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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balist Sep 19. 2023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쾰른까지 워프 타는 방법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으로 향하는 쾰른 출장기

Gamescom 2023 현장


게임스컴은 '쾰른'에서 한다.


유럽에서 가장 핫한 빅게임쇼, 게임스컴이 다가왔다!

게임스컴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게임스컴이 열리는 도시는 베를린, 뮌헨이 아니라 '쾰른'이라는 것을. 독일에서 4번째로 큰 도시, 독일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 아름다운 대성당이 있는 도시 쾰른은 한국인에게 다소 생소한 지역이다.


우리 회사는 하이브가 투자한 플린트의 '별이 되어라2' 와 'BMW' 게임스컴 전시를 실행하기 위해 독일로 향하게 되었다. 나 역시 프로젝트 지원 차, 투입되었는데 '선발대-중발대-후발대' 중 가장 마지막 주자로 게임스컴 하루 전날인 8월 22일, 홀로 쾰른으로 가게 되었다. 이미 게임스컴 경험이 있는 동료들은 내가 렌터카 없이 혼자 쾰른에 오는 것을 다소 걱정하였다. 잘 찾아올 수 있겠냐는 우려였다. 나의 독일 경험이라곤 프랑크프루트공항을 경유지 삼아 2시간 머물렀던 게 전부였기에, 사전 준비를 잘해서 가야겠다는 심리적 근성이 생겼다.


쾰른과 가까운 공항은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 암바인 공항에서 쾰른중앙역까지는 약 180km,

약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거리이다. 자, 그럼 쾰른까지 어떻게 가야 할까?



Chapter 1. 게임스컴 출장의 가장 큰 미션은 렌터카 없이 쾰른에 가는 것이었다.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쾰른 가는 법'을 네이버에 검색해 보면 포스트가 3개 내외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 이후 버전은 찾기 어렵다. 도이치반을 타고 가는 건 분명한데, 기차는 어디에서 타고 티켓은 어떻게 구매하는 걸까?


파워 J인 나는 두려운 마음으로 마우스를 폭풍 클릭하며 흩뿌려진 정보들을 수집하여 루트를 체크해 보았다. 다른 출장자들도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딱 알맞은 쾰른 여정의 맵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 않을까?

 

사실 이번 포스트는 게임스컴에 참가하는 출장자들과 게이머들을 위해, 공항에서 쾰른까지 워프 타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 

*워프 : 게임 상에서 다른 맵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


난 이번 출장길에서 대중교통만으로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가는 루트를 세세하게 기록하였다. 쾰른으로 향하는 여정이 다소 길게 느껴질지라도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며 나의 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쾰른 대성당의 자태가 저 멀리 보일 것이다.



게임스컴 출장 교통편 체크리스트

1. 항공권 예매
2. 프랑크푸르트공항 하차 터미널 확인
3. DB(독일철도) 티켓 예약


1. 항공권 예매


프랑크푸르트항공권은 저렴하고 직항이면 베스트지만, 게임스컴 기간에는 크리스마스 연휴처럼 비행기 값이 평소보다 올라가는 건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국내 신생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독일길이 열리면서, 괜찮은 가격대의 항공권을 예매할 수 있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코노미(이코노미35 클래스), 프리미엄 이코노미(프레미아42 클래스)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며 이코노미 클래스는 좌석 35인치,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는 좌석 42인치 간격이 핵심이다.

나는 회사의 후원으로 프리미엄석 '프레미아42'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감격..감격..)


항공권 비용은 어느 시기에 예매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출장 한 달 전 기준으로 ICN-FRA 프리미엄석 왕복 항공권은 136만 원 정도였다. (에어프레미아 탑승 후기도 곧..)


항공권을 예매했다면, 프랑크푸르트공항 몇 번 터미널에 도착하는지 중요하다.


2. 프랑크푸르트공항 하차 터미널


쾰른에 쉽게 가려면 도이치반(독일 열차)을 이용해야 하는데, 기차역과 가까운 곳은 '1 Terminal'이다.

