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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는 어떻게 혁신적 교육 모델을 스케일업 할까?

혁신적 교육 모델의 스케일업과 Tech의 역할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스스로 소개할 때, “저는 IT분야에 적용되는, 또는 IT를 활용한  혁신적 교육 모델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라는 표현을 종종 쓴다. 막상 나의 하루 일과들은 사업 계획을 짜거나, 홍보 문구를 고민하거나, 계약서를 들여다보거나, 데이터를 보는 등 아주 다양한 범주의 기획일과 운영일들로 채워진다. 나는 때로는 경영자처럼 일하고, 다른 때에는 마케터처럼 일하지만 많은 시간을 음료수를 깔거나 출석부를 정리하고 있다.


한 마디로 내가 하는 '직무'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의 미션을 먼저 소개하기 시작했다. 일의 경중을 떠나 궁극적으로 내가 하는 모든 일들이 ‘혁신적 교육 모델’을 만들기 위한 과정에 속한다는 건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이 일을 한 지도 5년을 거의 다 채워간다. '소셜벤쳐'라던가 '사회적 기업'이라는 분야가 비교적 최근에 생태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나는 이 쪽에선 꽤 굴러먹은 사람에 속한다. 영리와 비영리의 중간 어디쯤에 내가 하는 일이 있다. '적극적인 태도로 직접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해 나갈 것, dominant하고 powerful한 모델을 만들되 공공의 이익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을 것, 실력 있고 뜻 있는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게 만들어주고, 내 사업을 지렛대 삼아 다른 좋은 일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게 도울 것, 내가 만든 콘텐츠/교육 프로그램으로 공부한 이들이 진정한 성장을 할 수 있게 만들 것...'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고, 또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나 결과, 임팩트에 대한 갈증이 강하다. 사회 변화는 타 오르는 분노나 열정만큼 빠르지 못하다.


이 일을 5년이나 한  나 자신은 얼마나 많은 혁신적 교육 모델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을까? 여전히 시도해 보지 못하는 것을 꾸준히 해 볼 수 있는 환경적 축복을 누리고 있고, 나 자신도 나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정말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0개에 수렴하는 것 같다. 내가 하는 일은, 아니 우리가 하는 일은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과정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만큼, 끝에서 또 다른 과정을 만나게 되는, 그런 일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내 자신의 결과물들을 되돌아 보며 자조적으로 내뱉는 말이 하나 있는데, “음, 꽤 괜찮긴 했는데, 그래도 혁신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스케일업 되지 않는 것은 혁신이 아닙니다.” 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확산되지 못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다


큰 것이 항상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혁신’에 관해서라면 약간 규모에 집착하게 된다. 퍼져 나가지 않고 소수만이 점유하는 곳에서 머문다면, 아무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도 그것을 ‘혁신’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혁신은 우리의 일상으로 정착된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대부분의 '혁신적인 것'들, 그리고 '스마트폰'이라는 물건 그 자체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대 부분의 혁신은 처음에는 다소 괴짜처럼 여겨진다. 심한 것은 '굳이 필요 없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새 둘러보면 그것은 널리 퍼져있고, 대세가 되어 있다.


퍼지지 못하는 것은 그대로 사라진다. 꽤 괜찮은 모델도 사회적으로 시기가 잘못 맞으면 퍼지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져버린다. 사라져 버린 것들... 아쉽지만 우리는 그것을 더 이상 혁신이라고 불러 주지 않는다.


What makes (                 ) Innovation?


 IT분야에서는 '혁신'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와 같은 단어를 '집착'이라기 느껴질 만큼 숭배해 오고 있다. 어떤 서비스를 어떤 목적으로 만들던 표면적으로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든다'는 결과에 귀결해야 한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미드 '실리콘밸리'의 한 장면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그려진다. 얼떨결에 스타트업을 경영하게 된 주인공이 어벙벙하게 Tech Crunch에 참여하는 에피소드가 초반부에 등장하는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회사 티셔츠를 하나같이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사업 피칭을 하면서 'To make the world better place"라는 말미에 붙이는 장면들을 코믹하게 그려낸다.

