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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06. 2022

넓은 세상을 볼 거야!

달콤시리즈 110

넓은 세상을 볼 거야!





키가 크고 싶은 병아리가 있었다.

이름은 밍밍!

밍밍이는 바람을 타는 병아리 뽀득이처럼 하늘을 날고 싶었다.

하지만 

병아리가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걸 알고 고민했다.

하늘을 날 수 없다면

더 높은 곳에 올라가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그런!

밍밍이가 선택한 것이 있었다.


"따라오지 마!"

타조는 자꾸만 따라오는 병아리를 향해 말했다.


"삐약! 삐약!

그러니까 키 크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병아리는 타조처럼 키가 크고 싶었다.


"넌!

타조가 아니잖아."

타조 털털이는 자꾸만 따라오며 묻는 병아리 밍밍이가 싫었다.


"난!

타조처럼 키가 크고 싶으니까 알려 줘?"

밍밍이는 좀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타조가 달리면 따라갈 수 없어서 항상 타조 등에 올라타 있었다.


"제발!

등에서 내려오면 좋겠어."

털털이는 가끔 밍밍이를 등에서 떨어뜨리고 싶어 몸을 흔들었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타조랑 닭이랑 다른 게 없잖아?"

밍밍이는 타조를 지켜보면서 하나하나 비교했다.

날개가 있지만 닭이나 타조는 새처럼 하늘을 잘 날지 못했다.

그런데

타조는 키가 크고 닭은 아주 작았다.

밍밍이는 그게 싫었다.

키도 타조처럼 커야 한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키가 크는 방법이 있지?"

밍밍이는 달리는 타조 깃털을 붙잡고 물었다.


"없어!

없다니까."

타조는 귓가에 대고 삐약거리는 밍밍이가 싫었다.


"내가 다 알아!

타조는 키가 크는 방법이 있다는 것."

하고 밍밍이는 털털이에게 가끔 모든 걸 아는 것처럼 말했다.


"안다면서!

내게 왜 물어?"

털털이가 묻자


"히히히!

더 정확히 알아야 하니까."

밍밍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알긴!

하나도 모르면서."

털털이는  귓속이 간지러워 들판을 달렸다.

가장 빠른 속도로 달리자 밍밍이는 멀미가 났다.


"멈춰!

아니면 천천히 달려."

밍밍이는 타조 등에서 떨어질 번 했다.


"그러니까!
닭들이 사는 곳으로 돌아 가."

타조가 말하며 더 빨리 달렸다.


"아니!

키 크는 방법을 알기 전에는 절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밍밍이가 말하자


"다 안다며?"


"알지!

다 알지.

하지만 직접 들어보고 싶어."

밍밍이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했다.


"닭들은 노력해도 크지 않아!"

털털이도 날개를 가진 새들이나 닭들이 타조처럼 크지 않다는 게 신기할 때가 있었다.


"나도 닭처럼 작으면 좋겠다!"
털털이는 가끔 키가 커서 싫을 때가 있었다.


"왜?"

키가 크니까 들판에서 노리는 녀석 들이 쉽게 찾잖아."

털털이는 가끔 맹수들의 표적이 될 때가 있었다.


"빠르니까 걱정 없잖아!"


"그건!

그렇지.

아직까지 누구도 날 잡아먹지 못했으니까!"
털털이는 호랑이나 하이에나가 가까이 오면 신나게 달렸다.

표범이나 재규어도 털털이를 잡아먹으려고 했지만 항상 사냥에 실패했다.


"그러니까!

이제 키 크는 방법이나 빨리 달리는 방법을 말해 줘?"

밍밍이는 기회가 날 때마다 물었다.


"몰라!

나도 몰라.

타조가 키가 크고 빨리 달리는지 모른단 말이야."

털털이는 똑같은 질문을 하는 밍밍이가 싫을 때가 있었다.

화가 날 때는 큰 소리로 말하기도 했지만 등에 타고 있는 밍밍이가 위험에 빠지게 하진 않았다.


..


"밍밍! 밍밍!"

엄마 닭은 병아리 한 마리가 없어진 것을 안 뒤 불렀다.

하지만

타조 등에 올라탄 밍밍이가 들판에서 엄마 닭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리 없었다.


"망망아!

밍밍이 어디 갔어?"

하고 둘째 병아리에게 엄마 닭이 물었다.


"몰라!

밍밍이는 아마 멀리 갔을 거야."


"멀리!

어디로?"

하고 엄마 닭이 묻자


"천상!

천상에 가고 싶다고 했어.

타조도 만나고 키 크는 방법도 물어본다고 그랬어."

하고 망망이가 말하자


"타조!

키 크는 방법?"

하고 엄마 닭이 묻자


"응!

밍밍이는 아마 타조랑 놀고 있을 거야."

하고 망망이가 대답했다.