만약, '2 Terminal'2이 도착지라면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 항공사별 도착 터미널

1 터미널 : 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

2 터미널 : 대한항공, 에어프레미아


나 같은 경우는 에어프레미아를 탔기에 '2 Terminal'에 도착했고, 1 Terminal까지 이동하는 셔틀버스를 타야 했다. 사전조사를 철저히 한 덕에 셔틀버스 정류장까지 쉽게 갈 수 있었지만, 공항 표지판에 셔틀버스 표기가 없기에 처음 가는 사람은 인포데스크에서 물어 물어 가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기록한 여정은 공항에서 버스 타고 1터미널까지 이동한 루트이기에 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를 이용한 출장자는 공항역에서 쾰른역 가는 방법만 참고하시길.


3. DB(Deutsche Bahn) 독일철도 티켓 예매


독일에 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도이치반은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주 연착되기로 유명하지만, 기차 외에 다른 대안이 없을 때는 이런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도이치반은 장거리, 단거리로 나뉘는데, 기차 종류도 'ICE, IC, RB' 등 거리에 따라 여러 가지다.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쾰른중앙역까지 가는 기차는 도시 간 특급열차인 ICE 기차를 이용한다. 우리나라 KTX 같은 기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평소 '코레일톡' 어플을 이용해서 KTX 열차 티켓팅을 하듯이, ICE 기차는 'DB Navigator'어플로 쉽게 예매할 수 있다.


역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게임스컴 기간에는 많은 사람이 이동할 거란 생각에 나는 사전에 기차를 예매하기로 했다. (→ DB 홈페이지에서도 사전 구매 가능하나,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연착을 확인하고, 티켓을 따로 발권하지 않아도 되는 어플을 추천!)


우선 어플을 설치해서, 회원가입 후, 경로를 입력하고 구매하는 방법까지 차근차근 따라 해 보자!


* 사전에 좌석을 지정한다면, 캐리어 보관 거치대가 가까이 있는 좌석으로 픽하자!

(만약, 좌석 지정을 하지 않았다면 비어있는 자리에 착석하면 된다.)



독일열차 예매티켓 보는 법


항공권, 기차티켓까지 예매했다면 반은 해냈다! 잘 따라왔다.

자, 이제 마음 놓고 짐 싸자!



Chapter 2. 에어프레미아, 프레미아42 탑승 후기



ICN → FRA
기종 B787-9



FSC(대형항공사)와 LCC(저비용항공사)의 장점만 모았다는 HSC(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마케팅은 솔깃했다. 넓은 좌석에 합리적인 비용이라니. 항공업계의 틈새시장을 잘 파고든 중장거리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궁금했던 찰나, 이번 게임스컴 출장 덕에 처음으로 이용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프레미아42'는 체크인 전용카운터와 32kg까지 수화물 수용, 좌석 간 간격이 42인치(일반 이코노미 좌석보다 약 18cm 넓은 간격)로 대형항공사 이코노미에 비해 가성비가 꽤 좋은 편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이코노미 좌석


프레미아석은 한눈에 봐도 시트가 넓은 편이었고 간격이 시원했다. 우등고속버스 같은 느낌이랄까? 160cm 키의 여자가 앉았을 때, 다리를 아래로 뻗을 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


좌석마다 베개와 담요, 슬리퍼가 비치되어 있고, 자리에 앉으면 승무원이 헤드셋과 어메니트 키트를 나눠준다. 어메니트 키트도 PVC비닐이 아닌, 리사이클링이 가능한 탄탄한 소재의 파우치를 주었다. 안에는 립밤, 핸드크림, 마스크팩과 휴대용 치약 칫솔세트가 있었는데, 브랜드가 헉슬리여서 꽤 신경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에어프레미아 어메니티 : Huxley


기내식 먹으려고 비행기를 타는 건 아니지만, 비행기 안에 음식 냄새가 서서히 퍼지면, 살짝 두근거리는 마음은 나만 그럴까? 기내식 자체가 맛있는 건지, 비행기 안에서 먹는 경험이 주는 설렘인지 모르겠지만, 비행기를 탈 때마다 '밥은 언제 줄까?' 기대하게 된다.


