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은 힌디어권 영화인 <마하라지>. (참고로 비슷한 시기에 인도에서 개봉한 타밀 영화 <마하라자>와는 다른 영화다) 힌디어권에서 작업하고 있는 싯다르트 P. 말호트라 감독의 신작으로, 야시라즈필름에서 제작했으며 인도를 빛내는 스타이자 세계적인 영화배우 및 제작자인 아미르 칸의 아들인 주나이드 칸의 연기 데뷔작이다. 주나이드 칸의 데뷔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꽤 관심도가 높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제작이 시작되어 무려 3년 간 촬영 및 제작되기도 한 작품이다. 주나이드 칸, 자이딥 왈라왓, 샬리니 판데이가 주조연을 맡았으며 흥행이나 비평면에서 두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힌디어권 영화다.
<마하라지>는 1862년 영국령의 인도 봄베이, 현재 인도 중부의 뭄바이에서 벌어진 일명 '마하라즈 명예 훼손 사건'이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송은 힌두교의 다양한 종파 중 바이슈나비교의 푸싯마르그라는 종파의 종교 지도자 자두나트지 브리즈라탄지, 일명 'JJ'가 제기한 것으로, 자신이 이끄는 종파의 명예를 훼손하고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있다는 이유로 언론인이자 종교개혁가인 카산다스 물지를 고소한 사건이다. 카산다스 물지는 JJ가 자신의 종교적 권위를 주장하며 다양한 여성들에게 성접대를 받고, 여성의 가족들은 그것을 '축복받았다'고 표현하며 축하하는 등의 기이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를 전면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한 사람이다. 당시 JJ의 추종자들은 상위 카스트를 포함하여 상인, 금융권 종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종교와 카스트라는 강력한 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한 카산다스 물지의 노력이 <마하라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독특한 서사나 효과 혹은 놀랄만한 반전이나 액션 등은 없으나 물지가 종교권위자이자 근방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권을 행사하는 '마하라지' JJ를 무너뜨리고 진실을 설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들의 연속은 몹시 통쾌하다. 영화 내에서 JJ의 권력은 신의 그것처럼 묘사되는데, 실제로 이 시기의 '마하라자' 혹은 '마하라지'의 권력은 나는 새도 떨어트릴 정도로 막강한 것이었으나 실제로 무수한 지난한 싸움과 법정 공방 끝에 법은 물지의 편을 들어주었다.
타락한 힌두 종파를 묘사한다는 것 자체로 이 영화가 원작으로 하고 있는 사우라브 샤의 동명 소설이 출간될 때 강력한 비판을 받았고, <마하라지>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의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푸시마르가 힌두 종파의 추종자들이 이 영화는 사실을 왜곡하고 종교적인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여 <마하라지> 공개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일정 부분 받아들여져 개봉이 연기되었으나 결과적으로 해제되어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영화의 장면장면 자체는 픽션이지만 이 영화가 다루고 있는 중심 소재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이런 행태와 잡음들은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큰 화제를 일으켰던 국내 사이비교주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떠올리게 만든다. 비판적인 면모 그리고 페미니즘적인 면모로도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값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