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4IR) 기반 기술들이 놀랍도록 성장하고 있다. 이동통신 기술과 인터넷 속도 면에서 한국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준인데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온라인 서비스와 디지털 콘텐츠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혁신적인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기반의 스마트폰이 2010년 초반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하였고 2023년 기준에 한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률은 무려 97%에 달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다양한 미디어와 서비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시대가 변화하면서 책의 사회적 가치도 변하고 있다. 미디어가 많지 않았던 시대에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매체로 종이책이 유일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웹콘텐츠가 활성화되면서 독서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책과 멀어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책 이외에도 정보를 얻기 위한 매체나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콘텐츠들은 더욱 짧아지고 자극적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영상 매체의 발달로 텍스트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책은 다른 매체에 비해 텍스트 중심이고 책을 읽은 후에도 사고해야 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독서는 능동적으로 집중과 몰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바쁜 사회 속에서 시간을 들여가며 독서를 하고 사고할 수가 없다보니 수동적인 독서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기술의 발전으로 독서는 더 이상 읽는 것이 아닌 보고, 듣고, 채팅하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채팅에 익숙한 Z세대는 책을 읽고 쓰는 것마저도 채팅의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 채팅창을 배경으로 소설의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대화로 책 내용을 변화시킨 채팅형 소설(chat fiction)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 중에서도 읽는 형태의 책 대신 듣는 형태의 오디오북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독서의 형태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책 속 문장을 읽고 사고하는 독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단순한 정보 습득뿐만 아니라 저자의 내면까지도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독서의 가치와 유용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책을 읽는 행위는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다. 「국민 독서실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평균 6% 정도의 독서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최근 들어 독서율 하락추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보고 즐길 거리가 많아지면서 독서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인데 이는 다양한 매체 속에서 독서의 우선순위가 점점 밀려나고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다행히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오디오북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디오북은 콘텐츠를 들으면서 다른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글로벌 도서 출판 매출은 2018년에 1,220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1,436억 5천만 달러로 2030년에는 1,638억 9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전체 도서 매출에서 일반도서(trade book) 부문이 약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몇 동안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2023년에 일반도서 매출은 전 세계적으로 7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에는 827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서 유형별로 보면 종이책이 약 77%의 점유율로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디오북은 향후 5년 동안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디오북은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스마트폰, 태블릿, AI스피커 등)를 통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고 시각 피로도(visual fatigue)도 낮춰준다. 또한 운전 중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을 주거나, 대중교통 이용 시간에 유익하기도 하고, 운동 중 지루함을 감소시키는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하여 활용도가 매우 높다. 특히 음성 기반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노안으로 책 읽기가 불편한 장노년층을 포함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정보 접근의 좋은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디오북은 새로운 독서 경험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듣기 능력이나 어휘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오디오북은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서 출판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써 큰 기대를 받으며 매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 오디오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소비 방식도 구독 서비스의 형태로 변화되고 있기에 오디오북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오디오북 산업의 주요한 흐름을 살펴보면 다음의 몇 가지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구독 기반의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오디오북 시장을 견인해 나가고 있는 아마존의 오더블(Audible), 스웨덴 오디오북 플랫폼 스토리텔(Storytel), 구독 서비스의 원조격인 스크리브드(Scribd) 등의 대표적인 오디오북 사업자들은 구독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오디오 부문 비즈니스를 확대시키기 위해 2021년에 오디오북 서비스 업체 파인드어웨이(Findaway)를 인수했고 2022년에는 미국 이용자를 위한 오디오북 서비스도 출시했다. 이후 2023년 10월에는 영국과 호주의 프리미엄 구독자에게 오디오북을 월 15시간 무료로 제공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오디오북 서비스는 구독 형태로 계속해서 시장을 확장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둘째, 현지 언어로 된 오디오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오디오 시장의 인구 통계는 점점 더 젊고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오디오북 출판협회(APA)가 연례 소비자 조사 결과(미국 18세 이상 대상)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를 통해 오디오북 청취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성인 중 절반 이상인 53%가 오디오북을 한 번 이상 청취한 적이 있다고 답해 2022년의 45%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약 1억 4천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오디오북을 들었다는 의미이다. AP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디오북 청취자의 57%가 18~44세 사이이다. 참고로 미국 인구 중 동일 연령대에 속하는 인구의 49%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또한 오디오북 청취자의 29%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또는 히스패닉으로 식별됐는데 이는 미국 인구의 27%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소비자 조사에서의 일부 데이터는 오디오북 소비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청취자들이 이전 팬데믹 이전의 습관으로 돌아왔음을 나타낸다. 청취자들은 지난 한 해 동안 평균 6.3개의 오디오북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는 2022년의 6.9개에서 다소 감소한 수치이다.
