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권태주 우리문학 발행인 Dec 9. 2022
부산에 오면 무언지 모를 편안함이 있다. 무뚝뚝해 보이는 택시 기사님들도 말문이 트이면 도착지까지 부산 사투리가 끝이 없이 이어진다. 박목월시인의 경상도사투리가 생각난다. 안 가본 곳을 많이 다니려고 했지만 시간이 짧다. 국제시장, 깡통시장,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여유로움과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 깨끗해진 거리와 다양한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모여든 비둘기들은 갈매기들을 저만치 밀어내 버렸다. 마천루들로 채워지는 해안가는 세계 여느 도시 못지않게 멋진 풍경이다.
해동 용궁사는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바닷가 암자였을 절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온종일 붐빈다. 절 입구에서 부산 어묵을 한입 베어먹으니 입안 가득 바다향기가 난다. 택시를 타고 광안대교와 부산대교 풍광을 보며 도착한 흰여울문화마을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피난민들이 오르내렸던 가파르고 좁다란 언덕 계단과 골목길이 애잔하게 가슴에 젖어온다.
용두산 전망대를 오르는 에스컬레이터는 참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지난겨울 찾았던 말레이시아의 페낭 언덕을 오르던 트램과 많이 비교되었다. 돌아오는 길, 양손에는 부산의 삼진어묵과 소소한 물건들이 가득하지만 조금도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부산역까지 달려와 반겨주는 나의 안면도 절친을 만나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마시며 짧은 시간이지만 즐겁게 정담을 나누고 동탄역으로 향하는 SRT 기차에 몸을 싣는다.
짧은 1박 2일의 가족 여행, 그 사이 일본으로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던 둘째 아들이 여권이 만료되어 비행기를 못 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해프닝까지 전화로 듣는 1월 어느 토요일의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