13시간 45분의 비행시간 동안 2번의 기내식과 1번의 간식이 나왔다. 나의 선택은 2개의 옵션 중에 가장 한식적인 메뉴, 비빔밥과 불고기덮밥을 초이스 했는데, 독일로 떠날 때라 그런지 한식을 먹어둬야 한다는 심산이었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 편에선 너무 졸린 와중에 밥 냄새만 나면, 눈이 떠져서 비몽사몽 내가 뭘 골랐는지도 모른 채 밥을 먹었다. (새우죽 하나만 기억나는데.. 사진도 없다 ^^) 에어프레미아 기내식은 전반적으로 양도 적당했고 맛이 자극적이지 않았으며 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에어프레미아 기내식 구성


보통 장거리 항공기를 타면 개인 스크린과 선반은 앞 좌석 헤드에 있는데, 프리미엄석은 좌석 손받침대에서 꺼내어 사용하는 게 조금 특이했다. (모니터 없다고 당황하지 않기로 해요..) 그리고 220v 콘센트가 좌석 손받침 아래에 있어서 USB포트보다 빠르게 디바이스를 충전할 수 있었다. 아, 참고로 안대와 귀마개 같은 수면용품은 요청하면 주는 것 같았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래저래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신형비행기라서 쾌적하고 깨끗했다. 독일, LA, 뉴욕 장거리 출장을 떠나야 할 때, 에어프레미아가 첫 번째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응, 다음도 너로.


에어프레미아 모먼트!


에어프레미아 소소한 팁!


 ・생수 : 나는 물을 자주 마시는 편이라 승무원에게 생수병을 달라고 요청했는데, 페트병으로 제공되는 물이 없다고 했다. 승무원이 빈 병이 있으면 물을 담아주겠다고 하니, 텀블러나 병을 미리 챙기는 게 좋을 듯!

・ 콘텐츠 : 조금 아쉬웠던 점인데, 12시간의 장거리 비행에도 불구하고 볼만한 콘텐츠가 많이 없었다. 가능하면 폰이나 태블릿에 보고 싶은 영상을 미리 다운로드하고 떠나길 추천!



Chapter 3. 뚜벅이가 쾰른까지 가는 법


유럽으로 향하는 여행자, 출장자들은 프랑크푸르트공항을 한 번쯤은 거쳐봤을 것이다. 주변 유럽 국가들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많은 유럽 여행객들은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환승하여 유럽 전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독일로 이동하는 관문은 수도 베를린이 아니라 프랑크푸르트로 잘 알려져 있다. 나에게도 프랑크프루트는 유럽으로 가는 허브공항이었고, 길고 긴 이미그레이션으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던 공항이었다.



프랑크푸르트공항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유럽의 향기가 코 끝에 닿았다.

무사히 짐도 찾았으니, 무사히 역까지 가보자!



1. 셔틀버스 타고 1터미널로 이동하기


캐리어를 찾고 나왔을 때 어떤 사인을 보고 이동해야 할까?

여긴 2터미널의 모습이다. 화살표 방향으로 걸어 나가면.



D, E 사인이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D, E 체크인 구간에 터미널1로 이동하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와서 왼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터미널1로 이동하는 버스 표지판이 보인다.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


버스정류장으로 나가는 출구


건물 밖에는 'Terminal2 D, E' 표지판과 바로 왼쪽에 'Shuttle Terminal1' 표지판이 보인다.

버스 탑승자는 꽤 많았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종착지까지 가자!

* 셔틀버스 무료 이용


터미널1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


버스는 공항 밖에서 하차하기에, 역으로 가려면 건물 안으로 이동해야 한다.

내렸을 때 보이는 풍경들. 사람들을 따라 조금만 걸으면 'Terminal 1' 사인이 바로 보인다.



