쳐 지나가버린 사람,

그럼에도 마음 한 켠에 오래 남는 사람이 있다.


서대문을 떠올릴 때마다

왠지 모를 따뜻함이 감도는 것도

그곳에서 만난, 깊지는 않았지만

좋았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긴밀하게 이어지지 않더라도

그 인연이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좋아하던 상점의 사장님

매일 아침 인사하던 같은 유치원의 엄마

조금 더 친해지고싶던 아쉬움 남은 인연들

자주 찾던 꽃가게의 이쁜 사장님

동선이 같아 늘 스치던 인연들


우리는 서로의 삶 깊숙이 발을 들이지 않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때로는 하루의 피로가 사라질 만큼 즐거움이 된다.


그 얕은 울림이 나의 일상에 닿을 때,

그것이 주는 작고 조용한 기쁨이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어쩌면 진정한 관계의 철학은

깊음이 아니라, 닿음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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