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살고 싶어!

달콤시리즈 199

by 동화작가 김동석

더 살고 싶어!





무더운 여름

소나기가 내리자 개구리 한 마리는 심심했어요.


“너무 심심해!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비 오는 날은 친구들이 노래도 부르지 않아 들판은 조용하기만 했어요.


“파리를 만나러 가야겠다!”

하고 말한 개구리는 산모퉁이 준상이가 사는 집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어요.


“파리는 집에 있을까?"

하고 말한 개구리는 발걸음이 무거웠어요.


준상이 집 앞에는 감나무가 많았어요.

뒷마당을 지난 울타리에는 밤나무가 많았어요.

밤나무에는 많은 곤충들이 살고 있었어요.


“파리야!”

장독대 항아리에 올라간 개구리는 파리를 불렀어요.

파리는 여름에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살았어요.

부엌에서 밥알을 주어먹던 파리는 개구리가 부르는 소리에 장독대로 날아갔어요.


“안녕!

개구리야.”

파리가 인사하자


“안녕!”

하고 개구리도 인사했어요.


“웬일이야?”

파리가 물었어요.


“심심해서 놀러 왔어.”

개구리가 말하자


“그랬구나.

날 따라와!”

하고 말한 파리가 날았어요.

파리는 개구리를 데리고 뒷마당으로 갔어요.


“얘들아!

이리 모여 봐!”

파리는 뒷마당에서 놀고 있는 곤충들을 불렀어요.

매미와 사마귀가 파리에게 달려왔어요.


“내 친구 개구리야!

서로 인사해.”

하고 파리가 말하자


“안녕!

난 저 아래 논에 사는 개구리야.”

개구리가 친구들에게 인사했어요.


“안녕!

난 매미야.”


“안녕!

난 사마귀.”

매미와 사마귀도 개구리에게 인사했어요.


“우리 뭐하고 놀까?”

파리가 친구들에게 물었어요.


“글쎄!”

매미와 사마귀는 뭐하고 놀까 생각했어요.


“이야기하고 싶은 것 하기로 해.”

파리가 말하자


“좋아.”

하고 모두 대답했어요.


파리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나는 겨울이 제일 싫어!”

하고 파리가 말하자


“왜?”

하고 개구리가 물었어요.


“장독대에 주인아주머니가 버린 밥이 얼어서 먹을 수가 없으니까!”

파리는 추운 겨울이 정말 싫었어요.


“난 얼음이 좋던 데!”

개구리는 얼음이 얼어도 물속에서 즐겁게 수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파리와 개구리 이야기를 듣던 매미가


“얼음이 뭔데?”

하고 물었어요.


“얼음이 뭔지 몰라?”

개구리는 얼음을 모르는 친구가 있어서 놀랬어요.


“이 친구는 여름만 사니까 얼음이 뭔지 몰라!”

하고 파리가 말하자


“정말?”

개구리는 정말 믿을 수 없었어요.


“난 여름만 살고 다른 계절에는 살 수가 없어.”

매미가 말하자


“나도!”

하고 사마귀가 말했어요.

매미와 사마귀의 이야기를 들은 개구리는


“왜?”

하고 물었어요.


추운 겨울에도 땅 속에 들어가 살다

봄이 되면 다시 들판으로 나오는 개구리는 매미와 사마귀의 삶에 대해서 몰랐어요.


“매미와 사마귀는 여름을 신나게 살고 겨울이 오면 모두 죽는 거야.”

파리가 말해주자


“정말!”

하고 개구리는 놀랐어요.


파리는 오래전부터 매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계절만 살고 죽는 매미와 사마귀가 불쌍했어요.


“난!

매미, 사마귀를 내년 여름에도 다시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

파리는 친구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한 계절을 더 살게 만들어 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어요.


“개구리들처럼 땅속에 들어가 살면 되잖아?”

하고 개구리가 말하자


“곤충들은 공기가 없으면 죽고, 또 추우면 얼어 죽어.”

하고 파리가 말했어요.


“그렇구나!”

개구리는 곤충들보다 오래 사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파리!

너는 곤충인 데 겨울에도 살잖아?”

개구리가 파리에게 물었어요.


“난!

축복받은 곤충이야!”


“뭐!

축복!”

하고 개구리가 부러운 듯 다시 물었어요.


