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리우스 Feb 12. 2024

단편소설
슈퍼 강속구 대통령 3화

시속 400km를 던진 대통령

"후.... 대가 끊길 뻔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한약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반대쪽도 해주실 수 있나요?"

"시도해 볼 수는 있겠지만 혹시라도 실패하게 되면 지금 살아난 고환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정자는 많이 생성되지 않겠지만 한쪽만 있어도 괜찮을 거예요."

"그래도 짝짜기는.....  "

"괜찮습니다. 지금 정도만 돼도 대성공입니다."


충격요법을 받고 기절한 아들은 행성이 대충돌을 하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대통령의 아버지는 그렇게 다시 남성성을 되찾았다. 전화위복이라고 훗날 정치인이 된 대통령의 아버지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함께 갖추어 남자, 여자 유권자 모두에게 인기가 많았다. 오른쪽 고환의 기능이 회복되어 가까스로 결혼을 하게 되었고 아들도 하나 갖게 되었다. 그 아들이 훗날 자라 아버지를 이어 정치인이 되었고 제21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었다. 


어렸을 적부터 야구장 근처도 가지 말라는 집안의 가르침을 따라 야구에 대해 공포와 배타적인 생각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야구장에 입장하여 시구를 하게 된 것이다. 


"각하, 이제 나가셔야 할 때입니다."


비서실장이 긴장하고 있는 대통령에게 말했다. 


"그.... 그래요...."


대통령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경기장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대통령 각하이십니다!" 


수많은 관중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니 긴장했던 마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대통령이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하며 야구공을 잡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잡아본 야구공이었다. 야구공을 잡은 순간 손가락에 엄청난 힘이 들어갔다. 손과 팔, 어깨, 배와 다리에서 이어지는 근육이 초대형 선박의 밧줄처럼 단단하고 강력하게 연합되는 느낌과 엄청난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다. 대통령은 글로브에 들어갔던 공을 잡아 온 힘을 다해 던졌다.


'피융~~~~~~~~~~~~~~~~~~~~~~~~~~!' 


총소리가 났다. 공이 날아가는 게 안보였다.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굉음과 함께 갑자기 포수가 뒤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펜스에 부딪혀서 쓰러졌다. 고통스러운 비명이 들렸다. 글로브에서는 연기가 나더니 불이 붙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2만 명 관객들이 순식간에 모두 고요해졌다. 스크린을 보니 포수 글러브에 불이 붙었고 포수는 괴로움에 고통스러워했다. 공의 속도가 나왔다. 시속 400km. 포수는 기절을 하고 들것에 실려 나갔다. 대통령을 비롯한 경호원 모두 아무 말도 못 하고 멈춰있었다. 


멀리서 지켜보단 비서실장도 두 눈이 동글해져서는 입을 못 다물고 있었다.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각하에게 달려갔다.



"각하, 내려오시죠."


그제야 대통령도 정신을 차렸다. 사람들이 웅성 웅성대며 황급하게 운동장을 나갔다. 경호팀에서 대통령을 경호차량에 태우고 청와대를 향했다. 차 안에서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손 끝에서 느껴졌던 야구공의 감촉을 리마인드 하며 터질듯한 가슴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김실장 내일 야구공 열개만 준비해 주겠어요? "


그날 지상파 8시 뉴스와 인터넷 뉴스는 대통령 시구로 난리가 났다. 전국 곳곳에서 2002년 월드컵 때를 연상케 하는 퍼레이드가 즉석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야구팬들은 대통령의 시구 사진을 대형 현수막으로 출력하여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네! 현장에 나와있는 KBS 뉴스 아나운서 박찬호입니다. 지금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 그 자체입니다. 대통령이 시구를 하고 8시간이 지난 상태인데도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며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때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중으로 있었던 시민 분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아!! 대통령이 시구를 한다고 공을 던졌는데! 그 공이 시속 400km를 넘었다니까요! 400km를 넘었다고요! 이제 우리나라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대회란 대회는 모두 싹쓸이 할 수 있다니까요! 하하하하하!"


그 시민의 흰색 티셔츠에는 여자친구인지 아내의 립스틱으로 그려진 메시지가 선명하게 그려있었다.


'I love 대통령!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함께 뉴스를 보다 대통령이 리모컨으로 TV를 껐다. 9시쯤이었는데 그때 청와대로 팩스가 왔다. 메이저리그 보스턴삭스였다. 동시에 전화가 왔다. 미국 국방부 장관이었다. 


"안녕하세요. 대통령입니다."

"헬로, 하이, 나 미국 국방장관인데요. 제 친구가 정말 간곡히 부탁을 해서요. 잠깐 바꿔줄게요."

"네?"

"하이! 나는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입니다. 저는 당신의 시구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메이저리그 최고 대우로 스카우트하고 싶습니다. 계약서는 바로 팩스로 보내겠습니다. 그럼 바로 사인해서 보내주세요. 국방장관 바꿔줄게요."

"프레지던트 김! 축하해요! 너무 인상 깊었어요. 당신은 정말 멋져요. 조만간 야구장에 만나요. 이만 끊을게요. 독도는 한국땅! 와우!"

"네? 장관님, 장관님!"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보내준 팩스에는 10년 1500억, 1년 150억이 적혀있었다. 대통령은 바로 사인을 하려고 펜을 들었다.


'각하....'


비서실장의  소리에 멈춰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헛기침을 하며 계약서를 책상 서랍이 넣었다. 비서실장에게 또 전화가 왔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장 톰 브라운이었다.


"헬로, 하이, 나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장이에요.  내 친구가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고 해서요. 바꿔줄게요."

"저는 나이키 대표이사입니다. 당신이 보스턴과 계약 에정이란 말을 듣고 우리 나이키와 계약을 요청합니다.

5년 계약으로 팩스를 보내겠습니다."


팩스가 왔다. 700억이었다. 대통령은 바로 펜을 꺼내 사인을 하는데 비서실장이 펜을 움켜쥐고 뺏었다. 


"김실장!! 빨리 펜 내놔!"

"각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
"뭐가! 700억이라잖아!!"
"각하.... 국민들 생각을 하셔야죠!"

"국민들! 뭐! 국민들 잘 살아! 그리고 다시 대선 해서 더 좋은 대통령 뽑으면 돼! 그 야당에 괜찮은 친구 있더구먼 빨리 펜 내놔!" 


비서실장은 계약서를 찢었다.


"김실장! 정말 이러기야?" 

"우리가 이러려고 여기까지 왔습니까? 초선에 최연소로 대통령 된 것은 국민들을 위해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가 국민을 위해서 여기까지 온 거 아니었습니까?"


대통령은 할 말이 없었다.


"맞기는 한데.... 총 2200억 원이라잖아!"

"대통령 각하 정신을 차리셔야 합니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까 우선 주무시죠. 경호실장! 어서 각하를 침실로 모시게!"

"어! 어! 사인!!!! 사인해야 돼!!!!!!!!!"


대통령은 잠이 안 왔다. 700억이면 호나우두나 마이클 조던 급이었다. 700억이면 나눠가져도 되는데 고지식한 김실장! 대통령은 꿈을 꿨다. 메이저리그 우승을 하고 금발의 미녀와 결혼하고 비서실장은 옆에서 스폰서와 계약을 하고 있는 행복한 꿈.

작가의 이전글 단편소설 슈퍼 강속구 대통령 2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