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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엔나 보물찾기 Apr 28. 2024

난생처음 맛본 아이리쉬 위스키가 부쉬맨? 부쉬밀!

feat.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아일랜드 아이리쉬 위스키: 부쉬밀


위스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스카치위스키일 거다. 그다음으로 요즘 일본서도 구하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산토리 위스키, 야마자키와 히비키.


그런데 아이리쉬 위스키는 생소했고, 지금은 익숙한 부쉬맨이 아닌 부쉬밀 말고는 생소하다.


위스키에도 우리나라 장충동 할매왕족발처럼 원조 논쟁이 있다.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리시 위스키 애호가들은 아이리시 위스키가 원조라고 주장한다고 한다.

아이리시 위스키가 전성기일 때는 아일랜드에 400여 개의 증류소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4개 증류소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북아일랜드에 가서 처음 영접한 아이리쉬 위스키가 부쉬밀(Bushmills)이다. 


우리나라에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제임슨 하나만 수입됐고, 2015년 이후 부시밀스, 툴라모어 듀, 틸링 등 종류가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제임슨과 부시밀즈를 제외하면 인지도가 부족한 편이다.


부쉬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위스키 증류소를 가진 위스키 브랜드이다. 스탠더드나 블랙부시의 경우 블렌디드 타입이고 10년 이상 숙성 제품부터는 싱글 몰트이다. 여담으로 증류소가 벨파스트에 있기 때문에 간혹 아일랜드 출신 캐릭터가 "신교도들의 위스키"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아이리쉬 위스키 체험하기


저녁에는 아이리쉬 위스키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위스키를 마셔볼 수 있는 펍(pub)에 갔다. 우리나라처럼 몇 명이서 위스키 한 병을 따서 그 자리에서 다 마셔야 하는 문화가 아니라 딱 스트레이트 한잔씩 주문해서 이것저것 종업원 추천 술을 마셨더니 자리를 파할 때쯤 꽤나 취한다. 


그리고 분위기로 참 유럽 스럽다. 아니 영국 스럽다고 해야 할까. 올드하지만 품위 있고 정갈하다. 2000년에 개봉했던 리처드 기어 주연의 '뉴욕의 가을'에서 리처드 기어에게서 받았던 느낌처럼 말이다.


다음 날 오후.

6월임에도 유럽의 겨울처럼 흐린 날씨를 배경으로 벨파스트 시내를 활보하다, 또 위스키 가게에 들렀다.

위스키 이름이 특이하다. The Friend at Hand.


이 가게마저도 유럽 명문가들만이 가졌을 법한 문장이 간판으로 걸려있다. 그리고 쇠창살(?)로 단단히 수비하고 있는 너머로 보이는 즐비한 술병으로 봐선 한눈에 리커 스토어다.


과거 400여 개의 증류소가 영업을 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음을 자랑하고 싶은 아이리쉬 위스키의 본산인가 하는 느낌이 정도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아이리쉬 위스키.

아이리쉬 위스키의 위용을 자랑하는 듯하다.


The Friend at Hand. 한두 잔 시음까지 해 본다. 

위스키의 오묘한 향. 독주지만 그 맛에 위스키를 마시는 것이려라.


그리고는 살짝 취기 오른 기분 좋은 느낌으로 시내 거리를 다녀본다.

빨간 꽃 장식과 줄에 달려 있는 빨간 등이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마치 크리스마스를 벌써부터 기다리는 마음을 담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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