공항 표지판이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잘 보면, 표지판에 기차 아이콘과 함께 'Fernbahnhof Long-distance Trains'가 보일 것이다.

'Bahnhofe Train station'과 헷갈리지 말고, 우리는 장거리 열차를 타야 하기에, Long-distance Trains을 따라가야 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장거리 열차를 탈 수 있는 곳이 3층이라고 알려준다.

'Fernbahnhof Long-distance Trains' 3층으로 고고!



Chapter 4. "4-7만 따라와!"


터미널1까지 왔고, 공항역까지 가는 건 너무 쉽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표지판이 보일 텐데, '4-7' 숫자가 크게 눈에 들어온다.


이제부터 4-7만 따라가자!



날씨 참 좋고요, 우린 '4-7'을 따라 쭉쭉 걸어가자.



'4-7'이 왼쪽을 가리킨다.



'4-7'을 따라가다 보면, 음식점이 몇 개씩 보인다. 여기서 기차에서 먹을 요깃거리를 사도 괜찮다.



'4-7'표지판이 끝나는 지점에서, 저 멀리 전광판과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보인다.

마침내 프랑크푸르트공항역에 도착했다!




Chapter 5. 도이치반 : 기다림이 정답임을...


독일 열차는 유명하다. 지연이 숨 쉬듯 일어나는 열차, 많은 여행자들과 악연이 있다는 도이치반.

기차 연착이 잦고, 플랫폼은 변경되고, 아마 계획대로 이뤄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타국에서 온 방문객은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독일에서 거주했던 직원이 나에게 건넨 말은 단 하나였다.

"무조건 지연될 거예요. DB어플을 꼭 다운 받으세요."


사전에 DB어플로 예매했다면, 기차 지연 시간이나 플랫폼이 변경되는 사항에 대해 어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나 역시 기차가 3번 지연되었고, 실시간으로 도착 시간이 변경되는 것을 어플로 확인했다.


DB 어플로 확인한 '기차 지연시간' 자꾸 숫자가 바뀌네..

 

역에 도착하자마자 전광판을 보니, 이미 지연시간이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18:42 열차였고, 19:12 타임이 하나 더 적혀있는 것이 보인다. 'Fern7'은 7번 플랫폼을 나타낸다.



나는 7번 플랫폼이었기에 '6-7 Track' 표지판을 보고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도 있으니, 사람이 없다면 편리하게 이용하시길.)



플랫폼의 풍경.

실시간으로 열차 시간을 안내해 주는 전광판이 있고 알파벳과 숫자(D7) 사인이 보이는데, 열차 탑승하는 구간을 나타낸다.


공항역 플랫폼의 풍경


나는 7번 플랫폼에 23번 구간이었는데(예매티켓에 나와있음), 전광판을 보면 열차에 표시되어 있는 숫자들 중에 '23'은 D라고 알파벳이 적혀있다. 기차가 워낙 기니까, 본인이 예매한 좌석 구간에서 대기했다가 타는 게 편하다.


전광판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전광판에서도 도착 시간은 계속 변경되었다. 악명 높은 독일열차를 미리 알고 가서 그런지, 두려움 없이 느긋하게 기다렸다.

 

'만약 반대로 공항을 가는 거였다면, 인내심이 끝까지 받쳐줬을까? 정말 일찍 나서야겠다.'

J성향의 과몰입을 즐기는 사이, 전광판 타임이 3번 바뀌고, 드디어,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ICE기차가 나타났다!



기차 창문에 보면 '61번 좌석부터 107번 좌석 구간'이라는 표기가 보인다.



ICE기차 내부는 KTX와 환경이 비슷했다. 가방을 올릴 수 있는 선반이 위에 있고 이동 통로에 화장실도 있어 심적으로 편안했다. 나는 직행을 타서 쾰른중앙역까지 한 시간 남짓 소요되었고, 중간 경유지에서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엉덩이를 들썩들썩했는데, 목적지와 시간을 잘 확인해서 하차해야 한다.

