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대했던 캐년
중간에 화장실 딱 한 번 들르고는 4시간 반을 꼬박 달려 도착한 브라이스 캐년.
유타주(남동쪽)- 아리조나주(북부)- 다시 유타주( 남서쪽) 코스였던 셈.
이번 여행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했던 캐년이다.
미국에서는 초등 4학년이 되면 국립공원 연간 이용권( 가족단위)을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Annual Pass를 보여주고 입장할 때, 국립공원 레인저가 간단한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결국 아이와 동승한 지를 확인하는 과정인 듯.
켜켜이 쌓아 올린듯한 모양의 암석기둥들로 빼곡하다. 그들의 이름은 Hoodoos( irregular columns of rock). Magic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따분하지 않다.
비, 바람, 빙하 등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하니 신비롭고 웅장하기 그지없다. 키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아래에 보이는 안전바 하나 없는 트레일을 걸어보기로 했다. 운동화에 모래먼지가 뒤집어 쓰여도 쿨할 수 있기.
바로 눈앞에서 마주하니 더 대단하였다.
이 지역의 아름다운 경치와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1923년 준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5년 후인 1928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인 2023년을 브라이스 캐년 100주년으로 축하하는 것을 보니, 국립공원의 지정여부보단 발견을 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가 보다.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암석의 전체 빛깔도 다르게 보인다.
그림자가 졌던 곳을 찾아오는 밝음. 반대로 환했던 곳이 점차 어두워지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의 단면 같았달까.
몸 좋은 형아가 계속 선두로 걷고 있어서 시선이 자꾸 ㅋㅋㅋㅋ
집으로 돌아와 솔로 박박 씻어도 완전 제거 되지 않던 분필가루 같던 먼지.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사는 곳에 왔는데 흔적 하나 정도는 가져오는 거지!
아이들과 걷기에 무난하다해서 선택했던 나바호 루프 트레일. 말대로였다.
뿌리가 다 드러나 있어도 생명이 붙어 있던 나무.
해발 2,000m가 넘는 곳이라 천천히 올라가도 숨이 차다.
운동 부족이 더 큰 이유겠지만.
오늘의 숙소는 애리조나주 페이지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온길을 다시 돌아가야 한다.
사막의 바람이 휘몰아치면 갓길에 세우고 꼼짝 마를 할지, 운에 기대며 속도 내어 통과할지 운전자의 성격에 따라 나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