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주식시장의 깊은 추락으로 영업이 만만치는 않지만 그래도 열정 하나로 시장을 파악하고 읽으며 영업을 하다 보니까 살아 남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과 아시아의 이머징 시장도 별반 다를 게 없어서 시장은 싸늘하고 영업에 애로는 실제로 많이 있답니다. 시장은 냉정 하니까요.
그래도 어김없이 월급날은 옵니다. 항상 월급날에는 가장인 내가 집에서 연례행사로 진행하는 행사가 있는데 행복한 일상이라 살짝 소개를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우선 월급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한 시간도 안되어 아내의 통장과 펀드와 주식 통장으로 모두 이체되고 저의 통장에는 한 달 동안의 활동비와 용돈이 조금 남게 됩니다.
그 용돈 중에서 십여만 원을 뚝 떼어 도서 상품권을 스무 장 정도 삽니다.
그리고 집에 퇴근하자마자 엄청난 선물을 준비한 사람처럼 약간의 거드름을 피우며 두 딸과 아내를 불러 모읍니다. 월급날마다 있는 연례행사라서 모두들 기대 가득한 얼굴로
모여듭니다. 마치 큰 자선을 베푸는 거드름으로 도서 상품권을 나누어 주는데요. 지난달 독서의 성과가 좋은 사람은 여섯 장이나 일곱 장, 조금 게을렀던 사람은 네 장이나 세장, 이런 식으로 배분을 하는데 아내와 두 딸 그리고 나, 리서 평균으로 나누면 똑같이 다섯 장을 매월 받는 셈이지요. 다만 공정한 독서율 평가로 많이 읽으면 더 주고 평가가 낮으면 덜 주는 것이지요.
사실 그 십만 원은 나에게 온전하게 투자하던 비용으로 남겨 놓던 것인데 딸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부터 마음을 바꿔 가족들과 공유하는 심정으로 도서상품권을 사서 골고루 나누어 주니까 가족 간에 신속한 교류들이 생기고 나누어야 할 이야기들이 많아 아주 좋았답니다.
매달 빼먹지 않고 달마다 하는 행사로 완전히 인식되어 월급날 전후로 몆 장을 줄 거냐며 독서 분위기가 잡히게 됩니다. 비용으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각자가 책에서 얻는 지식과 감동은 설명드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크고 대단하지요. 또 상품권으로 영화도 자주 보러 가는데 좋은 영화 한 편에서 얻는 감동과 그 여운이 오래가니까 각자 이만 오천 원의 가치 행복은 소중하답니다.
그렇게 해서 얻는 행복이 무려 다섯 가지랍니다~~
도서상품권을 나눌 때 행복이 첫 행복이고, 상품권들 들고 가족들이 모두 집에서 가까운 서점으로 몰려가 두어 시간 동안 책을 고르며 느끼는 공동체의 행복이 두 번째랍니다.
세 번째는 그 책을 소중하게 읽으며 느끼는 행복이랍니다.
가끔 딸들이 만화책이나 잡지를 고르면서 고민하는 것을 보면 왜 그리도 좋은지요. 단 무슨 책을 사야 한다는 규칙은 없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면 다 좋습니다.
네 번째는 영화를 가족들이 모두 함께 관람할 때랍니다.
다섯 번째는 그 영화나 책을 보고 나서 공감하는 부분을 이야기 나눌 때랍니다.
도서상품권 다섯 장으로 느끼는 행복 치고는 너무나 방대한 행복이 아닐는지요.
제가 이번달에 그 상품권으로 살 책은 이미 정해 놓았답니다.
[청소년을 위한 서양음악사]를 점찍어 두었답니다. 서양음악공부를 하는 데는 좋을 것 같고 또 딸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요^^
두 번째 책은 [빅맨 빅보이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성악가 토마스 크바스토프의 자서전이랍니다. 요즈음 성악을 공부하니 꼭 읽고 싶은 거랍니다~~~
사실 시간은 별로 없지만 사놓으면 틈틈이 읽어가게 됩니다. 사실 활자 중독증 환자집에서 보는 신문이 한국일보와 사무실에서 개인적으로 신청해서 보는 신문이 한국경제신문인데 요즈음은 바빠서 다 읽지는 못합니다.
많은 정보가 필요해서 겅중겅중이라도 섭렵은 하지요.
그런 속에서도 한 달에 어떤 책이 든 서너 권은 읽고 가는 편이지요^^
월급날이 지나면 한동안 집안에 독서열풍이 붑니다.
또 딸들이 산 잡지나 만화도 가끔 훔쳐보는데 제 감성과는 좀 거리가 있더랍니다.
또 저는 조금 속물근성이 있어서 좋은 성공담의 책들은 놓치지 않고 사 보지요.
가끔 인간의 위대한 승리가 담긴 책을 만나 감동에 젖으며 삶의 이정표를 설정하기도 하지요. 만권을 읽어야 합니다.
2005년 10월의 어느 날에 썼던 실제의 이야기입니다. 이제 그 딸들이 다 커서 큰딸은 직장에 다니며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고 있고 작은딸은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잘하고 있고 이제 결혼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딸들이 다 큰 성인이다 보니 이젠 독서보다 식탐의 비중이 높아지고 여행이 비중이 커 졌답니다. 이제 독서는 각자의 습관 속으로 내재되어 있고요. 그래서 식구들이 각자 책들은 손에 쥐고 산답니다. 그리고 재미난 것은 우리 집엔 시인(큰딸 정시인)과 수필가와 소설가가 정병국(내가) 있으니까요.
저는 일생에 만권을 읽어야 하고 매일 만보를 걸어야 하고 만리의 여행을 꿈꿉니다. 이제 제가 요즈음 줄기차게 걸으며 만권, 만보, 만리를 자주 언급하고 산티아고 순례를 이야기하며 걷기 예찬을 하니까 딸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특히 산덩어리 같은 내 영토가 조금씩 줄어드는 걸 곁눈으로 확인하면서 급관심을 나타내고 있답니다. 서로 시간적, 공간적 영역이 달라서 함께 묶이기는 힘들겠지만 관심의 영역에는 들어섰답니다. 저는 체득해서 아는데요. 독서는 정신세계를 살찌워 주는 것이고 걷는 일은 건강을 살찌워 주지요. 제게는 어쩌면 일맥상통해서 독서와 걷기가 생활에 일부로 편입되었어요. 이제 내 길고 먼 패턴을 딸들에게도 알게 모르게 생활에 일부로 만들어 가지요.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