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콘텐츠의 생성과 활용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 환경과 글쓰기 플랫폼의 확산으로 누구든지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도 크게 바뀌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거대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등의 기술들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 거대 언어모델(LLM)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을 사용한 초대형 딥러닝 모델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 기반으로 자연어 처리(NLP)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생성형AI의 기술은 창의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으며,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인 ChatGPT가 대표적인 콘텐츠 제작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ChatGPT는 프롬프트를 통해 입력받은 내용에 대해 아주 그럴듯하게 답변해 준다. 때로는 기대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들까지 담겨져 있어서 마치 어느 정도 수준의 전문가와 대화를 나누는듯한 착각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ChatGPT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럼 ChatGPT를 활용하여 어떻게 콘텐츠 제작의 질을 향상시키고, 창작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글쓰기 작업 중 전체적인 기획 방향을 세우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어떤 내용을 담고 어떻게 전개시켜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거나 관련 도서들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반면 ChatGPT를 이용하면 수많은 정보들을 미리 학습했기 때문에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시간과 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글을 쓰려는 분야에서의 최신 트렌드나 아이디어를 손쉽게 얻기 위해 우선 ChatGPT에게 “최근 출판 산업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슈들을 정리해 주세요.”처럼 포괄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에는 질문을 여러 개로 세분화하여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해 나가면 보다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ChatGPT에게 질문한 동일 내용에 대해서 다른 답변을 계속 요청해서 살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참고로 질문은 영어로 하는 것이 훨씬 정확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ChatGPT의 학습 데이터들이 주로 영어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이나 인문 분야와는 달리 소설 분야에서는 시대적 배경, 등장인물, 사건 등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요소들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그 시대에 어울리도록 인물의 이름을 짓고 스타일과 성격 등을 설정하는 작업에 오랜 시간을 할애한다. 이럴 경우에도 ChatGPT를 활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세 프랑스의 도시 여성 캐릭터를 만들려고 합니다. 판타지식 이름으로 작명하고 성격과 성장 배경 등을 설정해 주세요.”와 같이 질문한다면 소설 속 가상 캐릭터를 창조하거나 가계도 등을 구상할 때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번역 작업의 패러다임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고도화된 AI 도구들은 번역의 속도와 정확성에 있어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방식은 번역가가 직접 번역을 수행하거나 기계 번역 도구를 보조적으로 활용하였으나, 최근에는 AI로 초벌 번역을 한 뒤에 번역가가 검수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기계번역 사후교정(Machine Translation Post Editing) 방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번역가의 역할이 번역에서 검토와 편집으로 전환되고 있다.
원서 번역 과정에서도 ChatGPT를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If the French Revolution were to recur eternally, French historians would be less proud of Robespierre를 번역해 주세요.”처럼 원문을 초벌 번역할 수 있다. 번역 결과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를 바탕으로 세부적인 부분을 수정해 나가면서 번역물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번역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특정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전문 용어 표현의 정확도를 높일 수도 있다. ChatGPT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전문 용어의 표현을 정확하게 번역할 수 있다. 물론 국가 간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여 표현할 수도 있다. 원문에 특정 문화에 기초한 내용들이 있을 경우에 이를 국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여 의역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이처럼 ChatGPT의 번역 능력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번역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ChatGPT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글을 생성해주는 AI 도구이기 때문에 생성된 텍스트도 학습 저작물과 유사하거나 저작권이 있는 자료의 일부가 포함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저작권 보호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독창성의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따라서 ChatGPT가 생성한 텍스트를 출판하거나 공개하기에 앞서 반드시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로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생성된 텍스트가 기존 저작물과 유사한지 확인하고, 정보의 정확성 등을 분석한 뒤에 내용을 재작성하여 독창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ChatGPT가 생성한 텍스트가 특정 자료나 출처를 참조한 경우에는 이를 명확히 명시하는 것이 좋다. 이는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고, 독자들에게 정보의 출처를 제공하는 투명한 방법이다.
ChatGPT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오픈AI가 2022년 11월 30일에 GPT-3.5 기반의 ChatGPT 베타 버전을 공개한 이후 2023년 3월에는 유료버전인 GPT-4를 출시했다. 그리고 2024년 5월에는 거의 모든 형태(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로 입력해도 이를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다는 ‘omni’의 의미로 GPT-4o를 공개했고, 올 여름에는 GPT-5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전 버전에서 나타났던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등과 같은 문제점들을 보완해가며 더욱 정교하고 심층적인 대화가 가능해지고 있다.
모든 산업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ChatGPT라는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ChatGPT에게 얼마나 창의적인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ChatGPT에게 질문할 질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양환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결국 다양한 형태와 목적의 콘텐츠 제작 과정을 지원하는 ChatGPT는 창의적 글쓰기를 위한 혁신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기술을 얼마나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느냐는 개인에 달렸다. <끝>
본 글은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콘텐츠경북> 2024년 여름호에 기고한 글임을 밝혀드립니다. 또한, 본 글은 저작권 보호를 받고 있는 글로써 인용 시 출처 정보를 꼭 표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이은호 교보문고,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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