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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balist Mar 18. 2024

일본 덕후 마케터가 전하는 도쿄게임쇼 꿀팁(1)

덕후를 잡아라! 일본 로컬리티 살피기


핫한 게임쇼는 이유가 있다!
도쿄게임쇼가 글로벌 3대 게임쇼가 된 이유는?
도쿄게임쇼에서 점점 몸집이 커지고 있는 한국 게임사! 
도쿄게임쇼를 알려면 로컬리티를 알자


2024 도쿄게임쇼 참가 신청일이 다가오고 있다. 

아이데틱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분명 도쿄게임쇼에 대해서도 궁금해할 거란 생각이 들어 준비했다. 일본 담당 AE '케이'님을 졸라서 획득한 도쿄게임쇼 리포트 1편!



아이데틱에서 아시아권의 게임쇼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도쿄게임쇼에 관해 나에게 물었던 질문이 있다.


" 일본 게임쇼는 국내 게임쇼와 비슷한가요? "

" 도쿄게임쇼에서는 어떤 굿즈들이 인기가 있나요? "


해외게임쇼는 보는 것과 운영하는 것의 차이가 크기에, 몸소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많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권이라서 해외전시라 해도 유사한 점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일본 고유의 독특한 문화가 도쿄게임쇼의 성격과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에 거주하고 일하면서 내가 직접 체감했던 일본인들의 특징은 유저 성향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본 유저들을 타겟으로 마케팅할 때 '로컬리티'는 놓치면 안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장 경험이 국내보다 일본에서 더 많은 실무자로서, 실제 경험사례를 토대로 도쿄게임쇼 가는 방법부터 참가, 운영팁까지 - 


일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담당자들을 위해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쏠쏠한 정보들을 준비했다.



Chapter 1. 복잡할 뿐, 어렵지 않아.


도쿄게임쇼는 '도쿄'에서 열린다고 알고 있지만, 정작 전시장은 도쿄에서 조금 떨어진 '치바'에 있다. 도쿄를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도쿄지하철은 매우 복잡하고, 길을 잃거나 잘못 타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도쿄게임쇼 여정의 시작점이 도쿄역이라면, 

지하철을 타고 갈 때 메이저 라인이 아닌 JR게이요(Keiyo) 라인을 이용해야 한다.


한국 지하철보다 일본 전철이 편한 나에게도 크고 넓은 도쿄역은 늘 긴장의 순간이다. 복잡하다고 당황하지 말고, 우선 Keiyo Line이 적힌 표지판이나 적홍색 표시를 찾아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하자. (B1에 위치한 JR 게이요선은 메이저 라인인 츄오선에서 10분 정도 소요된다. 입구에 따라 20분 넘게 걸릴 수 있으니 사전에 거리를 체크하자.)


JR게이요선 일반 혹은 쾌속 전철에 올라 (특급을 타면 그냥 지나치니 주의!) 카이힌마쿠하리역(海浜幕張駅)에 내려 5분 정도 걷다 보면 마쿠하리멧세에 도착한다. 지하철 타기가 부담스럽고 도쿄게임쇼만 방문한다면, 마쿠하리멧세 근처에 호텔을 잡는 것도 좋다.




전시장에 도착하여 안심하고 이제 구경을 좀 해볼까? 하는 마음에 전시장 Map을 펼쳐보면, 일본 특유의 디테일에 깜짝 놀랄 것이다. (인포데스크에서 전시장 지도를 받을 수 있다.) A1사이즈 종이에 각 장르별로 13개 이상의 존으로 구분되어있는 홀플랜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게임쇼 중 가장 넓은 베뉴를 사용하는 게임스컴 조차 9개의 존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디테일의 나라답게 일반전시, 스마트폰, 게임 하드웨어, e-sports 등 각 타겟에 맞춘 존 구성이 세심하다. 일본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이 소소한 포인트는 타겟팅이 명확한 출전자는 좀 더 확실하게 KPI를 올릴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참관객의 경우에는 본인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빨리 찾을 수 있게 이어진다.


도쿄게임쇼 2023 Hall Plan, 일본의 디테일..