Nerd 들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IT는 여러 단계를 축소시켜,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데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직거래가 가능캐 해서 불필요한 유통 마진을 없애고, 사회를 투명하게 만들어 주며, 사람들 간의 소통을 도와주는 도구인 것이다. IT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은 현재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을 만들어 냈지만, 묘하게 그 사람들은 개인적인 부를 위해서만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고 사회적인 혁신가처럼 보여야 한다. 의문을 던지는 사람, 기존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처럼 보인다.


에듀테크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 역시 '테크'라는 무기는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기 위한 도구라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 지난 1년 동안 '에듀테크 읽어주는 여자'라는 필명으로 글을 써 왔다. '에듀테크'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스스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묘한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늘 말하는 '에듀테크'에 대해서 단 한번도 제대로 정의내려 본 적이 없으면서 그 단어를 맹목적으로 부르짖은 것은 아닌가? 라는 반성적 사고가 들어 필명을 바꿔야 하는 고민을 이제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전까지의 나는 '기술은 인류를 진보시킨다'는 아주 강한 기술적 낙관주의자이면서, 인간의 가장 복잡한 능력 중 하나인 '학습'의 영역도 기술이 진일보 시킬 수 있을 거라는 의심 없는 믿음을 가졌왔던 것. 


내가 e-book으로 집필한 3권의 책 역시 '에듀테크'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등장하고, 이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정의 내려 주지 않는다. 한 독자는 나에게 그래서 에듀테크가 뭐냐고 되물었는데, 너무나 당연하게 써 왔던 말이라 오히려 말문이 턱 하고 막혀 버렸다. "어...그거는..." (속으론, 이런 뻔한 걸 왜 묻지?) 나름 성실한 대답을 만들어 내려던 찰나 "교육을 하는데 왜 기술을 써야 되는지 저는 잘 공감이 안 되어서요"라고 쐐기를 박았는데, 약간 할말을 잃어버렸다. 아니, 요즘 기술이 안 들어가는 곳이 어딨다고 나한테 저런걸 묻지? 라는 생각에 잠시 잠겼다가 아니 진짜 그럼 왜 교육에 기술을 써야 하는거야? 라는 철학적 질문에 마침내 도달하게 되었다.


아니, 진짜 뭐하러 교육을 혁신 하는데 테크를 쓰는 거야?


그제서야 나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했다. 때는 바야흐로 2018년. 요즘 세상에 IT 기술을 안 쓰는 혁신도 있나? 오랫동안 테크와 혁신 두 가지 키워드에 집중해 온 터라 그 외의 것들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게다.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꼭 IT 기술만이 효과성과 효율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었다. 진정한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는, 더 좋은 대안도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무언가, IT 기술만이 만들어 줄 수 있는 부분이나 또는 IT 기술의 덕을 많이 보는 영역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우리는 '기술이 도달하게 해 주는 것'을 무엇으로 정의를 내릴 것인가? 나는 결국 혁신의 마지막 단계 '확산'에 방점을 찍는 역할에 IT 기술이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오랫동안 메시지 설계나 채널 설계에 대한 고민이 컸기에, 이런 생각의 전환은 나로써는 특별한 것이다.




사회적 혁신의 6단계, 그 마지막은 스케일업
사회적 혁신의 6단계, 문제를 제기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고안되고 그것이 유지되어 스케일업된다



 사회적 혁신은 누군가가 문제를 제기하고, 거기에 대한 해결책이 등장하며 그 해결책이 지속가능하며 퍼져나갈 때 가능하다. 이 과정은 직선적인 것이 아니라, 나선형으로 순환하는 것이다. 사실 아주 단순한 모델이다. 그리고 IT기술은 특정한 단계에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과정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를 인식하여, 변화를 촉발할 때까지에도 테크는 큰 역할을 하고 있고, 기술적인 부분이 가미된 해결책 프로토타이핑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는 적정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이것들을 만나기도 하고, 혁신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이것들을 접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양한 문제에서 끊임없이 해결책을 고민해 본 바, 이 여러 단계 중 가장 어려운 것은,  그것이 어떤 문제이던 간에 내가 만든 해결책을 지속가능한 모델로 만드는 것, 그리고 그것을 퍼뜨리는 것이다. 아주 좋은 해결책은 쉽게 고안되지만 대부분은 그 좋은 해결책을 유지하고 퍼뜨릴 수 없다. 단기간에 큰 돈을 붓는 해결책, 인간의 과한 노력을 필요로 하는 해결책은 아주 잠시 스포트라이트를 받더라도 동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솔루션을 유지하고 이를 스케일업하는 과정에서는, 효율성의 극대화를 통한 효과성의 증대가 필요하다. 이를 '에듀테크'라는 분야로 한정지어 설명한다면, 학습경험의 손실 없이 효율성의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말로 바꾸어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효율성은 적은 노력(인간의 노력, 비용)을 들여 최대의 효과(학습 성과, 학습 수혜자 확대)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대개 '학습'에서 효율성과 효과성은 동시에 획득되기 어려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효과성과 효율성은 동시에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성질을 가진다


