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짐에 집중하게 된다.
영화를 보았다. 두 남녀는 우연히 만났으며, 운명적으로 닮은 점들을 찾아간다. 영화, 소설, 옷차림 나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시간도 지나가는 줄도 모른 체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이 빠져가는 과정에 영화의 제목은 잊어버렸다. 초반 내용만 보고 나는 이 영화가 해피엔딩 결말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나에게는 이상적으로 보였으며, 단지 그 흐름과 마음의 온도가 좋았다.
하지만, 어느 영화든지 '위기'는 찾아온다. 이 영화에서는 '현실'이 위기가 되었으며, 암묵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 개인의 목표 하나의 마음이었던 것이 두 개로 쪼개지는 지점이 왔다. 나는 이런 현실에 마음이 아팠던 것일까? 아니면, 하나였던 것이 두 개로 나뉘는 순간이 슬펐던 것일까. 눈물이 맺혔다. 두 남녀는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아이러니하게도 끝이라는 종착점에 와서야 처음을 기억했다. 두 남녀도 눈물을 흘렸다.
영화의 마지막 헤어진 두 남녀는 지난 연인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고 이 결말을 누구는 좋은 결말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배드 엔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단지 헤어짐이 있기 때문일까? 시작이 있으면 언젠가 끝은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의 죽음, 변해버린 마음, 개인 사정 등 다양한 이유의 헤어짐이 있다. 나는 '헤어짐'이라는 결과에 집중하고 있었다.
1년 전 이 맘쯤에 꿈을 꾼 적이 있다. 나와 함께 살아가고, '나'라는 사람을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반려묘에 대한 꿈이었다. 어느덧 아이는 9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왔다. 사람에게는 9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세월이지만 이 아이들에게 9년은 인생의 절반이다. 몇 년 전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헤어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꿈에서는 죽음을 통해 많은 슬픔을 느꼈고, 꿈에서 깨 현실로 돌아왔을 때에는 걱정,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이 쏟아져 나왔다. 과연 난 이 헤어짐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아마 나도 헤어짐 앞에서 처음 만났을 적을 생각하겠지 그리고 눈물을 흘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