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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닥다리 에디 Jun 08. 2023

해상도 높은 세상을 감각할 수 있는 방법

능력보단 의지, 채움보다 비움

1. 읽지 않으면 결코 안될 책 같은 건 없고, 사지 않으면 안 될 상품 또한 없다. 파는 이들은 필요를 넘어 가치와 의미를 주장하지만, 그 가치 또한 허상인 경우가 대다수다. 무엇보다 돈이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돈보다 더 중요한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망각하도록 소음과도 같은 메시지들이 우리 귀를 가득 채운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2. 생산성과 효율이라는 자본주의적 개념이야말로 우리 스스로를 식민지로 삼는 주요한 무기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의 저자는 말한다. 이에 더해 자본주의적 생산성의 관점에 반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제안한다. 내 삶의 주도권과 주체적인 관점을 다시금 되찾기 위해 우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감각하고 귀 기울이며 관찰하라는 것.


3. 또한 지금 무엇을 하든,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듣는 것. 이렇게 주의를 기울여서 듣는 대상에는 음악뿐 아니라 일상생활과 자연, 자기 생각의 소리도 포함된다. 나는 이 책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4. 이 책 또한 나는 타인에게 읽기를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다. 다만, 각자 몰입하며 하던 일 도중에 잠시 시간을 두고 쉴 여유를 되찾기를. 그것이 없다면 쟁취하고, 이미 가지고 있다면 온전히 더 누리기만을 권한다. 그로 인해 성장의 수사학에 경도되거나 취하지 않을 수 있기를, 시간과 소비의 주체로 당당히 바로 설 수 있기를. 이 책 속 저자의 메시지와 같이 말이다.


5.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일상은 생산성과 거리가 멀었다. 일상 속에서 주변에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주변 대상을 관찰하고 시선을 고정한 채 사유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 결과 무엇을 얻었냐고, 그 효용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선뜻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다만 분명한 한 가지가 있다면 내게 주어진 그 시간들을 충분히 즐겼다는 점, 그리고 시간들이 꽤나 즐거웠다는 점이다. 그것만은 분명했다.


https://www.instagram.com/reel/CtOf1BXtXKe/?igshid=MzRlODBiNWFl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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