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잡힌 동그란 몸통에 들어오는
차가운 얼음과 따뜻한 커피
혹시나 네 손이 차가울까
두툼한 나무 단열재 동여맸다.
보드라운 입술에 닿은
퉁명스러운 나의 커다란 입
내가 담고 있던 커피 향과 쓴 맛은
너의 입으로 목으로 넘실넘실 흘러가고
나는 여전히 너의 입술에 앉아
들어갈 수 없는 너의 속을 궁금해 한다.
사랑받을 수 없을 텅 빈 내면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검은 암막 습한 그림자 속
구렁텅이로 빠져들고
먼저 와서 드러누운
껍데기들과 같이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