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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중용 Sep 21. 2016

한글2007로 디자인한
작별선물, 북저널

7호, 굿바이 나의 제자들아

 저는 프랭코입니다. 프랭코 씨라고 불러주면 됩니다. 5년간 정든 학교를 떠나게되었을 때 많은 제자들이 찾아와 밀렸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마음을 담은 손편지나 영상편지도 받았습니다. 입시분위기 안에서 한 명 한 명 작별인사를 할 수도 없었고, 당시에는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이 많아서 작별하며 뭔가 교내를 소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실례라는 생각에 조용히 우리 아이들에게 나다운 작은 선물하나씩을 남기고 떠나자고 생각했습니다. 퇴직금 중 일부를 떼서 전교생에 전달할 북저널을 제작했습니다. (학급이나 동아리 친구들에게만 선물할까 생각했었는데 그 외에도 정말 고마운 친구들이 많아 모두에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고 훌륭한 안목을 가진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어 일곱 번째 포트폴리오를 게시합니다.



노트와 연필

로고, 포토샵

내지, 한글2007



작업시기: 2016. 02.

크기: 130mm X 176mm X 3mm

폰트: 나눔스퀘어, KoPub돋움체, Simplipica, Stoneharbour

컬러: 1도 인쇄

제작: 안동 형제인쇄

비매품


  가장 소중한 책 한권의 내용을 독서노트에 옮겨담아보기를 권하고는 학교를 빠져나왔습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난 정말 멋져!' 하고 스스로 추켜세웠지만 알쏭달쏭하게 여긴 녀석들도 있었을거라 생각해봅니다.


 개인으로 400권 가량의 노트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은 무디자인에 1도인쇄 뿐이었습니다. 그것으로 단가를 낮추고 큰 맘먹고 (아는 사람만 아는ㅋㅋㅋ) 우리의 나름 로망인 라운딩 후가공도 줬습니다. 로고는 포토샵을 사용해서 세리프과 산세리프를 섞는 것으로 비교적 안전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제작했습니다. (당시엔 레이어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 정도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게 한계였습니다.)



 노트의 컨셉은 노트 1권에 책 1권이 따라오는 1:1 독서노트입니다. 좀 특이할 수 있지만 독서법을 조금 알고 있는 분이라면 '지독(느리게 읽기)', '초서법(베껴쓰기)'을 토대로해서 제작했습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혹은 두 페이지씩 읽은 내용과 감상을 기록하면 2주나 한 달 간격으로 책을 한권씩 음미하면서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표지는 예산이 없어 작은 로고를 만들어 시각적 장치를 중앙하단에 실어 균형과 틀만 잡고, 읽은 책의 표지나 독자 나름대로 책의 내용을 재해석해서 그리거나 채색해볼 수 있도록 가벼운 그레인 텍스쳐가 있는 스케치북 느낌의 고급지(빌리지)를 사용했습니다. 


 노트의 사이즈는 휴대성을 생각해서 일반 단행본보다 작은 사이즈를 추구했습니다. 퇴직하기 직전까지 6개월 가량 진행한 '인생학교 원서읽기' 수업에서 사용한 책 사이즈와 동일한 크기로 고집해서 제작의뢰했습니다. 마지막 수업이라는 애뜻한 마음으로 낸 아이디어였습니다.



 내지디자인은 3년동안 학생들과 함께 자체계발한 포트폴리오 내지를 활용했습니다.  다만, 전보다 힘을 좀 빼서 전체적으로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단순하게 구성했습니다. (아무에게도 공개한적이 없었지만) 학교에 남아서 근무하게되면 이 독서노트로 2016년의 스타프로젝트로 키울려고 했었습니데 다시 아쉽네요. ㅜ 하지만 현재 대폭 업그레이드 된 2세대 독서노트를 제작하기 위해서 무진장 노력중입니다.



 당시에 스스로에게 주는 퇴직 선물로 남겨둔 노트 100권 정도를 들고 부산에 왔습니다. 왜냐면 한동안 쉬면서 사모아둔 책들을 마음껏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꾸준히 책을 읽으며 독서노트를 활용해오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의미있고 소중한 책을 노트에 담는 것처럼 제자들과의 만남 또한 마음에 남아 오래토록 지속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P.S.1: 인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2-3년간 인내심있게 제게 조언해주고 친절하게 응답주신 안동형제인쇄 사장님과 실장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P.S.2: 웃긴 얘기지만 학교에 근무하면서 플래너, 신문, 포트폴리오, 학보같은 걸 뚝딱뚝딱 만들어내다보니 당시엔 '어쩌면 이 지역에서 내가 한글 2007을 가장 잘 다루는 걸지도 몰라', 라고 정말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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