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이중용 Oct 08. 2016

파워포인트로 만든
고등학교 안내책자 제작기

9호, 교육적 용기로 엮다.

 저는 프랭코입니다. 프랭코 씨라고 불러주면 됩니다. 본격적으로 다음 디자인 작업을 포스팅하기 전에 지난해에 제작했던 학교 홍보책자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업무를 담당했던 저와 동료 선생님 두 분이 우여곡절 끝에 깊은 애정이 담아 내놓은 책자입니다.


 사립학교 교원으로 당시 계약직 5년 차인 저와 6.5년 차인 P선생님, 10년 차인 I선생님까지 어마어마한 경력으로 뭔가 다른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밀어내는 에너지 파장 같은 게 주변에 흘러넘쳐났던 것인지 어떤 프로젝트든 학교에서 좋아하든 말든 매번 주문하는 이상으로 만들어내는 신기한 팀워크를 종종 자아냈습니다. 좀처럼 일을 그냥 일로서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이 학교 홍보책자는 학교가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한 끝에 내놓은 세 선생님의 답변이자 약속으로서도 뜻깊은 작업입니다. (비록 함께 지켜가지 못해 송구스러우면서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학교의 훌륭한 용병술이 빛을 발해서 I선생님이 홍보책자를 다시 제작했다던데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참 궁금합니다.


 디자인에 관심이 있고 훌륭한 안목을 가진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어 아홉 번째 포트폴리오를 게시합니다.



노트와 연필

마커와 전지

데이터 관리 Google Drive

아이폰, 아이패드 앱 Snapseed(사진 보정), MOLDIV(포토프레임 제작)

표지, 내지 디자인 Power Point



 학교 홍보책자를 한 달 시간 안에 처음부터 다시 만들라는 미션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다루지 못했음에도 인쇄업체에 전권을 넘겨주고 전화나 이메일로 소통하는 재앙을 결코 겪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묘안을 낸 것이 파워포인트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파워포인트 안에는 템플릿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고 사진 정렬이나 문안에 대한 단을 나누는 것이 가능하니까 그다지 불가능한 도전도 아니었습니다.



작업시기: 2015.04. - 06.(약 50일)

크기: 291mm X 210mm(A4 가로형 책자), 52p

폰트: KoPub돋움체, 대한체, 배달의 민족 주아체

담당교사: 3명

최종 컨펌까지 걸린 수정본 개수: 12개 (#학교홍보책자 최종 완전 진짜 마지막 파일3.ppt)

작업을 위해 검토한 사진: 2553장

제작: 안동 형제 인쇄

비매품



 표지에는 오로지 책자의 제목만을 중앙에 두고 (개인적으로) 로망의 후가공인 금박을 넣었습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보는 독자를 우대해주는 분위기를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표지 디자인할 시간이 없어서 '심플!'로 갔습니다.) 타학교 홍보책자에서 볼 수 있는 학교 전경이나 학생들이 오손도손 하고 있는 것으로부터 탈피했습니다. 시골 외지에 있는 기숙학교에서 홍보책자가 가지는 의미와 마케팅 파워는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해에 가장 많은 학생들의 지원이 있었다는데 왠지 흐뭇했습니다.


 

 아이폰 파노라마로 찍고 사진 편집 앱 스냅 시드로 편집해서 학교 전경을 처음에 실었습니다. 학교 소개 문안을 양끝에 아이콘과 인포그래픽으로 바꿔 훌륭하게 담았습니다. 사진은 사진대로 하나의 작품으로서 기능하며, 정보전달도 대체로 잘 이루어졌다고 자평합니다. 


  여러 가지 홍보책자나 잡지 샘플을 구하고, 구글에서는 creative magazine template를 검색해서 사진과 문안의 배치들을 연구하고 반영했습니다. 다양한 앱들을 설치해서 사용했지만 스냅 시드와 사진 프레임 편집 앱 MOLDIV의 위력은 정말 대단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색상과 심심하지 않은 프레임을 제공받을 수 있었습니다.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 둘을 가장 먼저 써보기를 권합니다.



 공교롭게도 책자에는 대부분 제가 5년 동안 취미로 학생들과 행사, 학교풍경을 촬영한 사진이 실렸습니다. 학교 행사에서 찍은 야간 별 사진이나 눈 오는 날 흑백사진 등 몇 천장이 넘는 사진들 중에서 가장 보기좋은 것들을 추려 담았습니다. 웃자는 소리를 하자면 학교에서 개인 사진집을 내준다고 생각하며 작업해나갔습니다. 덕분에 지난 몇 년간 학교의 가장 훌륭한 순간들이 모두 포착된 책자가 나와 저로선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인디자인을 배우면서 당시 인쇄소에서 파워포인트를 받아보고 느꼈을 당혹감을 생각해봅니다. 그럼에도 책자의 품질과 색감을 모니터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좋게 작업해준 인쇄소분들께 매우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진짜인지 농담인지 계속 입을 터는 저를 잘 받아주신 두 분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때 막 150만 원짜리 드론 사서 학교 지도 만들고 팝업북으로 만들자고 한 거 그거 진짠데 계속 농담처럼 생각해주셔서 좀 답답했습니다. ㅋㅋㅋㅋ)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전지에 학교의 프로그램들을 쓰고 그려가며 토론하던 생각이 납니다. 관리자를 설득해 새로운 계획으로 더 나은 학교를 약속할 것을 책자에 담았고, 열심히 남은 학기를 살았던 기억도 납니다. 


 저는 더 이상 그곳에서 근무하지 않지만, 가끔씩 머릿속이 많은 기억과 생각들로 차오릅니다. 그립습니다. 

다들 잘 있는 거겠죠? 



목업 이미지 출처: 그래픽 피어

"훌륭한 작업들을 가지고 이렇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랭코


이 글이 마음에 드신다면 '구독'버튼을

나눌만한 가치가 있다면 '공유'버튼을 눌러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이력서 인포그래픽 디자인 후기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