(물론 쾰른중앙역이 가장 많이 붐빈다.)

 


기차는 달리고 달려, 쾰른중앙역에 도착했다.

참 잘했다.



많은 여정들 중에 '비주류'에 속했을 쾰른 루트를 정리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게임스컴 참가자들이 이 포스팅을 보고 출장에 대한 마음 졸임 없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기를!






스탯 찍기! 팀장님에게 칭찬받는 로컬 맛집 추천


전시가 끝나면 어깨가 천근만근, 다리가 후들후들 할 텐데, 고픈 배를 부여잡고 식당을 찾아 헤맬 것인가? 미리 예약해 둔 식당으로 직행할 것인가?


대행사 경력 10년 차로서 해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식당이다. 클라이언트에게도, 상사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일이 끝난 후엔 '먹는 것'에 진심이 된다.

쾰른에서 게임스컴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 방문했던 식당들은 독일 현지 스탭이 추천해 준 맛집들이었다. 열 개가 넘는 리스트 중에 직접 다녀오고, 맛을 보고 느낀 경험은 나의 스탯(능력치)을 올려준다.


지금 구글맵에서 맛집을 부리나케 찾고 있는 당신의 스탯을 높여 주려고 한다.

팀장님에게 칭찬받을 만한! 입맛과 상황에 따라 골라가는 쾰른 맛집을 공유하겠다.

 


1. 쾰른 전통 음식점 : 브루어리 말츠뮐레


Brauerei zur Malzmühle

주소 : Heumarkt 6, 50667 köln

영업시간 : 오후 4시~자정 (금, 토요일은 새벽 1시까지)


* 특별한 심야식당

* 쾰른 전통맥주 '쾰시' 전문 브루어리

* 풍성한 독일 미식 콘텐츠 경험


맥주가 맛있기로 유명한 독일은 많은 식당들이 자체 양조장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독일 현지인이 추천한 맛집 'Brauerei zur Malzmühle' 브루어리 식당이다.



무엇보다 이 집의 가장 큰 자랑은 쾰른의 자부심, 전통 맥주 쾰시 kölsch 양조장이라는 점이다.

브루어리 말츠뮐레는 무려 160년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Since 1858.. )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고풍스럽고 오래된 건축양식들이 위엄 있게 느껴졌다.



독일 대표음식은 학센과 소시지로 알려져 있듯, 이곳에는 풍미가 가득한 학센과 구수한 맛의 소시지가 있다. 처음 먹어보는 학센인데 비주얼에 살짝 압도당했다. 뭔가 쿰쿰하고 비릴 거 같았던 첫인상과는 달리, 우리나라 족발의 맛있는 부위만 합쳐 놓은 듯했다.


학센 해체 작업 중


쾰른에 있는 동안 식당에 갈 때마다 쾰시 맥주를 꾸준히 마셨는데 브루어리에서 맛본 쾰시 맥주는 남달랐다. 홉의 향이 강하고 목 넘김이 굉장히 부드럽다. 처음 독일 맥주를 마셨을 때, 내가 한국 맥주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 머리끝까지 짜릿해지는 시원한 맥주 맛이 아니라서 심심한 느낌이 있었다. 전시 5일 차에 접어드니, 쾰시 맥주의 순하고 부드러운 맛에 젖어 다른 도전은 삼가게 되더라.


쾰른의 전통맥주, 쾰시!


식당 에티켓 중, 맥주잔에 코스터를 올려놓지 않으면 주문하지 않아도 직원이 계속 맥주를 가져다준다. (쉼 없이 맥주를 서빙해서 나중엔 모두가 코스터를 올려놨다..)


쾰른 식당들은 평균적으로 9시 전으로 문을 닫는데, 조금 늦은 시간에 식사를 해야 한다거나 풍성한 쾰른 미식 콘텐츠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브루어리 말츠뮐레'를 적극 추천!



