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2 지신!

제4화 고집 센 황소는 물러가라!

by 동화작가 김동석

제4화 고집 센 황소는 물러가라!



화장실을 다녀온 어린이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 무대에 조명이 들어왔다.


대한민국에서 온 불갑산 호랑이가

마린과 코코로의 첼로 연주에 맞춰 외줄 타기를 시작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무대의 조명이 서서히 꺼지면서 불갑산 호랑이 외줄 타기 묘기는 끝났다.


잠시 후

무대에 쟌이 올라왔다.

마이크를 잡고 손에 든 작은 종이봉투를 열었다.


“여러분!

쥐를 대신할 동물은 누굴까요?”


“고양이!”


“두더지!”


“족제비!”

어린이들이 크게 외쳤다.


“여러분!

쥐를 대신할 동물은 바로 고양이입니다.”


“와!”

고양이는

전 세계 어린이들의 압도적인 표를 얻어서

2100년도부터

새로운 12 지신의 첫 번째 동물인 쥐를 대신할 동물로 선정되었다.


“아깝다!

족제비가 되어야 하는데.”

족제비를 투표한 어린이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오늘 오디션에 참가한 두더지와 족제비에게도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앉아있던

두더지와 족제비가 일어나서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이렇게

2100년대를 대표할 12 지신으로 첫 번째 고양이가 선정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들판의 쥐들은

시대가 바뀌면 법도 사회 구조와 사람도 바뀌는 것을 봐서 그런지 불만이 없었다.


어린이들도 모두 좋아했다.

쥐를 대신할 12 지신으로 고양이가 뽑힌 뉴스가 세계의 방송국과 유튜버들을 통해서 전송되었다.


“여러분!

지금부터 황소를 대신할 새로운 12 지신 후보들을 소개합니다.”

쟌의 소개가 끝나자 무대에 황소를 대신할 후보들이 올라왔다.


“낙타!”


“코뿔소다!”


“새끼 하마다!”

무대에 오른 동물들을 보고 어린이들이 소리쳤다.


황소를 대신할 동물로

사하라 사막에서 온 낙타는 검정 바지와 노란 조끼를 입고 올라왔다.

코뿔소는 빨강 장화를 신고 허리에 두꺼운 벨트를 하고 있었다.

새끼 하마는 파란 운동화를 신고 하얀 바지를 입고 나왔다.


“소를 대신할 이유가 무엇인가요?”

봉황은 먼저 코뿔소에게 물었다.


“우선

소보다 코뿔소가 힘이 세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 살아갑니다.”


“소도 힘이 세고 농부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잖아요?”

켄타우로스가 물었다.


“코뿔소도

농부들이 훈련시키면 힘이 세기 때문에 일을 잘할 겁니다.”

코뿔소도 심사위원들을 보고 당당하게 말했다.


“소를 대신해서

농부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일 말고도 또 있습니다.

소는 어린이들을 등에 태워주기도 하고 물레방아를 돌리는 일도 합니다.

코뿔소도 어린이들을 등에 태워줄 수 있을까요?”

스핑크스가 물었다.


“맞아!

소들은 사람들을 등에 태워주기도 하잖아!”


“코뿔소는 무서워서 등에 탈 수가 없을 거야.”

어린이들이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을 등에 태우는 일을 배우겠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무섭지 않도록 항상 웃는 얼굴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뿔소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어린 하마 차례가 되었다.


“엄마는 어디 있어요?”

봉황이 어린 하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지난여름에 강에서 악어에게 잡아먹혔습니다.”

새끼 하마는 슬픈 표정을 지으면 말했다.


“엄마가 죽다니 슬프다!”

무대 앞에 앉아있던 한 어린이가 말했다.


“그럼

지금까지 혼자서 살아왔어요?”


“어른 하마들을 따라다니면서 살았습니다.”


“어른 하마가 괴롭히지는 않았어요?”


“네.”

어린 하마는 어른 하마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

하지만

위험한 순간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이번 오디션은 어떻게 알고 왔어요?”

스핑크스가 어린 하마에게 물었다.


“아프리카 곳곳에

이번 12 지신 오디션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스핑크스가 어린 하마에게 다시 물었다.


“저는 저글링을 잘합니다.”


“보여줄 수 있어요?”


“네.”