나는 학습에서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설명하기 위해 바퀴 그림을 자주 사용한다. 바퀴의 윗면과 아랫면에 동시에 땅에 닿을 수는 없지만, 서로 바닥에 닿기 위해 바퀴가 굴러가고, 어떨때는 효율성이 바닥에, 다른 때는 효과성이 바닥에 닿으면서 우리의 교육 모델들은 발전해 왔다. 산업혁명 이전의 시대를 나는 ‘개인교사’가 교육을 전담하는 ‘효과성’의 시대라고 부르고 싶다. 비용이나 효율 같은 것들을 차치하고 누군가를 가장 진실하게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은 그를 1:1로 밀착마크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시대를 거치면서 모두에게 교육의 기회는 늘어난 반면, 밀착마크의 교육 기회는 줄어들었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교육의 대량생산 시대가 온 것이다. 교사 한 명이 40명의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 교과서를 만들고, 그 내용을 검/인증하며, 학생들을 교실이라는 정형화된 공간에 불러 들여서 모두 동일한 시간 동안 학교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대량생산 교육은 짧은 시간에 비교적 훌륭한 인재들을 만들어 주었다. 실패라고 부르기엔 비교적 많은 교육의 수혜자를 만들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내가 제 아무리 잘났더라도 1918년의 교육 시스템 아래에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우리는 예전의 ‘밀착마크’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 좀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지금의 찍어내는 교육이 아닌, 개인에게 맞춘 교육이 제공될 수 있다면... 이런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수 많은 혁신적 교육모델 들이 있다. 어떤 것들은 실패하고, 어떤 것들은 성공했다. 다만 나는 오직 성공한 혁신적 교육모델들에서 지속가능함, 나아가 ‘스케일업’을 보았다. 


나는 성공한 혁신적 교육모델에서 ‘스케일업’을 보았다.


칸 아카데미, 미네르바, 에꼴42, 나는 이 혁신적인 모델들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케일업’ 능력을 보았다. 완벽한 LMS들은 마치 선생님이 학생을 직접 눈 앞에 두는 것과 같이, 학습경험 & 교육 경험에서의 손상이 없는 가상의 교실을 만들어 낸다. 교실이라는 곳이 왜 필요한가? 라는 의문에 ‘진짜 세상에 있는 문제를 찾기 위해서’라는 답을 준 미네르바 스쿨은 교실 없이 전 세계를 떠돌아 다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교수진으로부터 강의를 받을 수 있고, 기존의 교실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더불어 테크를 이용한 이들을 모델은 수혜자를 늘리고,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학습 경험의 손상 없는 교육의 스케일업’을 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바로 이 점에서 ‘교육 혁신’에서 테크가 해야 할 구체적인 역할을 발견했다. 요즘 세상에 테크 없는 혁신이 어디있어? 라고 막연히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정말로 누구든지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여의 방법 말이다. 




여기에 내가 생각한 3단계의 기여 방법이 있다 


오랫동안 살펴보았던 사례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 번 느꼈던 것을, 두 번 그리고 세 번 느껴보려고, 그리고 그들에게서 공통점과 통찰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내가 막대하게 돈을 투자하고 있는 '테크'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짚어 넘어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테크는 오프라인 교실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교육을 혁신한다


