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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Sep 24. 2024

꽃이 피어 있다

꽃이 피어 있다


너를 보러 가는 길목에는

꽃이 피어있다.     


삑- 소리 내는 

푸른색, 선홍색, 초록색 버스

뒷자석에 앉아 

무심결에 본 빈 옆자리에도

꽃이 피어있다.     


햇빛 한 점 들어온 적 없는

깊은 지하 

발광 다이오드 형광등만 번쩍이는

긴 지하철

철봉에 매달려 부드럽게 흔들리는

손잡이 위에도 청명한 꽃이 피어있다.     


경쾌한 발걸음

낡은 담벼락 붉은 벽돌집 검은 아스팔트

시내버스 정류장과 지하철 출입구를

가볍게 지나는 길 무심결에 돌아보니

너를 향한 나의 발자국에

맑은 하늘 담은 꽃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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