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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Nov 18. 2024

나무의 碑文

나무의 碑文     


태풍에 맞서야만 나무던가

거친 바람이 남긴 상흔은

눈물을 담지 못한다.     


비정한 돌풍을 온몸으로 받아내던

너의 단말마는 오래도록 침묵한다.

너였던 흔적은 비문이 되어

외마디 비명같이 나를 둘러싼다.     


태풍에 맞서야만 나무던가

비문이 아닌 나무로 

태풍이 불 때는 내 품으로

그저 남아주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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