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설레임
봄이 와도 설레지 않음은
내가 늙은 것이다
내 피부가, 내 근육이, 내 눈이
노화하여 가슴까지도
늙음에
설레지 않는 것이다
봄이 되어 아무리 뛰고, 들고, 오르고
지랄 방귀를 떨어도
설레지 않고
삶의 떨림 없이
꽃구경하고 만난 거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내 청춘은
시간의 장난질이거나
살아감의 순리인 것을
발버둥처 봐야 쳐지는 턱살, 나오는 뱃살,
순간순간 식어버리는 의욕…
봄이 되면 옛 추억에, 옛 사랑에
지나버린 순간에
그리워지는 건
어차피
시간의 아쉬움만 남기는 것
봄이 가면 다시
일상인 것을
-24.4.13. 로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