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꽃을 피우기 위해

덜 치열하게 즐기며 준비하고 있다.

by 소원 이의정

대학원에서 개강하는 민화 기본반을 수강하기 위해 거진 반년을 기다렸다. 직장과 맞물리다 보니 개강에 맞춰 수강신청을 못했던 것인데 올해 봄학기 개강에 성공했다.


첫 작품으로 나에게 온 '호작도'.

호랑이 느낌이 우스꽝스럽고 가볍게 느껴졌지만 마냥 가벼운 그림은 아니다.

저 호랑이는 탐관오리 부패한 상류사회를 대변하는 멍청한 양반을 뜻한다. 그 양반을 향해 거침없이 부리를 들이대는 까치는 민초였다. 똑똑한 까치는 양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저항의식인 것이다.


한편으로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매개체, 호랑이는 액운을 막아주는 상징적인 동물로 해석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재미있고 민화 속에는 각각의 그림마다 깊은 뜻이 있다.

첫 작품인 만큼 힘도 많이 들어갔고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그렸다.

이후 전시회 일정이 잡혀 그간 연습했던 호작도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해석이 들어간 큰 사이즈의 명품 호작도를 그려 작품으로 제출했다. 아직 전시 전이라 나중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자격증 과정이기에 과정별로 단계가 있다.

호작도 다음으로 모란을 그릴 수 있었다.

모란도는 부귀영화, 행복, 부부화합을 상징한다.

활짝 만개한 모란이 이쁘기도 하지만 그 상징성 또한 거창하다.

화려한 모란도를 그릴 땐 호작도와 달리 조금씩 민화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면 바림을 하는데 저 꽃잎의 그러데이션이 예전에 배웠던 유화와는 아주 달랐다. 장인정신으로 꽃잎을 한 겹 한 겹 정성을 다해야 했다.


도화지에 커다란 꽃 하나의 의미가 특별하다.

한 개의 꽃은 큰 부자를 뜻한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도
忠-용, 잉어, 새우, 대합 / 입신양명(立身揚名) 새우와 조개는 그 발음이 화합(和合)과 유사하여 군신 간의 화합을 이루어 충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시회 작품을 과정 들어오자마자 하게 된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다. 먼저 시작한 선배들은 나를 부러워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잘 이끌어 주신 교수님께 늘 감사할 따름이다.

현대판 명품 호작도를 완성한 후 두 번째 작품으로 문자도를 선택했다. 이 문자도는 용의 몸이 획을 따라 흐르는 '충'을 표시한다. 최근에 이재명 대통령께서 강조했던 '충'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충'이라 했는데.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었던 모든 상황이 나에겐 행운이었다.


최근 'K-pop 데몬 헌터즈'라는 애니메이션이 나왔고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많은 문화들이 배경으로 나왔다. 거기에 민화 또한 한몫했다.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한 호작도. 기쁘다. (ENTJ의 가장 기쁜 표현)


이제 한 학기 끝났는데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하고 있다. 방학 동안은 교수님의 화실로 가는 길이 멀고 멀지만 아주 기다려진다.


뒤늦게라도 꽃을 활짝 피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