"타조!

세상에서 가장 빨리 오래 달릴 수 있는 동물."

엄마 닭은 가끔 타조가 되는 꿈을 꾸었었다.


"엄마!

내가 찾아볼까?"

하고 밍밍이가 묻자


"아니!

들판은 병아리가 있기엔 너무 위험한 곳이야."

엄마 닭은 밍밍이를 빨리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밍밍!"

동생들이 들판에 있는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가 불렀다.


"밍밍!

엄마가 찾아.

엄마가 많이 화났어.

그러니까!

빨리 집으로 돌아와."

하고 병아리들이 외쳤다.

하지만

밍밍이는 동생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빨리!

키 크는 방법을 말해 봐요?"

밍밍이는 털털이가 쉬고 있는 순간에도 물었다.


"궁금한 게 하나 더 있어요?"


"뭔 데?"


"천상에서 어떻게 불을 훔칠 생각을 했어요?"

하고 밍밍이가 묻자


"생각이지!

나와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늘 생각하지.

그래서 

사람들에게 불을 가져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그것을 실천했을 뿐이야."

털털이는 가끔 조상들이 신들의 나라에 가서 불을 훔쳐온 전설을 이야기했다.


"전설이지!

타조가 불을 훔치다니.

그 덕분에

하늘을 날 수 없는 새가 되었지."


"왜?"


"그거야!

신들의 노여움을 산 거지.

신들이 불을 훔쳐간 타조를 날지 못하게 했어."


"그랬구나!

그래도 새들 중에 키가 제일 크잖아."

밍밍이가 말하자


"글쎄!

타조를 새라고 해야 하나?"

털털이는 가끔 타조가 새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새라면 하늘을 맘껏 날을 수 있어야 하는 데 타조는 날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전설이 된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해줘.

하지만 

키 크는 방법은 지금 말할 기회를 줄 테니 말해 봐."

밍밍이가 말하자


"히히히!

날 유혹할 줄도 알고 웃긴다."

털털이는 비상한 머리를 가진 병아리 밍밍이가 가끔 좋았다.


"생각이란!

나를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생각하는 게 좋아."

털털이는 들판을 달릴 때도 어떻게 하면 신나고 즐겁게 달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림 나오미 G



..


밍밍이는 며칠째 털털이 등에 타고 들판에서 살았다.

엄마도 동생도 잊고 들판에서 타조와 살았다.

밍밍이는 타조처럼 닭도 빨리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타조처럼 닭들도 키가 컸으면 했다.


"타조도 새끼 때는 아주 작잖아!

그런데 어떻게 닭보다 몇 배나 더 클 수 있는지 말해달라고?"

밍밍이는 새끼 타조를 본 적 있었다.

알에서 부화된 새끼 타조도 크지 않았다.

병아리보다 조금 크긴 했지만 타조가 커가는 세상이 닭들이 사는 세상보다 다르게 보였다.


"밍밍!

각자의 유전자가 있으니까 타조는 키가 크고 닭은 작은 거야.

그러니까!

그냥 닭으로 살아."

털털이는 밍밍이를 빨리 엄마 닭 곁으로 보내고 싶었다.


"난!

그냥 닭으로 살지 않을 거야.

살만 포동포동 찌면 죽는단 말이야."

밍밍이는 엄마 닭이 한 말을 기억했다.


"타조는 키가 크고 살이 포동포동 쪄도 잡아먹지 않잖아."

밍밍이는 닭보다 타조의 삶이 좋았다.

아니

타조의 살아가는 방식이 좋았다.

들판을 달리고 또 몸집을 크게 키우면서 자유롭게 사는 타조의 삶이 좋았다.


"밍밍!

차라리 천상에 불을 돌려주는 건 어때?"

털털이가 타조의 전설을 이야기하며 늘 하던 이야기였다.


"천상까지 어떻게 가는데?"

밍밍이가 묻자


"그거야!

날아서 가야지."

털털이도 천상에 가는 방법은 잘 몰랐다.


"날아서 갈 수 있는 곳이야?"

하고 묻자


"몰라!

난 천상에 가보지 않았잖아.

우리 조상이 천상에 가서 불을 가져온 거니까 

난 전설만 알고 있을 뿐이야."

털털이 말이 맞았다.


"날아서 갈 수 있다!

그럼

열심히 날아다니는 연습을 해야겠군."

하고 밍밍이가 말하자


"그렇지!

일단 날아다니는 연습부터 많이 해 봐.

그러면

또 키가 쑥쑥 자랄지도 모르잖아."

털털이가 말하자


"정말!

그럴 수 있겠다."

밍밍이는 열심히 날아다니는 연습을 하면 키가 크지 않을까 생각했다.


"좋아!

오늘부터 날아다니는 연습을 해야지.

여기서 저기까지 날아볼게."