“그래!

난 파리채만 잘 피하면 오래 살거든!”

파리는 정말 추운 날씨보다 파리채가 더 무서웠어요.


“나도 뱀이나 새들만 만나지 않으면 오래 살거든.”

하고 개구리가 말했어요.


“너희들이 참 부럽다.”

하고 매미가 말했어요.


“그런데 얼음은 어떻게 생겼어?”

매미는 겨울이 되면 생기는 얼음이 너무 궁금했어요.


“얼음은 만지면 딱딱하고 차가워!”

개구리가 말했어요.


“맞아!

난 얼음 위에서 미끄럼 타고 놀아.”

하고 파리가 말하자


“좋겠다.”

매미와 사마귀는 파리가 부러웠어요.

매미와 사마귀는 소원이 한 계절만 더 살고 싶었어요.


“나도 너희들처럼 오래 살고 싶다.”

매미는 겨울에 오는 흰 눈과 얼음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었어요.


“무슨 방법이 없을까?”

사마귀도 매미처럼 추운 겨울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파리는 친구들이 죽지 않고 오래 사는 법을 찾고 있었어요.

하지만 쉽지 않았어요.


“개구리 너는 땅 속에 들어가면 좋아?”

하고 파리가 물었어요.


“아니!

답답해.”

개구리가 대답하자


“그럼!

땅 밖에서 살면 되잖아?”

하고 매미가 묻자


“너무 추워서 얼어 죽어.”

하고 개구리가 대답했어요.


매미는 여름 내내 울어서 눈이 통통 부었어요.

목도 아프고 또 겨울이 오기 전에 죽어야 하니 너무 억울하고 속상했어요.


“파리야!

준상이 방으로 매미랑 사마귀를 데리고 들어가 숨기면 안 될까?”

개구리가 파리에게 물었어요.


“글쎄!

매미는 나무에서 나오는 수분이 필요하고 사마귀는 아침 이슬을 먹어야 하는 데.”

파리가 대답하자


“그럼!

방에서 나무를 키우면 되잖아?”

하고 다시 개구리가 물었어요.


“내가 어떻게 나무를 키워!”

파리가 나무를 키울 수 없다고 말하자


“준상이 방에 나무가 없나?”

하고 개구리가 물었어요.


“없어.”

파리는 준상이 방에 무엇이 있는지 친구들에게 자세히 말해주었어요.


개구리는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생각했어요.

여름이 지나면 친구들이 죽는 것이 너무 불쌍했어요.


“파리야!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고 개구리가 파리에게 물었어요.


“나도 오래 생각해 봤는데 못 찾았어.

미안해.”

파리도 죽어가는 친구들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모기는 한 철 더 살던데.”

하고 개구리가 말하자


“정말?”

하고 파리가 물었어요.


“응!

창고에 있는 모기는 작년 여름에 태어났는데 지금도 살고 있어.”

개구리가 지난여름에 만난 모기에 대해서 말해주었어요.


“정말이야?”

파리가 다시 물었어요.


“응.”

하고 개구리가 대답했어요.


“그럼!

그 모기에게 가서 물어볼까?”

파리가 말하며 모기에게 가자고 했어요.


“좋아!

모두 모기에게 가자.”


“좋아!”

사마귀, 매미, 파리, 개구리는 창고에 사는 모기를 찾아갔어요.



그림 김민주




“안녕!

모기야.”

파리가 인사하자


“안녕!

그런데 어떻게 날 찾아왔어?”

하고 모기가 친구들을 보고 물었어요.


“물어볼 게 있어서 왔어.”

개구리가 말하자


“뭔데?”

하고 모기가 물었어요.


“넌!

어떻게 겨울에도 살아갈 수 있어?”

하고 파리가 묻자


“따뜻한 곳을 찾아서 살아가는 거야.”

하고 모기가 대답했어요.


“따뜻한 곳?”

파리가 다시 묻자


“응.”

하고 모기가 대답했어요.


“모기는 따뜻한 곳만 찾으면 살 수 있어?”

하고 파리가 묻자


“그렇지는 않을 거야.”

하고 모기가 대답했어요.


“모기야!

매미도 따뜻한 곳을 찾으면 겨울에도 살 수 있을까?”

하고 매미가 물었어요.


“그건 모르겠어.