2. 맛과 분위기 : 레스토랑 벨뷰


Restaurant Bellevue

주소 : Heumarkt 20, 50667 köln

영업시간 : 오전 11시~새벽 1시


* 구석구석 지루함이 없는 레스토랑

* 쾰른 대성당과 라인강이 펼쳐진 아름다운 전망

* 숨겨진 인스타그래머블 명소


게임스컴 때, 비즈니스 미팅이나 식사를 대접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적극 추천하는 벨뷰(Bellevue).

Maritim 호텔 맨 위층에 있는 스카이라인 레스토랑이다.



인테리어부터 소품까지 우아함을 장착한 호텔 레스토랑이지만, 이곳의 진짜 멋은 '리버뷰'였다.

라인강과 쾰른대성당을 배경 삼아 선선한 바람에 머리칼이 휘날리게 두어도 좋고, 편안한 의자에 기대어 와인을 마셔도 좋다.


우리는 샐러드와 파스타, 슈니첼, 디저트까지 골고루 시켰는데 불편한 맛은 단 하나도 없었고 아주 깨끗하게 음식을 해치웠다. 독일 음식이 소금에 절인 듯 짜다고들 하지만 좋은 식당에선 짠맛이 없다는 게 사실이었다. 특히 슈니첼은 한국의 돈가스와 비슷하지만 소스가 없어 퍽퍽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데, 벨뷰의 슈니첼은 촉촉하고 딱 적당히 간이 배어있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쉬림프 파스타와 슈니첼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라 한국인은 다소 답답할 수도 있다. 디저트로 아이스크림까지 입가심을 하고 나오는데 해가 저문 테라스 풍경은 낮과는 사뭇 달랐다. 테이블 세팅부터 플레이팅, 소품, 인테리어, 전망까지 구석구석 지루함이 없는 음식점.



보통 멋지고 화려한 레스토랑은 음식 맛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은데, 벨뷰는 맛과 더불어 분위기에 취해 더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3. 한식이 그리울 땐 : 하나코리아키친 & 강남스타일


Hana Korean Kitchen

주소 : Hohenstaufenring 23, 50674 köln

영업시간 : 정오~오후 9시 반 (Break Time 3시~5시 / 화요일 휴무)


* 한국보다 맛있는 한식당

* 훌륭한 밑반찬, 무한한 공깃밥

* 정성 가득한 맛과 서비스 그리고 '정'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스탭들이 입을 모아 추천한 하나식당은 쾰른에서 유명한 한식당이다.

구글 평점이 4.9 라니.. 세계적으로 보증된 식당인 셈이다.


출장 3일 차, 쾰른에서 처음 만난 한식이었고 음식에 감동한 나머지 정신없이 먹었더니 사진 두 장이 전부다. 오차가 1도 없는 음식들, 우리가 간절히 원했던 것이 테이블 위에 가득 놓여 있었으니..


하나식당에는 닭강정, 제육덮밥, 순두부찌개, 김치전 가장 한국스러운 메뉴들이 있고,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은 콩나물무침, 가지볶음, 오이소박이, 두부부침 등 집밥 같은 구성이다. 맛본 음식들은 모두 한국 일반식당 보다 훨씬 맛있어서 동료들과 계속 감탄하며 먹었다. 



한국인 사장님이 계셔서 한국어로 주문이 가능하고, 인심이 어찌나 좋은지 공깃밥을 계속 리필해 주신다. 

아, 한국st 짜장면과 짬뽕도 메뉴에 있는데, 식당에 온 현지인들이 짜장면을 먹고 있는 걸 보니, 한식이라는 카테고리가 이제 더 이상 비빔밥과 불고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걸 체감했다.



집밥 같은 한식과 편안한 분위기, 인심 후한 사장님까지, 한국인의 '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하나식당. 

우리 회사 대표님도 직원들도 하나같이 또 올 거라며, 하나사장님께 엄포?를 놓고 나왔다.



