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성 Oct 17. 2024

파도

파도   

  

달이 이끄는 거친 물살

쉼 없이 이어지는 파도는

나를 무너뜨린다.     


연한 살결에 박히는 깊은 상처 위로

응고된 피가 굳어져 단단해지고

마른 해풍 견디는

온몸에 허연 소금기 퍼져가는데     


달궈진 모래알 성가신 해초들

피해 갈 생각 않고서

온몸으로 부딪치는 파도     

짜디 짠 신음 해변에 퍼지자

수평선에 초점 없는 눈동자가 얹힌다.     


그때, 흐린 동공에 비친

먼 바다에서 튀어 오르는

푸른 청어

파도를 타고 수면 위에서

부드러운 포물선 그려낸다.   

  

그제서야 알게 된 바다와 달의 마음

모든 파도는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내게 닿으려는 바다의 마음

아득히 먼 곳에서부터 달려와

내 발등에서 부서지고 있었다.

이전 17화 볼록한 발바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