하지만 더운 여름에 사는 거 보면 따뜻하고 더운 장소를 찾아서 살아보면 되겠지.”

하고 모기가 대답했어요.


“정말 살 수 있을까?"

사마귀가 묻자


“어차피 겨울이 오면 죽잖아.

그러니까 따뜻한 곳을 찾아서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생각하고 살아보는 거지.”

하고 파리가 말했어요.


“그거 좋은 생각이다.”

개구리도 듣더니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어요.


“어때!

매미야 그렇게 살 수 있어?”

파리가 물었어요.


“글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어.

매미는 자신이 없었어요.


“이번 겨울에 한 번 해보는 거야!”

파리와 개구리는 매미에게 이번 겨울에는 모기가 사는 창고에서 한 번 살아보라고 설득했어요.


“난!

어떡해?”

사마귀가 물었어요.


“사마귀는 이슬을 먹어야 하니까 창고에서 살 수 없어.”

모기는 사마귀를 보고 말했어요.

사마귀는 슬펐어요.


“좋은 방법이 있어!"

개구리가 말했어요.


“뭔데?”

하고 파리가 묻자


“우리 논 옆에 비닐하우스가 있어.

그곳에서 살면 어떨까?”

개구리가 말하자


“비닐하우스?”

하고 친구들이 다시 물었어요.


“응!

아침에 보면 비닐하우스 안에 이슬이 맺혀 있더라고.”

개구리가 비닐하우스에서 본 것을 친구들에게 말해주었어요.


“정말?”

파리가 다시 물었어요.


“그래.”

개구리가 말한 것은 사실이었어요.


“잘됐다.

사마귀는 그곳에서 이번 겨울에 사는 거야. 어때?”

파리가 사마귀를 보며 물었어요.


“잘 모르겠어.”

사마귀는 두려웠어요.


“모기야!

고마워.”

파리가 인사하자


“별것도 아닌데 뭘!"

모기가 대답했어요.


개구리와 파리, 그리고 사마귀와 매미는 준상이네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매미와 사마귀가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을 세웠어요.


개구리는 비가 멈추자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요.


“잘 있어.”

개구리가 친구들에게 인사하자


“안녕.”

하고 친구들이 인사했어요.

매미와 사마귀는 겨울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다른 친구들은 겨울이 오기 전에 모두 죽을 걸 생각하면 슬프기까지 했어요.




“열심히 운동하자!

그래야 추운 겨울을 날 수 있어.”

파리는 매미와 사마귀에게 말했어요.


“알았어!”

매미는 밤나무에 앉아서 더 열심히 울었어요.


“맴맴맴! 맴맴맴!”

사마귀는 집 앞 정원에 있는 장미 넝쿨을 엉금엉금 기어 올라갔어요.


“내가 겨울을 볼 수 있다니! 흰 눈도 보고 얼음도 볼 수 있다니 너무 좋아!”

사마귀는 겨울을 날 생각만으로 너무 행복했어요.


“맴맴맴! 맴맴맴!”

밤낮으로 울기만 하는 매미에게 다른 친구들은 너무 시끄럽다고 야단쳤어요.

그래도 겨울을 맞이할 매미는 더 열심히 노래를 불렀어요.


'맴맴맴! 맴맴맴!'


어제는 찬바람이 불고 가을비가 내렸어요.

비가 멈추자

매미는 모기가 사는 창고로 이사하고

사마귀는 개구리가 사는 옆 비닐하우스로 이사 갔어요.

파리는 친구들이 이사를 가서 좀 슬프고 허전했지만 겨울에 함께 놀 생각을 하니 참을 수 있었어요.


“모두 올 겨울을 잘 이겨내고 봄이 오면 만나서 신나게 놀면 좋겠다.”

파리는 장독대에서 이사 가는 매미와 사마귀를 바라보며 속삭였어요.


“얼음이 뭐예요?”


“흰 눈은 또 뭐예요?”

매미와 사마귀가 올 겨울 동안 추위를 잘 이겨내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내년 여름에 매미와 사마귀가 어린 친구들에게 겨울이야기를 해줄 생각을 하니 파리는 너무 행복했어요.

여러분도 매미와 사마귀가 올 겨울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한 겨울을 살고 내년 여름을 맞이할 매미와 사마귀의 수다가 벌써 들리는 것 같았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