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 타인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

by 아구구

우리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어느덧 10월도 지나가고 있다. 가을은 쓸쓸함의 계절이랬나. 지난 달은 내가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겪고 외로움을 겪고.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


인간이란 무엇일까란 사색에 잠겨있을 무렵, '인간 실격' 이라는 책 제목에 본능적으로 끌리게 되어 이 작품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는 무엇이 주인공을 망가뜨렸는지,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얻는 교훈은 무엇인지 분석하고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 출처-예스24작가 파일



작품 소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이라는 작품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사회적 가면 속에 살아가는 주인공 "요조"가 겪는 내면의 고통과 자기 연민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 나간다. 이러한 고통이 극대화되고 점점 망가져가는 주인공을 보여주며 본인 스스로 인간 실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나는 인간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첫 구절이다.

첫 페이지를 보자마자 심오하며 우울한 분위기로 내용이 전개될 것임을 암시한다.


요조는 타인의 호의를 얻기위함과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받는 미움이 두려워서 익살을 떠는 선택을 한다.

그는 누구에게도 진실되지 못하였고 심각한 심리적 압박 속에서 살았으며 아무도 그가 이러한 고통을 겪는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였다.

남들에게 비춰지는 그는 그저 인기가 많고 집안이 풍족하며, 재미있고 머리가 좋은.그야말로 흠잡을데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요조는 결국 내면의 고통을 버티지 못하고 유흥과 약물에 빠졌으며 연인과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비판받는 주인공



이러한 전개와 결말은 독자로 하여금 의구심을 품게 한다. 아니 어쩌면 요조가 혐오스러울지도 모른다.


요조가 이러한 평가를 계속해서 받는 이유는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나름 "잘 살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토록 내적 고통과 열등감에 대해 서술하며 망가지고힘들어하며, 자살시도까지 몰고 갈 정도로 괴로운 인생이라면, 적어도 이러한 행동들이 납득 가능한 불우한 환경이나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저더러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들 쪽이 저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안락해 보였습니다.



부유한 집안 출신에, 학창 시절부터 타고난 두뇌로 순위권 성적, 타고난 입담으로 끊이질 않는 인기와 이성교제. 대체 무엇이 요조라는 인간을 그토록 공허함과 내면의 고통에 시달리게 하고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



미움받을 용기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익살이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사람이란 것이 알 수가 없어 졌고 저 혼자 별난 놈인 것 같은 불안과 공포가 엄습할 뿐이었습니다. 저는 이웃 사람하고
거의 대화를 못 나눕니다. 무엇을 어떻 게 말하면 좋을지 몰랐던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저의 최후의 구애였습니다. 저는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도 아무래도 인간을 단념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사회적 위선속에서 선택한 방식은 '익살' 이었다.

요조는 자기 가족한테까지 본인의 성격을 드러내지 않고 남들이 좋아하는 성격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삶을.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그는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고민거리가 있어도, 진중한 대화를 하고 싶어도 '이런 얘기는 다들 안 좋아하니까' '이런 말을 하면 날 싫어하겠지'

'내 이런 음침한 모습을 솔직히 보인다면 나에게 화를 내거나 날 떠날 거야' 라는 생각들을 하며 본인의 솔직한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다.


요조는 미움받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한 나머지 주변사람 아무도 완전히 믿지 못했다.


그렇게 남들이 듣기 좋은 말. 남들이 재밌어하는 말. 듣고 싶은 말만 하면서 살아가다 보니 주변에서 인기는 많을지언정 자기 자신은 점점 망가지고 있던 거였다.


요조는 타인의 기대에 대한 두려움속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의 내면은 점점 고립되어갔다. 그는 모든 걸 의미 없게 생각하는 지경까지 이른다.


“아무래도 좋아, 어차피 이 세상엔 날 즐겁게 해주는 것 따윈 없어"




나의 생각 - 타인의 평가 vs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삶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는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 사람인지 이해하는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돈버는 것에 열중하며 주말에 쉬지 않고 투잡을 뛰면서 자연스레 취미활동과 주변관계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에 노는것과 여가생활에 열중하며 미래에 대한 저축과 투자를 어느정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서로에게 그렇게 사는 삶은 불행하다 평가할 것이다.


누군가는 한 연예인의 열렬한 팬으로써 돈과 여가시간을 할애하며 각종 콘서트와 팬사인회에 나간다. 또 누군가는 자동차에 거금을 써가며 각종 튜닝을 하며 자동차 동호회에 나간다.

이렇게 사람들은 어느 분야든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하며 살아간다. 설령 그것이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 안된다, 미련한 짓이다 라는 등의 비난을 받을지라도 말이다.


요조에게는 이러한 비난을 견뎌낼 용기가 있었을까?

아니 그전에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았을까? 요조는 '타인에게 보여지는 자신'에게 너무나 집중한 나머지,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는 제대로 하지 못하였던게 아닐까



인간 실격이 주는 교훈



내가 깨달은 점은. 모든 것의 의미부여는 타인이 아닌 본인이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굳이 비싼 음식을 줄 서서 먹을 필요도, 음반을 직접 사서 들을 필요도, 시즌한정 옷을 사러 갈 필요도, 공연을 보고 악기를 배우고, 스포츠나 레저활동을 하고 여행을 다닐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사소한 것들에게서 즐거움을 느끼거나 소중한 추억을 만든다.


누가 뭐라하든간에 상관 없이 단지 본인이 좋고 스스로에 대한 만족일 뿐이다.


내가 하는 취미생활은 내가 좋은 거고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내가 좋은 것이다.


집안이 부유하고, 인기가 많고, 학업성적이 우수하다해서 반드시 행복한게 아니었다.

진정한 자기만족은 생각보다 사소한 것들에 있었다.


" 그 나이 먹고 철 좀 들어라 "

" 그 시간에 뭐 한번 더하겠다 "

" 돈 아깝게 뭐하러 여행을 가냐"

" 해봤자 돈벌이도 안된다"

"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하겠다"


나 역시 이러한 남들의 평가들이 두려워서 좋아하는 것 조차 숨긴적이 있는듯 하다.


이렇게 타인에 맞춰서 남에게 칭찬받는 사람이 되려 하지 말라는 것을. 우리의 인생은 타인이 아닌 나 자신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간 실격은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