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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고재비 Jul 31. 2018

매체가 주는 학습 경험에 관심을 가지면

동영상을 책 처럼 넘겨보는 edwith '비디오 슬라이드' 


매체가 주는 학습 경험 


 저에게 석사 학위 논문이 무엇이냐고 물으실 때마다 저는 약간 부끄러워했습니다. 일단 논문 제목이 20자 가까이 되면 온갖 수식어가 남발되기 때문이고, 논문을 쓰기 위한 나름의 조작적 정의가 있었을진데 그것을 어디까지 설명을 해 드려야 하나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기 때문입니다. (고작 석사 논문 하나인데요? 그래서 제가 붓을 꺾었나 봐요) 


 그런데, 저는 '매체'에 대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동영상 강의' 였습니다. 스트리밍 되는 동영상 안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을 때 학습적으로 더 효과가 좋을까와 관련한 요인에 요인에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였어요. 제가 이런 연구를 프로포절 했던 것은, 1) 당연히 매체에 따라 제공되는 학습경험이 다르다 2) 같은 매체여도 특정 input 요인이 달라지면 매개 요인을 타고, 학습의 효과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학습에 있어서 매체의 종류가 실제로 영향을 주느냐는 아주 중요하면서도, 오래된 논쟁입니다. "매체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어떤 전략을 써서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아니다, 매체도 영향을 준다"는 주장이 충돌하면서 수십개의 치고 박는 논문을 남겼죠. 


 http://m.cafe.daum.net/new-eduguide/PKzQ/8?q=D_CDCHocTi6vM0&


 매체 자체가 학습에 영향을 전혀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수 없이 쏟아지는 신기한 교육 매체로 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실제 쏟아지는 매체와 이를 다양하게 변형하여 판매하는 것은 꽤 잘 먹히는 비즈니스가 되었지요. 매체의 효과를 믿지 않는다면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미디어를 위해 투자를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테니까요. 


 어쩌면 게을러지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매체와 관련한 연구는 지금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개는 저처럼 이미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거라고 간주하고, 실험을 하거나 질적인 분석을 하는 연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회사에서 N년을 구르고 나니, 당장 학습에 대한 효과성을 검증하고 싶다기 보다는 우선 편리한 것이 좋습니다. 

 

 Youtube 동영상으로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왜 Youtube로 공부를 하나요? 책도 있고, 잘 정리된 문서도 많잖아요. 라고 물었더니 "영상은 손을 쓰지 않고 눈으로만 보고 귀로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아무것도 안 건드려도 자동으로 재생되고 넘어가잖아요. 손으로 계속 넘기거나 스크롤 하는 건 너무 귀찮아요. 동영상은 정신만 바짝 차리면 되요." 라는 의외의 대답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선은 편리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게 공부라지만, 컴퓨터로 여러 창 뛰어놓고 메신저 여러 개 쓰면서 힘들게 하루를 보내는 우리에게 심플하고 간단한 것은 너무 소중한 것입니다... 게으를 수 있다는 것, 편리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서비스에서 중요합니다. 그리고 에듀테크에서는 진짜 소중한 것입니다.  안 그래도 공부 하기 싫은데...


 거기에 플러스로 집중이 잘 되는 환경, 메시지와 소통하는 환경, 나의 인지에 적합하게 맞춰지는 환경이 주어지면 그것이 '잘 설계된 학습 환경/ 학습 경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treaming Video 를 Printed book으로 


 edwith에서 최근에 '비디오 슬라이드'를 자체 영상 플레이어에 도입했다는 소식을 개발팀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어떤 콘텐츠에 이 기능을 도입해 볼까 하다가, 해외 유명 번역 강의 프로젝트 중 하나에 이 기능을 도입해 보기로 했습니다. '비디오 슬라이드'는 자막을 기반으로 자막+영상화면을 정지 이미지로 추출해 책 처럼 넘겨볼 수 있게 만든 것. 즉 동영상을 웹툰이나 카드뉴스처럼 넘겨볼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 주는 기능입니다. 

 

어떤 콘텐츠에 이 기능을 적용할까 잠시 두근거렸는데... 해외 유명 강의를 번역해서 가져오는 프로젝트들에 이 기능을 도입해보면 좋겠다 싶었지요.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속도가 나랑 맞지 않을 때도 있고(어떤 말은 너무 빨리 지나가고, 어떤 말은 너무 느리게 지나가고), 학습자료(PPT)와 자막을 동시에 읽어야 할 때는 시간 대비 너무 많은 텍스트에 눈이 어지러운가 하면, 인사말처럼 별 내용 없는 말은 지루해서 빨리 넘기고 싶었으니까요.


 그래서 edwith에 신규오픈한 iOS 11 (스탠포드 강의 번역) 콘텐츠에 적용 시켜 보았습니다. 

 

 1. 일반적인 모바일 학습 환경 


 일반적인 모바일 학습 환경(edwith 모바일 앱) 입니다. 강의에 접속하면 동영상 콘텐츠. 그리고 동영상을 학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리노트 등이 제공됩니다. 화면을 클릭한 후 상단에 뭔가 누르고 싶은 버튼을 누르면 비디오 슬라이드로 전환이 됩니다. 

모바일에서의 화면 view. 강의 노트가 살벌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2. 비디오 슬라이드 전환 


 비디오 슬라이드로 전환을 해 보았습니다.  아래에 장장으로 표시된 페이지를 탐색하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화면을 오른쪽을 클릭하면 책처럼 넘어갑니다.  간단한 인삿말은 기다리지 않고 스킵하고, 설명이 있는 부분에서는 PPT를 번갈아 보거나 다시듣기로 다시 한번 설명을 들었습니다. 

2줄의 자막은 1장의 페이지가 되었다 


3. 챕터별 탐색 


여러 장의 페이지는 묶어서 하나의 챕터로 만들 수 있고, 학습자는 챕터별로 내용을 정복할 수도 있습니다. 

챕터 탐색중...

 



하나의 매체로 두 가지 학습 경험을 


비디오 슬라이드 기능을 적용하면 콘텐츠 제공자 입장에서는 '동영상'이라는 매체 하나만 준비 하여도 학습자에게 두 가지 다른 매체의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 슬라이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편리했던 점은 1.5배속, 2배속 고정된 배속이 아니라 내용마다 나에게 맞는 속도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인지 과부화를 피하기에도 좋았다는 점입니다. 내가 모든 내용을 동일한 배속으로 이해하진 않았으니까요. 


 교육공학 전공자로서 매체를 가지고 실험해보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 일입니다. 최근에는 콘텐츠 만들어내랴 사업하랴.. 실험같은 건 해 보지 못했는데, 간만에 무언가 실험을 해 보는 재미있는 느낌 


 마이크로러닝이며 Youtube며 동영상이 학습 분야도 장악하고 있지요. 기존 Web-based 학습에서 버튼을 누른다거나, 질문에 답을 한다던가, 텍스트와 영상과 애니메이션 등을 번갈아 설계했던 것과 달리 동영상에서는 무얼 설계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재미있게 말하는 강사 개인의 역량이나 빠른 호흡, 늘어지지 않게 만들어 주는 효과음 정도? 그래서 비디오 슬라이드는 동영상 기반의 학습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는 가꾸어 가는 사람의 역량에 달렸겠지만요.  


 Come and Join us, 함께 실험해 주세요.


  비디오 슬라이드 기능은 edwith 모바일 앱 'Swift를 이용한 iOS 11 만들기' 강의에서만 가능합니다. 




상단 이미지 출처: edwith 공식 블로그 (한은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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