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백설위에 난파된 붉은 배 한 척이 희미한 빛줄기를 깜빡인다.
솜뭉치보다도 고운 눈송이 위에 어지러이 흩어진 붉은 잔해는
이 배가 겪은 참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려주었다.
사그락 발자국 남기며 다가선 난파선에 새겨진 이름은
‘너에게’였다
출항 후 목적지에 가는 길이었을까
목적지에 도착 후 돌아오는 길이었을까
음푹 파묻혀 백설에 갇힌 이 배에게서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다
너는 과연 어느 누구의 편지였을까
깜빡이던 빛이 점점 희미해진다.
시인, 수필가, 교사, 한국문인협회 출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