반다이남코, 캡콘, 세가 등 대형부스는 일반 부스 존으로 구분되어 해마다 위치가 조금씩 바뀌지만, 4~6홀 중심으로 위치하고 있다. (4~6홀이 핫한 동네, 소위 메인 상권이다.) 빅 부스 위주로 둘러보고 싶다면 제일 먼저 4홀을 타겟으로 향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로벌 3대 게임쇼로 불릴 만큼 집객이 많은 전시이기에 오픈런 때는 관람객들의 입구컷 달리기로 위험하니 다치치 않게 조심하자.



Chapter 2. 왕의 귀환


코로나 팬데믹이 한국보다 늦게 풀린 사정으로 2022년 도쿄게임쇼의 경우, 해외입국 규제로 해외 기업들이 전시에 참가하기 어려움이 있었고, 개최 규모 축소, 중학생 미만 입장객 제한 등 여러 가지 규제로 코로나의 영향에서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2023년 도쿄게임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전시장의 1~11홀, 국제회의장, 이벤트홀 전관을 사용하여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였고, 온라인, VR체험까지 가능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개최하였다. 2019년 관람객 수 26만 2천 명과 비슷한 수치인 24만 3천 명의 관람객이 모여 아시아 No.1 게임쇼의 전성기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왜 도쿄게임쇼가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가 될 수 있었을까?


핫한 게임쇼는 이유가 있다.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이 빚어낸 높은 퀄리티와 전 세계 수많은 오타쿠를 만들어낸 서브컬처의 중심지이자 정통 RPG의 본고장! 방대한 IP와 장인정신의 시너지로 게임 잘 만드는 나라로 거듭난 일본은 파이널 판타지, 젤다의 전설, 드래곤 퀘스트 등 수많은 명작들을 계속 출시하고 있고,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이 게임들을 도쿄게임쇼로 모인다.


여기가 바로 천국이지!
천국.222


역대 최대 규모인 44개국 787개의 게임사가 참가하고 2,291개의 타이틀이 소개된 2023년 도쿄게임쇼는 그야말로 명작들로 압축된 장소였다. 


최고의 기대작인 파이널판타지7 리버스, 용과같이8, 드래곤즈 도그마2 등 찐덕후들이 눈 뒤집힐만한 라인업부터 소닉 슈퍼스타즈나 봄버맨 같은 가족단위의 일반 유저들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고, 그 덕분에 함께 했던 실장님도 한껏 텐션이 올라간 모습을 보였다. (덕후 동료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니..)


시..실장님..  갈 시간이에요..


지스타나 타국가의 게임쇼를 참관해 본 사람이라면, 도쿄게임쇼에서 탄탄한 IP 외에도 의외의 세심함(?)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부스에는 그곳만의 오프라인 경험이 있다. 여러 게임사들이 기출작을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최대한으로 즐길 수 있게, 예를 들어 VR활용이나 미니 이벤트, 대전 토너먼트 프로그램 구성 등 다방면으로 신경 쓴 부분이 느껴진다.


2023 도쿄게임쇼에서는 유독 한국 게임사가 눈에 많이 보였다. 일본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생명이고 디테일을 중요시하는 그들의 입맛을 맞추는 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하지만 어릴 적 일본문화를 쉽게 접했던 세대가 현재 게임을 만드는 주축이 되었고 서브컬처 게임이 대중화됨에 따라 일본 유저들에게까지 한국게임이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다.


결과, 62개의 한국 기업이 작년에 도쿄게임쇼를 찾았다. 코로나 전만 해도 12개의 국내 게임사가 참가했었는데, 417%나 증가하며 서브컬처 라인업에 한국 게임 또한 가세를 보였다. 초강국 IP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본토에서 해가 바뀔수록 한국게임이 더 많이 소비되고, 점점 스며들고 있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가슴이 더욱 벅찼다.


[도쿄게임쇼의 한국부스] 일본에서 고군분투했던 경험이 생각나 더욱 마음이 벅차오르는.





2편에서는 일본 감성의 히어로 디스플레이,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본격적으로 '도쿄게임쇼 실무 팁'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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