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대한 생각

메타인지 결여

by 소원 이의정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이른 점심을 먹고 커피 볶는 향기에 이끌려 카페에 들어갔다.

문을 여는 순간 갓 볶은 원두의 묵직한 향이 온 공간에 깔려 몸에서 원두향이 느껴질 정도였다.

커피를 애정하는 나에게는 천국 같은 느낌이랄까.


부드럽고 깔끔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마시며 문뜩 떠오른 나의 질문에 친구의 답변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잘 맞추는 편안한 사람아냐?"

친구의 답변은 "아니지, 자기 편한 사람은 아냐. 가끔은 싸한 분위기에 눈치를 보게도 만들잖아."

나 "그럴만한 상황이면 그렇게 하겠지. 아무 때나 그러진 안잖아."

친구 "그렇지, 아무 때나 그렇지는 않지. 그런데 잘 못 건드리면 안 되겠지 싶을 때가 있어."

깔깔거리고 웃었지만 뭔가 씁쓸함이 남았다.


나는 그간 나에 대한 메타인지가 끝내주게 잘 된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나 스스로 나는 성격 좋고, 편안하고 그래서 누구에게도 잘 맞춰주는 사람. 나를 그렇게 정의했었다.

그런데 수년을 봐온 나의 친구가 나에게 한 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일부 인정하는 것은 난 누구에게나 착하지 않다. 아무나 편하게 지내지도 않는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내가 선택한 소수하고만 어울린다.


결론은 메타인지가 덜 된 상태라는 것이다.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 자신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있는 것.

그런데 난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메타인지가 됐다고 스스로 착각했을 뿐.

나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인정.


나는 사실 고집스럽게 늙고 싶지 않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고 싶지도 않다.

난 늘 유연하고 받아들일 줄 알고 변화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올해는 독서클럽에서 책도 열심히 읽어서 인증하고 글도 열심히 쓰고 올 한 해 알차게 보내고 싶다. 이런 모든 활동들과 함께 뇌가 말랑말랑하고 오픈마인드이고 싶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변명을 하자면 살면서 누적된 나만의 생존본능이 아닐까?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굳이 가까워지지 않는 마음. 누구에게나 착하고 싶지 않은 마음.


내 내면의 인간적인 본능으로 묻어두고 갈까 하는데...

그런데 난 누구에게나 친절할 거고 누구에게나 인정을 베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