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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동화의 세계
바람만 먹을 순 없지!
달콤시리즈 195
by
동화작가 김동석
Apr 14. 2022
바람만
먹을 순 없지!
들판에
허수아비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허수아비와 놀아줄 친구가 없었어요.
참새들이 찾아와 쉬어 갔지만 금방 떠났어요.
가끔
쇠똥구리가 찾아와 허수아비가 싼 똥을 가져갔어요.
허수아비는
들판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똥을 모으는 쇠똥구리가 찾아오면 좋았어요.
“오늘은 안 올까!”
해가 산을 넘어가자 논두렁을 보고 또 봤어요.
다음 날 아침
쇠똥구리가 일찍 허수아비를 찾아왔어요.
“잘 있었지!”
“응.
똥도 쌌어!”
허수아비는 쇠똥구리가 오는 게 제일 좋았어요.
“좋았어!”
쇠똥구리는 허수아비 똥을 찾았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본 똥이 아니었어요.
“냄새가 지독하잖아!”
쇠똥구리는 냄새를 맡으며 소리쳤어요.
“도대체 무엇을 먹은 거야?”
그동안 허수아비 똥을 모으면서 맡아보지 않은 냄새였어요.
“메뚜기!
먹었어.”
허수아비는 처음으로 메뚜기를 먹었어요.
“나는 맛있던데!”
그동안 허수아비는 빗물이나 흰 눈을 먹고 똥을 쌌었어요.
“으악!
지독해.”
쇠똥구리는 지독한 냄새 때문에 똥을 뭉칠 수가 없었어요.
손으로 코를 막고 똥을 뭉치고 싶었지만 냄새가 심했어요.
“나는 냄새 안 나는데!”
허수아비는 먹고 쌀 줄은 알지만 냄새는 맡을 수 없었어요.
“빗물이나 눈은 이제 먹고 싶지 않아!”
빗물과 눈만 먹고 지낸 허수아비도 더 맛있는 것이 먹고 싶었어요.
“바람만 먹으라고 했잖아!”
쇠똥구리는 바람을 먹고 싼 똥이 좋았어요.
똥이 가벼워서 굴리고 가는 데 편했어요.
“냄새나는 똥은 앞으로 가져가지 않을 거야!”
허수아비를 쳐다보며 쇠똥구리가 말했어요.
“바람만 먹으면 배고파!”
허수아비는 다른 음식이 먹고 싶었어요.
“빗물도 눈도 먹어봤지만 배가 고파!”
허수아비도 사람처럼 먹어야 살 수 있었어요.
먹을 수 있는 건 무엇이든 먹어야 했다.
“참새 똥도
먼지도 먹지 말라고 하면 어떡해!
먹지 않으면 나도 죽는다고!”
허수아비는 살기 위해서 무엇이든 먹어야 했어요.
그래도
몸을 움직이지 못한 허수아비는 똥을 치워주는 쇠똥구리가 고마웠어요.
“미안해!”
쇠똥구리는 먹지 말라고 한 게 미안했어요.
“앞으로
그런 말은 안 할게!”
쇠똥구리는
움직이지 못하는 허수아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걸어 다닐 수 있게 만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쇠똥구리는
들판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혼자 지내는 허수아비가 걱정되었어요.
“난
들판에 친구들이 많잖아!”
들판에 핀 꽃들은 허수아비를 좋아했어요.
허수아비는
날씨가 더워도 꽃들을 위해 노래 불렀어요.
“간다!”
쇠똥구리는 뭉친 똥을 밀며 허수아비에게 인사했어요.
“내일 올 거지?”
허수아비가 물었어요.
“내일은
사마귀가 만든 미술관에 가니까 올 수 없어!”
하고 대답한 쇠똥구리는 집으로 갔어요.
“내일은 심심하겠다!”
허수아비는 쇠똥구리가 못 온다는 말에 힘이 빠졌어요.
허수아비는
매일 누군가 찾아왔으면 했어요.
들판에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는 외롭고 쓸쓸했어요.
누구라도!
찾아와 말동무가 되어주면 했어요.
“참새들은 올까!”
가끔 어깨에 앉아 쉬었다 가는 참새라도 왔으면 했어요.
그림 나오미 G
“무슨 똥이야!”
열심히 똥을 굴리고 가는데 들쥐가 물었어요.
“메뚜기!”