어린 하마는 스텝들이 가져다준 사과를 가지고 저글링을 하기 시작했다.


“저글링 인 애플.”

하고 말하면서 사과 세 개를 위로 던지면서 저글링을 했다.

한 참을 하더니 저글링 하던 사과를 하나씩 먹으면서 마무리했다.


“하하하!”

사과 먹는 모습을 보던 어린이들이 크게 웃었다.

심사위원들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하마가

소를 대신해서 12 지신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하고 켄타우로스가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어린 하마가 대답하자


“하하하!”

하고 객석에 앉아있던 어린이들이 또 웃었다.

심사위원들도 웃었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장 안이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사하라 사막에서 온 낙타가 일어섰다.

목에는 파란 스카프를 하고 손에는 빨간 장갑을 끼고 있었다. 하얀 조키와 노란 바지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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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강서진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낙타는

왜 12 지신이 되고 싶은가요?”

스핑크스가 묻자


“낙타는 사람들이 살기 힘들어하는 사막에서 사람들을 도와주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물이 없어도 가장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동물입니다.”


“사막에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요?”

스핑크스는 다시 물었다.


“밤이 되면 아름다운 밤하늘을 혼자서 본다는 게 가장 힘든 일입니다.”


“밤에는 잠을 자지 않나요?”


“아름다운 밤하늘을 두고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밤새 별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 보면 새벽이 오는 날도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여행 온 사람들도 사막에서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낙타는 정말 사막에서 보는 밤하늘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사막의 밤하늘을 보기 위해서 많이 찾아오지 않았다.


“사막에서 보는 밤하늘이 아름답구나!”


“난 밤하늘을 본 적이 없어?”


“나도.”

이곳저곳에서 어린이들이 속삭였다.


“사막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켄타우로스가 물었다.


“사막은 미래를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미래는 우주시대입니다.

우주시대에 사람들이 살아갈 곳은

바로 땅이 아닌 하늘의 공간 어딘가에 집을 짓고 살아가게 될 겁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도시 하늘이나 우주 공간에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막의 하늘에 집을 짓고 살게 될 겁니다.

사막은 미래로 나아가는 희망입니다.”

낙타는 할 말이 많았다.

사막에서 낮에는 모래 위에 그림을 그리고

바람이 불면 바람과 함께 누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지 달리기 시합도 했다.


“파리에서 오디션이 있는 것은 어떻게 알았어요?”

봉황이 낙타에게 물었다.


“사하라 사막에

전갈 한 마리가 사는데 그 전갈이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장이 이곳에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회를 보고 있는 쟌이 사하라 사막에 왔을 때 제가 사막을 여행하는 데 도움을 준 낙타입니다.”


“와!

대왕 거미 잭슨과 전갈에 나온 주인공을 아는 낙타라니 믿을 수 없다.”


“지금도 그때 전갈은 살아있다는 거야?”


“그런가 봐!”

어린이들은 지난번에 사막으로 살려 보낸 전갈이 생각났다.


“사막에서 살고 있는 전갈이

세계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제게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사막에 놀려오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믿을 수 없다.

전갈이 정말 잘 살고 있다니.”

어린이들은 놀랐다.


쟌은 오디션이 시작되기 전에 사하라에서 온 낙타를 만났다.

그리고

고맙다는 인사를 서로 주고받았다.


황소를 대신할 동물들의 오디션이 끝났다.

낙타, 어린 하마, 코뿔소 중에서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러분!

투표할 동물을 결정했어요?”

쟌이 무대에 올라오더니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네.”

하고 많은 어린이들이 대답했다.


심사위원들도 회의를 시작했다.


“누가 되어야 할까요?”

케르베로스가 심사위원들에게 물었다.


“이번에는 이미 결정된 것 같습니다.”

봉황이 다른 심사위원들을 보면서 말했다.


“맞아요.

낙타가 전 세계의 어린이들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습니다.”

스핑크스가 말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막은 미래의 희망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낙타는 어떤 동물보다도 미래에 필요한 동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켄타우로스도 낙타가 선정될 것을 예측했다.


“여러분의 의견이 어린이들의 의견과 동일하게 나오는지는 두고 봅시다.

수고했습니다.”

케르베로스도

낙타에 대한 가치를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놀라웠다.

심사위원 회의는 이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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