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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랜드...
딱히 관광하기에도, 자연경관이 빼어나기로 이름나 있는 곳이 아닌 그저 고속도로를 끼고, 오늘과 내일의 합의에 부합해 선택된 곳.
호텔이 구글평과는 달리 깨끗하지 않았다. 쾨쾨한 냄새는 굳게 잠긴 창문 안을 꽉 메우고 있고, 창문 너머 노을 옅은 밤 하늘엔 미국 독립기념일을 자축하는 불꽃이 서쪽과 북쪽 하늘에 수놓여 너무 대조적이었던 밤. 여행의 마지막 날.
Dragon Roll을 주문했더니 후라이인데 괜찮냐고 물어본다. 캘리포니아 롤 위에 튀김 몇개 올라가는 줄 알았음. 남부사람들이 튀김종류를 좋아해서 그렇다고. 그런데 김밥을 튀겨서 나올 줄이야. 남부에서나 맛볼 수 있다고 하니, 입을 크게 벌려서 한입에 넣었다. 세상에 꿀맛이다!!!
다음날 어서 이 방과 작별하고파 조식도 서둘러 먹고 출발. 정체 구간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하늘도 맑았고 길도 바짝 말라있었고, 여행의 기운과 여운이 모두의 가슴에 여러 컬러의 습자지처럼 날아와 안길 즈음,
차에 붉은 경고들이 켜졌다. 쿨런트(냉각수)를 당장 top-off 하라는 안내. 엔진의 온도계는 평소보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져있는 상황. Auto Service를 주변 검색했다. Walmart Auto Care Center라는게 체인처럼 미국 전역에 있고, 이곳이라면 가격흥정 및 덤탱이는 없겠다 싶었다.
고속도로에서 나와 노스캐롤라이나의 럼버튼 월마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 쿨런트 주입 작업은 하지 않는다는 글을 봐버렸다. 셀프 리필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고, 유럽차에 쓰인다는 쿨런트를 20불에 하나 사와선, 보닛 여는 것부터 깡그리 처음 해보는 일을 했다. 그늘에서 충분히 엔진을 식히는 것도 주의했다. 쿨런트를 채우자 경고등은 꺼졌다.시간을 많이 지체 시켰지만 산을 하나 넘고나니, 해결사가 된 기분도 들었다. 운전도 교대해서 내가 몰기 시작했다.
고속도로로 돌아와 몇마일이나 달렸을까. 또다시 경고등이다. 로드트립 출발 직전 차를 전체 점검 맡겼을 때 모든 항목 상태 좋음이었는데 이런일이..
이번엔 타이어였다. 공기가 부족하다고 뜨는 것 같더니, 바람 빠지는 속도가 무시무시했다. 전날이 독립 기념일이라 오늘 대체휴일로 쉬는 곳이 파다했다. 24시간 열린 정비소도 오늘만은 일찍 문을 닫는다고 나온다. 일단 전화를 걸어봤다. Runflat Tire인데 재고가 있냐 물으니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작은 구멍이라면 임시방편으로 뭐라도 붙여 줄까봐, 봐줄수 있을지 물으니 친절하게 방문해보라고 하였다.
차에서 내려 문제의 타이어 가까이에 갔더니 바람새는 소리가 태풍처럼 들렸다. 시속 50마일 넘지 않게 달리는 수밖에 없겠다 했다. 하이웨이를 포기하고 국도로 전향했다.도착 예정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그래도 도착만한다면야...
사방이 껌껌해졌고 지나는 차 한대 없는 길에서 차는 완전히 주저 앉았다. 갓길도 따로 없어 수풀 무성한 길옆으로 차를 세우려는 찰나, 뒤에서 푸른 빛이 우리차를 비춘다. 사이렌이 들리는걸 보니, 보안관이다.
2차사고를 막겠다고 차를 안전하게 세울수 있는 곳까지 천천히 안내해주었다. Towing Service를 부를 시 이 주소를 알려주면 헤매지않고 바로 찾아 올 것이라고 어딘가를 보고 메모해 건네주었다. 나중에 우리가 무사히 견인되어 갔을지 확인하러 다시 순찰을 오겠다는 말도 함께 했다. 혹시 이도저도 안되어 곤란해지면 본인에게 전화를 하랬다. 연락처는? 하고 물으니, 911이지 랬다.
40분정도 걸린다던 견인 트럭은 20분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