“누가 먹고 싼 거야?”
들쥐가 따라오며 쇠똥구리에게 물었어요.
쇠똥구리는
허수아비가 먹고 싼 똥이라 말해주었어요.
“냄새나니까 저리 가!”
한 손으로 코를 막고 똥을 굴리던 쇠똥구리가 말하자
“똥은 다 냄새나는 거야!”
들쥐는 쇠똥구리를 계속 따라오면서 질문을 했어요.
“따라오지 마!”
계속 따라오는 들쥐에게 쇠똥구리는 귀찮았어요.
“나는 재미있는 데!
내가 밀어줄까?”
들쥐는 힘들어하는 쇠똥구리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괜찮아!”
쇠똥구리는 가끔 도와주는 들쥐가 고마웠어요.
들쥐는
쇠똥구리 대답도 끝나기 전에 똥을 밀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메뚜기를 먹었지!”
똥을 밀면서 또 물었어요.
“나도 몰라!”
쇠똥구리는 정말 몰랐어요.
“허수아비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뭘까?”
들쥐는 허수아비가 먹고 싸는 게 신기했어요.
“바람! 눈! 빗물!”
쇠똥구리는 그동안 허수아비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바람! 빗물! 눈 같은 것을 먹고 똥을 싸다니!”
들쥐는 정말 신기했어요.
매일 고기를 먹고 싶은 들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어요.
바람도 먹어보고 빗물도 먹어봤지만 맛이 없었어요.
갑자기!
들쥐는 허수아비를 만나고 싶었어요.
“나도 허수아비처럼 먹고살아볼까!”
들쥐는 매일 사냥하는 게 힘들었어요.
“참새 똥도 먹을 수 있어?”
쇠똥구리가 웃으며 물었어요.
“배고프면 먹을까?
똥을 먹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아!”
들쥐가 대답했어요.
똥을 먹는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허수아비는
참새 똥도 먹어!”
쇠똥구리는 굴리던 똥을 세우고 말했어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는 말도 했어요.
"넌!
아직 배가 덜 고파."
하고 쇠똥구리가 말하자
“더럽고 냄새나는 데
똥을 어떻게 먹어!”
얼굴을 찡그리며 들쥐가 말했어요.
“허수아비는 맛있다고 했어!”
하고 쇠똥구리가 말했어요.
쇠똥구리는
허수아비에게 들은 이야기를 들쥐에게 말해주었어요.
“똥은 먹을 수 없어!”
들쥐는 똥을 먹으며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럼!
열심히 사냥해.”
하고 말한 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며 집으로 갔어요.
“사냥하러 갈래!”
들쥐는 쇠똥구리에게 인사를 하고 들판으로 달려갔어요.
“똥도 먹지 못하면서 쯧쯧!”
쇠똥구리는 똥을 창고에 두고 사마귀가 만든 박물관으로 향했어요.
“내 똥도 먹을 수 있어?”
들쥐는 들판에 서 있는 허수아비 어깨에 올라가 물었어요.
“들쥐 똥은 먹어 본 적이 없는데!”
허수아비는 먹고는 싶었는데 쇠똥구리가 한 말이 생각났어요.
“냄새날까?”
허수아비가 물었어요.
“똥이니까 냄새나지!”
들쥐가 말했어요.
“내가 먹고 싼 똥도 냄새나겠지!”
허수아비가 묻자
“누가 싼 똥이든 똥은 냄새나는 거야!”
들쥐는 들판에서 맡아본 똥 냄새를 생각하며 말해주었어요.
들판에 사는 동물들의 똥은 냄새가 났어요.
허수아비도 바람과 빗물을 먹고 똥을 쌌어요.
눈도 먹고 먼지도 먹고 똥을 쌌어요.
쇠똥구리가 들판에 있는 똥을 모두 치웠어요.
더러운 똥을 굴린다고 흉보는 친구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쇠똥구리는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쇠똥구리야!
똥을 치워줘서 고마워.”
어린이들은 쇠똥구리를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를 했어요.
들판에
어린이들이 놀러 왔어요.
“너희들이 똥 싸도 내가 치워줄게!”
하고 쇠똥구리가 어린이들을 보고 말했어요.
“고마워! 고마워!”
어린이들은 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를 오래오래 지켜봤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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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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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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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 약일까? 독일까?
저자
마음은 소년!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를 쓰겠습니다. eeavisi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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