셋째, 어린이의 학습과 교육 목적으로 오디오북이 부상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의 성장 동력 중 하나는 아동 및 가족 청취 분야에서 지속력을 보이고 있다. 자녀를 둔 오디오북 청취자의 56%는 자녀가 오디오북을 듣는다고 보고했다. 이 수치는 2022년 61%라는 높은 수치에서 감소했지만, 2020년 팬데믹 이전에 측정된 35%보다는 여전히 높다. 이러한 상승세를 반영하여 어린이 오디오북 카테고리는 2022년에 41% 성장했지만, 여전히 전체 오디오북 시장의 3%에 불과하다. 참고로 일반 소설은 여전히 가장 큰 카테고리로 남아 있지만 유머, 논픽션, 로맨스는 모두 2022년에 탄탄한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넷째, AI오디오북이 증가하고 있다. 오디오북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 타이틀은 매우 제한적이다. 오디오북 제작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출판사들은 어느 정도 판매가 보장되는 베스트셀러나 이슈 도서들을 선별해 오디오북으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디오북 콘텐츠의 다양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AI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한 오디오북 제작방식이 크게 주목 받고 있으며, 이러한 솔루션을 이용해 제작한 오디오북 콘텐츠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구글 플레이(Google Play)에서는 AI 기반의 오디오북 해석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2023년 1월에는 애플(Apple)이 디지털 내레이션(digital narratio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디지털 내레이션은 언어학자, 품질 관리 전문가, 오디오 엔지니어의 작업을 통한 고급 음성합성 기술로 전자책 파일에서 고품질의 오디오북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즉, 수많은 전문 내레이터의 데이터를 학습시킨 뒤 AI 목소리로 오디오북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서 모든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여주고 청취자가 더 많은 도서를 즐길 수 있도록 제공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문 내래이터가 녹음을 하게 되면 몇 주의 시간이 소요되고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AI 오디오북 제작방식은 비용의 효율성을 크게 높여준다.
오디오북은 출판 시장의 규모와 성장에 있어서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디오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북 관련 통계들을 살펴봄으로써 오디오북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고자 한다. 시장조사 업체인 마켓어스(Market.us)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북 매출은 2022년 기준으로 42억 달러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2032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7% 성장해 2032년에 39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장르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픽션 오디오북이 오디오북 전체 매출에서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SF, 미스테리, 로맨스 등의 분야가 인기가 높은 편이다. 참고로 논픽션은 향후 7년 동안 연평균 27.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오디오북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서 형식으로 쉬운 접근성과 편의성으로 인해 펜데믹 기간 동안 소비가 급증하였다.
전 세계의 오디오북 시장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2022년 시장 점유율의 약 40% 이상을 북아메리카에서 차지하고 있다. 북아메리카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의 높은 보급률, 많은 출판사와 유통업체에서 오디오북 제공, 높은 문맹률, 강력한 읽기/듣기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디오북이 가장 성숙하게 발전하였다. 유럽은 오디오북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증가하는 가처분소득, 인터넷 보급률 확대, 영어 학습의 인기 증가, 현지 플레이어 및 콘텐츠의 등장 등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Deloitte)의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오디오북 시장은 향후 7년 동안 매년 20~25%의 성장세를 보이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점유율(45%)을 유지하고 중국과 함께 전체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의 약 75%까지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3년 6월에 발표한 APA의 연간 판매 조사에 따르면 오디오북 매출액은 11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28개 APA 회원 출판사의 2022년 전체 매출이 10% 증가했다고 한다. 2020년 대비 2021년의 25% 증가와 비교해보면 2022년의 성장률이 다소 낮아졌는데 이는 펜데믹의 영향으로 보인다.
아마존(Amazon)이 인수한 오더블은 전 세계 오디오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미국 내 오디오북 매출에서 65%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미국 내 오디오북 매출은 18억 달러인데 이 중에서 오더블의 매출은 10억 1천만 달러로 전체 매출에서 63.4%를 차지하고 있다. 참고로 오디블의 매출은 아마존 도서 출판 매출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오디오북 판매액은 곧 전자책 판매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 동안 미국의 오디오북 매출은 53.39% 증가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서 유형이 되었다. 에디슨 리서치(Edison Research)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오디오북이 미국에서 점점 더 우세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2022년 조사를 보면 성인의 약 53%가 오디오북을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대비 7% 증가한 수치이며 업계에서는 45% 증가했다. 이는 약 1억 4천만 명의 미국인이 오디오북을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디오북은 매출 성장 외에 제작 측면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디오북 제작은 지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으며 2021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오디오북은 74,000개 이상으로 전년 대비 4.23% 증가했다. 2007년 대비 24배, 2011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오디오북 시장이다. 중국의 오디오북 시장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두 자릿수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펜데믹 기간인 2019년에 크게 성장하였고 2023년의 시장 규모는 86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히말라야 FM(Ximalaya FM), 칭팅 FM(Qingting FM), 란런팅수(Lanren Tingshu) 등이 중국 오디오북 사용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오디오 플랫폼이다. 2020년 기준으로 5억 6,900만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오디오북을 청취했는데, 이는 2016년의 2억 1,800만 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유럽의 오디오북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8억 5천만 달러로 추정된다. 연평균 18.61%의 성장률로 성장하여 2025년까지 12억 3천만 달러가 증가해 총 20억 8천만 달러로 예상된다. 유럽 오디오북 시장의 32%는 독일이 이끌고 있다. 영국도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 2019년에 9,48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3% 성장했다. 특히 4개의 북유럽 국가의 2020년 오디오북 매출은 1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영국에 이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고 그에 따라 콘텐츠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향후에는 정보를 어떤 형식으로 제공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출판 산업도 마찬가지이며, 그것이 예전에는 종이책의 형태였다면 지금은 다양한 디지털(전자책, 오디오북, 동영상북, AR/VR북 등) 매체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에 맞는 매체를 활용해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 독서 환경도 관계 기반의 소통기능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기능으로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이제 읽는 방식이 바뀌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책 읽기 방법을 제공하고 독서를 자극하는 문화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특히 편의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오디오북은 신규 독자의 확보와 새로운 독서 경험의 매체로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간헐적 혹은 잠재적 독자를 충성 독자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필요한데 오디오북이 그러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상과잉의 시대 속에서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오디오북이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끝>
본 글은 <기획회의> 596호에 기고한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또한, 본 글은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는 글로써 인용 시 출처 정보를 꼭 표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eholee
[트 위 터]: http://www.twitter.com/viper_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