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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 Descansador Jun 13. 2018

글의 호흡 (1)

내게 맞는 호흡의 글을 찾기까지

언제부터인가 세상의 모든 글들은 내게 조금씩 강박의 대상이 되어갔다.

그 중에서도 가장 그러했던 건 매일 매일 새롭게 발행되어 친절하게도 우리집 대문 앞까지 배달되는 

'신문'이었다. 


새로운 지식에 대한 나의 관심과 욕심, 그리고 그보다 훨씬 큰 내 게으름을 꾸짖기에 매일 Fresh하게 

발행되는 일간지는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늘 그래왔던 것은 아니다. 

내가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 일간지는 내 하루 Routine의 시작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양질의 컨텐츠였다. 그 당시 나는 늘 1시간 이상을 투자해 다양한 주제(정치면은 빼고)의 기사를 부지런히 읽었다. 의무감이 전혀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에게는 신문 읽는 것이 내 취업 준비 시절 일상의 큰 즐거움 중 하나였다. 


현업에서 적게는 5년, 많게는 2~30년을 근무하는 사람들이 내 면접관이라는 생각은 내게 '내가 흡수하는 모든 지식은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라는 강박을 짊어지게 했다. 물론 그러한 노력은 매우 가치있는 것이었고 내 소양을 넓힌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글과 지식에 대하여 강박적인 태도가 짙어진 것 또한 내가 함께 얻은 결과였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출근길에 신문을 살포시 신발장에 놓아두고 집을 나서는 내 발걸음이 내내 

무겁다. 


하지만 동시에 내게 주어진 숙제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수면 위로 올라왔다. 

바로 적어진 내 시간 속에서 읽어야 하는 '양질의 컨텐츠'의 분류 말이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신문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글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었다. 온갖 '가짜뉴스'들이 난무하고,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의 기사가 쉴새없이 소비되는 인터넷 뉴스들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기자들의 '펜'이 가지고 있는 무게에 대한 충분한 인지 없이 쓰여진 글들이 많다는 것은 변함없는 내 생각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하진 않았지만, 해당 기사를 쓴 기자에게 이 사안에 대해서 충분히 정확하게 알아보고 쓴 것이 맞느냐고 반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기사들의 주제는 결코 정치와 관련된 기사들이 아니다. 그보다는 조금만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공부하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경제와 각종 산업에 관련된 개념들이었다. 


내가 해당 글을 쓰는 기자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지적 우월감을 느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산업에 대해서 잘못 쓰여진 기사를 다수 읽다 보면 '수없이 많은 산업 형태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지면들 속에서 내가 매일 매일 얼마나 많은 잘못된 정보들을 흡수하고 있는가'라는 경각심이 들기 때문이었다. 


수없이 많은 산업 형태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지면들 속에서
내가 매일 매일 얼마나 많은 잘못된 정보들을 흡수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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