Gangnam Style Korean BBQ House

주소 : Thurnmarkt 7, 50667 köln

영업시간 : 오후 5시~오후 10시 반 (주말은 정오부터 오픈)


* 현지인이 줄 서서 먹는 인기 한식당

* 푸짐한 인심, 풍부한 메뉴

* 단체석 수용 가능한 한식당


'강남스타일' 이름만으로도 한식당임을 알 수 있다. 아름다운 라인강이 옆에 흐르고 브루어리와 식당들이 즐비한 곳, 전시장을 벗어난 해방감과 동시에 자연과의 조우가 가능한 위치에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겼다는 신상 한식당. 


강남스타일에는 한국st 바비회큐(목살, 등심, 갈비 등)와 양념치킨, 김치만두, 군만두, 떡볶이, 불닭, 제육볶음 등 다양한 한식을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쾰른에서 꽤 규모 있는 한식당이라 회식을 하기에 최적의 공간이다. 만약 이곳을 방문하겠다면, 현지인들이 줄을 서서 먹을 만큼 인기 있는 식당이라 사전 예약이 필수다.


강남스타일 사장님과의 특별한 만남


게임스컴 4일 차, 우리는 여기서 아이데틱 전체 회식을 했다. 25명이 넘는 인원이 2층 단체석을 꽉 채웠다. 식당 사장님이 오셔서 직접 만드셨다는 와인을 선보이셨다. 한 잔 한 잔 따라준 와인으로 '짠'을 외치고 시음한 와인은 사장님의 왕성한 호기심만으로 만든 맛은 아니었다.


지글지글 구운 고기와 돼지기름에 익힌 김치, 거기에 와인까지 더해져서 맨 정신으로 어려웠던 낯간지러운 말들이 오고 갔다.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며 능률이 올라가는 회식, 일종의 팀 빌딩이었다.


2층을 꽉 채운 우리 팀 그리고 대표님의 활짝 열린 지갑


배를 다 채우고도 우리는 쉽사리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현지 스탭들과 전시장에서 같이 열정적으로 일했던 유대감이 한식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문화를 비춰보는 소통으로 이어졌다. 


누가 독일 사람이 지루하다 했던가,

몇 시간 동안 수다와 함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꿀잼'을 외치는 요나스, '소주'를 끌어안은 폴, 프로젝트 에피소드와 감상을 나누면서 피로함은 온데간데없이 끈끈함과 돈독함이 쌓여갔다.

식당을 나와서도 서로를 끌어안고 인사하며 한참을 밖에 서 있었다. (아직 전시 하루 남았어.. 얘들아..)


사진만 봐도 행복한 소란스러움이 느껴진다


회식 장소로 픽했던 '강남스타일'

밤을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주는 위치와 감각적인 사장님, 맛있는 음식까지.

현지인들의 한식 다이닝 경험이 강남스타일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니, 한번 가 본 사람은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Bonus : 알아두면 쓸데 있는 해외출장 꿀팁


사전 예약 

해외 출장의 꽃은 누가 뭐래도 맛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게임스컴 기간에 맛집에서 식사를 하려면 웨이팅은 기본. 전시가 끝나고 고픈 배를 부여잡은 팀장님, 동료들을 기다리게 하는 자, 욕먹을 지어다. 

추천한 로컬 식당을 참고해서 미리미리 예약해 두자!


필수 물품

컵라면, 젓가락, 마스크팩.

해외출장 중에는 유독 컵라면이 생각난다. 한식이 무척 당길 때, 컵라면은 한줄기 빛과 같다. 컵라면을 사기 위해 마트를 찾아가는 시간을 아끼고, 미리 챙겨놓자. (외국에서 구하기 힘든 젓가락은 어느 상황에서든 유용하게 쓰인다. 넉넉하게 넣어두자!)

건조한 독일 날씨와 호텔 환경은 소중한 피부를 상하게 한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마스크팩을 필수로 챙기자. 메이드인코리아 마스크팩은 현지인들이 좋아했던 선물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2023 게임스컴을 '디깅'한 이야기를 기대하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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