하고 말한 밍밍이가 털털이 등에서 멀리 날았다.


'푸드덕! 푸드덕!'

밍밍이는 얼마 날지 못하고 바닥에 뒹굴었다.


"히히히!

그렇게 날아다니는 연습을 매일매일 하면 천상까지 날아갈 수 있을 거야."

털털이가 밍밍이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할 수 있어!

날아보니까 다음에는 더 멀리 날 수 있을 거야."

밍밍이는 처음 날아보고 알았다.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더 멀리 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

이제 집에 돌아 가."

하고 털털이가 말하자


"응!

며칠만 더 있을 거야.

아직!

키 크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잖아?"

밍밍이는 천상으로 날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것 같아 묻지 않았다.


"키!

크는 방법은 나도 몰라."

털털이는 자꾸만 묻는 질문에 짜증이 났다.

하지만

밍밍이를 괴롭히거나 못살게 굴진 않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키 크는 방법도 타조는 알 거야.

그러니까!

알고 있는 전설을 다 생각해봐."

밍밍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타조의 전설을 들으면 분명히 키 크는 방법도 있을 것 같았다."


"밍밍!

넌 타조 전설을 너무 많이 알아."


"히히히!

내가 좀 끈기가 있지."

밍밍이는 궁금하거나 호기심이 생기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빨리 키 크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밍밍이는 기회가 싶었다.


"몰라!

정말 모른다니까."

하고 대답한 털털이는 들판을 달리기 시작했다.


..


"이거다!

키 크는 방법을 빨리 달리는 거야."

털털이가 달리며 말하자


"뭐라고!

들리지 않았어.

멈춰!"

하고 밍밍이가 달리는 털털이를 세웠다.


"키 크는 방법은 타조처럼 신나게 빨리 달리는 거야.

그것도 매일매일 반복하는 거야.

알았지?"

하고 털털이가 키 크는 방법에 대해서 밍밍이에게 말했다.


"정말!

빨리 달리면 키가 클까?"


"그래!

타조는 신나게 들판을 달리는데 닭들은 달리지 않잖아.

걸어 다니며 먹이만 찾을 뿐 들판을 달리는 닭은 없었어."

하고 털털이가 말하자


"맞아!

닭들은 달리지 않아.

또 

날지도 않아."

밍밍이는 그동안 봐온 닭들이 타조처럼 달리는 걸 본 적이 없었다.


"털털!

고마워."

밍밍이는 키 크는 방법과 빨리 달리는 방법 등을 알았다.

또 하늘을 날아다니는 방법도 알았다.


"집에 가서 열심히 연습만 하면 되겠다!"

밍밍이는 털털이와 헤어진 뒤 엄마 닭을 찾았다.


"어디 갔다 오는 거야?"

동생들이 밍밍이를 보고 물었다.


"밍밍!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엄마 닭이 나타난 밍밍이를 보고 반가워하며 물었다.


"엄마!

닭이 타조처럼 키 크는 방법과 빨리 달리는 방법을 알아왔어요.

또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방법도 알아왔어요."

하고 밍밍이가 말하자


"그런 걸!

어디에 쓰려고?"

하고 엄마 닭이 묻자


"엄마!

닭들도 타조처럼 키가 커야 살아갈 수 있어요.

또 빨리 달려야 야생동물들 먹이가 되지 않아요."


"뭐!

야생동물 먹이?

넌 

아직 어려서 모르는 게 많아."

엄마 닭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밍밍이가 더 크면 해주겠다 다짐했다.


"엄마!

오늘부터 날아다니는 연습을 많이 할 거예요.

타조처럼 천상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 때까지 날아다니는 연습을 할 거예요."

하고 밍밍이가 말하자


"오빠!

힘들게 연습을 뭐하러 해.

그냥!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으면 되잖아."

하고 망망이가 말했다.


"넌!

그렇게 해.

난!

열심히 달리고 날아다니는 연습을 할 테니까."

하고 대답한 밍밍이는 들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밍밍!"

엄마 닭이 불렀다.

하지만

밍밍이는 신나게 달렸다.

키가 크고 하늘을 날기 위해선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들판 한가운데 병아리 한 마리가 달리고 있었다.

가끔,

높은 바위에 올라간 병아리는 멀리 날아가는 연습을 했다.


"언젠가는!

타조보다 더 빠른 닭이 될 거야.

아니!

천상에 가서 불보다 더 소중한 것을 가져다줘야지."

밍밍이는 생각했다.

죽지 않고 오래 사는 법이나 타조처럼 빨리 달리면 키가 크는 방법도 생각했다.


어른이 된 밍밍이는 다른 닭보다 키가 컸다.

또 

다른 닭보다 멀리 날았다.

생각도

많이 하고 호기심도 더 많아졌다.


오늘도

들판 한가운데서 밍밍이는 달리고 날고 또 생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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