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맞이하다.

나의 시간은 모래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by 새벽 별

잠시 길을 잃었던 시기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는 올해가 그러한 해였다.

눈앞이 캄캄하고 빛 한줄기 찾지 못하는 망망대해를 걷는 기분.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답답함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뒤돌면 사라지는 안개 같은 말들이었다.

내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던 지난날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때의 나는 누구였을까 어째서 세상이 궁금하고 신기하고 알고 싶었을까.

왜 지금은 그런 설렘도 열정도 없어진 것일까?


코로나는 나에게 너무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나를 새로운 곳에 데려다 놓았고, 아프게 했고, 좌절하게 했고.

지난날을 뒤돌아보게 만들었다. 내 나이 31.


어떤 사람은 10년 주기로 인생의 큰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나는 아마 그것이 뒷자리가 1이 되는 해인 듯하다.


일어나자마자 눈물이 뚝뚝 떨어진 적도 있고, 깊은 시름에 잠겨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

내가 노력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만, 몸에서는 에너지를 내지 못하고 머릿속은 100마리의 뱀들이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듯 혼돈스럽고 시끄러웠다. 무언가 일부러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속삭이듯 영혼을 내 허락 없이 조종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부모님에게 인정받고 가족의 자랑이 되고 싶었던 나는 한없이 바닥으로 그 밑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부모님이 출근하고 텅 빈 집에 남겨진 나는 공허한 집에서 미칠 것만 같았다.

긍정이라는 마음가짐이 나에게는 사치인 듯 로또만큼이나 잡기 어려운 행운처럼 느껴졌다.



세상은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피하고 빛을 가리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시간은 잡히지도 다루지도 못한 채 내 손에서 모래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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