MIT Media Lab의 수장이었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는 1995년에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을 통해, 미래에는(이미 현재가 되었지만), 앞으로는 기존의 산업을 어떻게 ‘비트화’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의성패가 갈릴 것이라 예견했다. 기존의 아날로그의 것을 디지털의 것으로 바꾸는 ‘Digital Transformation’은 실제 현재 우리에겐 당장에 닥친 과제이다. 우선, 이 부분만 테크에서 제 역할을 해 주어도, 즉 오프라인 교실을 온라인에 똑같이 만들어내고 이것을 복제하여 사용함으로써 테크는 혁신 교육을 스케일업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칸아카데미’는 내가 느낀 바, 이 부분에서는 가장 앞서 있고 제대로 하고 있는 교육기관 중 하나이다. 그리고 알다시피, 이 교육기관은 엄청난 대성공을 했다. 칸아카데미의 LMS와 콘텐츠는 매우 강력한데,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고 콤팩트한 흐름을 가진 콘텐츠를 훌륭한 LMS가 유기적으로 감싸고 있다. 이 때문에, 칸 아카데미의 가이드를 잘 따라서 콘텐츠만 활용해서 왠만한 '교실 실패'를 방지할 수 있다. 


https://www.ted.com/talks/salman_khan_let_s_use_video_to_reinvent_education/transcript?language=ko


얼마든지 복제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양질의 교실.' 마치 선생님이 한 명씩 붙어서 가르쳐주는 것과 같은 교실을 온라인으로 나눠쓰지만, 선생님은 지치지도 않고, 비용이 더 들지도 않는다. 칸아카데미 시스템이 디자인한 양질의 학습경험이 추가적인 비용 없이 무한 증식 가능해 지면서, 학습경험의 손실 없는 효율성의 증대가 가능해 졌다. 이렇게, 오프라인에서나 가능할 것 같았던 '대화형 학습'과 '밀착 코칭'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구현해주는 교육의 비트화를 통해 칸아카데미는 교육 혁신의 첫 걸음을 완벽하게 시작했다. 


우선은 훌륭하게. 그리고 그것을 복제 할 수 있게. 이것이 내가 생각한 1단계의 접근법이다. 


오프라인에서 획득하기 어려웠던 가치를 테크가 더해줌으로써, 혁신성을 확보한다 


하지만 그대로 옮기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더해줄 수도 있다. 단순한 '복제성' 이외에 테크만이 줄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연결'일 것이다. 


테크의 연결은 Longtail의 Supply와 Demand를 이어줄 수 있다는 점이 항상 감동스럽다.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이 갖추어야 할 Talent package는 너무 다채로워져서,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 지 늘 찾아 헤매게 된다. 정의 내릴 수 없는 직업도 많아지고, 나처럼 스스로의 일을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럼 그런 희박한 수요와 희박한 공급들을 어떻게 이어주는가? 그들을 이어주면서 교육의 단가(가격과 비용)를 어떻게 맞춰서 지속가능한 거래와 마켓을 만들어낼 것인가? 


이 점에서, 가장 감동스러운 것은 유다시티의 '나노디그리'나 'Udemy'같은 온라인 오픈 플랫폼이다. Udacity는 그들의 자체 기획력과 콘텐츠 제작력으로 1)희박하지만 확실한 수요와 공급이 있는 분야를 찾았다. 2)고객들을 만족시킬만한 양질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설계하고, 매력적으로 패키징하여 시장에 내어 놓았고 3)이 프로그램의 '선생님'의 역할을 해 줄 리뷰어를 직접 양성하고 찾았으며 4)리뷰어에게는 만족스러운 소득을, 학습자에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을 만들었다. 


http://www.bloter.net/archives/247761


Udacity가 주로 내어 놓는 '프로그래밍' 교육, 특히 개발자가 되기 위한 professional 프로그래밍 교육은 전통적으로 '도제식 교육 방법'을 통해 후배들을 양성함으로써 가능했다. 이 분야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대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에은 기본기만 다져 놓은 상태에서 학생을 졸업시키고, 기업이 그들을 고용한 후, 선배- 후배들간 '도제식'으로 최신의 기법들을 전수하는 교육을 해올 수 밖에 없다고 여겨졌던 분야이다. 


하지만, 기업이라고 이런 역할을 기쁘게 자청할 리 없다. 이른 바 '중고 신입'을 기대하기 시작하면서, 이 분야의 교육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블라인드 테스트라는 것이, 학벌을 보지는 않으나, 철저한 실력을 검증한다는 면에서 교육은 더 절실해졌다고 볼 수도 있다. Udacity는 특히 머신러닝, 딥러닝과 같은 최신 기술 분야의 폭발적인 수요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있다. 그들의 프로그램은 교육 콘텐츠로 학습을 한 후, 코드를 제출하면 '리뷰어'라고 부르는 온라인 선생님이 코드를 리뷰해서 피드백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이었다면, 이러한 연결은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선, 코딩이라는 것이 분야별로 매우 다른 skill set을 가지고 있는 니치(niche)한 영역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줄만한 선배 개발자들은 몸값이 비싸서,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그들에게 ROI(Return on Investment)가 떨어지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연결된 세상에서는 비교적 이런 '온라인 스승'을 구하기가 쉽다. 실제 '머신러닝' 전문가라면 온라인 멘토 정도의 부가가치를 내는 일을 직업적으로 만족할리가 없지만, 그가 속한 곳이 파키스탄이나 인도 같이 비교적 임금이 낮은 곳이라던가, 자기가 하는 일에서 사이드잡으로 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기 때문. 


이렇듯, Udacity는 오프라인에서 관습적으로 이어지던 도제식 교육을 온라인으로 퀄리티의 손상 없이 복제했을 뿐만 아니라, 서로 니치(niche)한 공급과 수요를 이어줌으로써 온라인에서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던 교육보다 훨씬 더 규모있는 교육이 가능하게 되었다. 회사 안의 부서에서, 선-후배간 이어지던 교육을 전 세계로 확장시켰으니, 이것은 과연 '스케일업'이라고 할만 한 것이다. 


느슨한 연결. 그것은 온라인에서만 가능하다 


오프라인에서 어려웠던 것을 온라인에서 순탄하게 하는 것에서 나아가,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연결'을 고민하면 그것은 3단계에 해당된다. 


블록체인과 같은 거래 시스템을 생각해보자. 느슨하고, 탈중앙화되어 있지만, 서로 투명하고 신뢰가능하며, 결과적으로 거래 비용(transaction cost)를 혁신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완벽한 스케일업이 될 것이다. 


https://disruptionhub.com/woolf-university-blockchain-education/

사실, 블록체인과 같은 느슨한 연결은, 아직 현실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영국 Oxford에서 도모하고 있는 최초의 블록체인 대학 'Woolf'의 백서를 읽어보면, 이런 세상에 곧 오겠다는 희망이 들곤 한다. 전 세계의 대학에 속한 학생이나 교수 등이 불합리하고 딱딱한 학사 행정을 건너뛰고 자신이 원하는 트랙을 설계해서, 투명한 비용으로 배우고, 그 기록을 남기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 그들의 요지이다. 


이 정도 사이즈는 되야 스케일업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잠시 감탄해 본다. 다만, 블록체인은 어느 분야이나 마찬가지로, 주목 받고 있지만, 그에 비해 실현시킨 것은 많지 않아 조심스럽게, 탈중앙화된 느슨한 연결의 미래가 교육에서도 종착지가 되지 않을까 예측해 볼 뿐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07/2018100701345.html




방법적 혁신에만 머물면 잊혀진다 


테크가 만들어낸 교육을 상상하는 일을 월급을 받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실현시키는 것은 나의 오랜 숙제이다. 몇 년 간의 짧은 경험이었지만, 상상하고 없애고, 만들고 부수고를 반복하며 수 차례의 실험을 해 본 결과 느낀 것은, 방법적 혁신에만 머무는 것은 쉬이 잊혀진다는 것이다. 


존재함으로써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 직장생활에서도 '존버'가 재능이듯, 혁신적 모델은 파격적인 혁신성과 더불어 '존버'할 수 있는 스케일업 능력의 여하에 따라 잊혀지기도 하고 영원히 기억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억에 남는 혁신 모델을 만들기 위해 '스케일업'을 고민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테크'의 역할을 찾고 있다. 위의 글은 2018년 현재에서 이 일을 잘 해내기 위한 나의 고민의 총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방법적 혁신에만 머물면 잊혀지고 만다. 우리, 잊혀지지 말자. 

 


e-mail: annalee102@gmail.com

facebook: https://www.facebook.com/annah.lee1

Linkedin: www.linkedin.com/in/hyoeun-lee-edutech


*위의 글은, 버즈클래스 토커런스의 발표 내용을 글로 옮긴 것입니다. 

발표 자료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인용을 하실 경우, 출처를 밝혀 주세요. 

https://drive.google.com/file/d/1S_baNLzKcTX5edPXpm1OHe4hXcdBtwfY/view?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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